제6기 고구려·항일운동 유적지 탐방
33명 참여, 용인 역사문화 답사도 가져

▲ 8월 23일 신갈라이온스클럽 회의실에서 제6기 고구려탐방 발대식을 갖고 24일 중국 심양으로 출발했다.


본지와 국제라이온스 354-B지구 3지역, (주) 화인투어가 공동으로 마련한 ‘고구려 및 항일운동 유적지 탐방’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6박7일간 실시됐다. 올해로 6번째인 이번 탐방에서는 고구려 유적지 출발에 앞서 용인의 역사 · 문화유적지를 답사하는 시간도 가져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고구려역사탐방에는 라이온스협회와 본지의 후원을 받은 24명의 용인지역 학생과 인솔자 3명, 개인 참여자 5명 등 총 33명이 참여했다.

탐방대가 찾은 주요지역은 고구려유적이 집중돼 있는 통화, 집안현 일대. 고구려 유적지를 찾아 광개토대왕비와 광개토대왕릉, 장수왕릉, 국내성터 등을 탐방했다. 또 두만강 유역의 연길, 용정 등 연변조선족자치구 일대와 압록강 일대, 그리고 백두산 천지 등이었다.

▲ 압록강 앞에서 북한을 등지고 단체사진.

이 지역들은 과거 고구려, 북옥저, 발해 등 우리 고대사의 유적이 산재해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1900년대 초 항일운동의 숨결이 배어 있는 항일운동의 요람이다. 탐방길 내내 곳곳에서 옛 선조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고 지금도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는 조선족 동포들의 삶의 애환을 통해 안타까움과 진한 동포애가 전해졌다.

압록강, 두만강을 경계로 강 건너 북한의 마을이 선명하게 보이자 참가자들은 보트를 타고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단절감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시에 통일에 대한 간절함을 나타냈다. 탐방대는 동포들의 삶의 현장이자 항일독립운동의 요람지인 중국 동북지역 만주벌판 탐사를 계기로 잃어버린 항일투쟁의 역사를 되새기고 미래역사를 열어가는 좌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 백두산 천지

바람의 나라를 만나다

▲ 한지원(동백고2)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우리에겐 그 바람만큼이나 강하고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기상을 가졌던 나라 바로 고구려가 있었다. 너무도 위대했던 그 나라를 나는 이번 역사탐방을 통하여 6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거슬러 맞닿는 꿈같은 일주일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8월 24일 새벽녘 용인을 떠나 중국에 도착한 뒤 가장 먼저 발길을 향한 곳은 심양의 고궁이었다. 누가 봐도 중국의 건물임을 느끼게 해주듯 웅장하고 그 갯수 또한 많았다. 하지만 중국에 오기 전 들렀던 용인향교를 비롯하여 경복궁이나 덕수궁과 같은 대한민국 특유의 자연미나 섬세함은 따라올 수 없었고, 새삼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날 오전 일찍부터 찾은 곳은 고구려의 첫수도인 ‘졸본성’이었다. 그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우리의 뿌리가 된 터를 보자 비록 타국이지만 이곳에서 울렸을 동명성왕의 우렁찬 외침은 아직도 메아리가 되어 이 땅을 밟는 모든 이들의 마음의 귀를 울렸으리라고 생각됐다. 그리고 이어서 ‘오녀산성’을 가게 되었는데 이곳의 계단은 너무 많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90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고 바라본 산성 아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넓게 흐르고 있는 푸른 강과 솟아오른 초록의 봉우리들은 600년 전의 고구려인들이 바라보았을 그 모습 그대로를 담고 있었다. 몇 십 년만 지나도 낡아버리는 사진이 부끄러울 만큼. 이내 가파른 경사의 계단을 내려오면서 조금은 무섭고 두렵기도 했지만, 조심조심 한걸음씩 내딛으면서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광활한 영토아래 삶의 터전을 이루고 용맹함의 사람들의 나라 고구려를 느꼈다.

그리고 늦은 저녁 고구려 연극공연을 관람하면서 하루 내내 느껴왔던 꺼림직함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바로 우리의 역사를 마치 자신들의 것인 냥 왜곡하여 꾸며놓고 거짓 흔적을 새기고 있었던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분노 바로 그것이었다.

그리고 이내 나는 너무도 어설펐던 나의 역사의식에 강한 충격을 받았고, 그 동안 방치해버린 시간들에 대한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4일 째 되던 날 조선족학교와 광개토태왕비를 보며 두 모습이 겹침과 동시에 괜시리 마음이 찡했다. 고구려 그리고 우리의 후손인 조선족 그 어리고 작은 아이들은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왕이라 불리우는 광개토태왕의 비는 유리보호막 안에서 그 기상을 채 다 못 떨치고 있는 듯하였다. 보호라는 명목아래 무언가 구속받고 제압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음에 이 커다란 땅에 작은 우리 조선족 아이들과 꿋꿋하게 제 자리를 지켜주는 광개토태왕비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살며시 전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일정 중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던 백두산 천지를 가게 되었다. 차를 타고 언덕을 조금 올라간 뒤 내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천지의 모습에 나는 그만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새파랗고 햇빛에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천지의 모습은 애국가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라는 가사를 더더욱 가슴깊이 새기게 해주었다.

7일간의 고구려 역사탐방은 나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경치의 아름다움을 만났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지고 있는 역사왜곡의 그림자를 지금이라도 어서 역사의식에 대한 반성과 촉구로 멈추어야 한다는 의식을 주었다. 마치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한 중국의 행동에 국민이 모르고 나라가 나서지 않으니 꿀 먹은 벙어리처럼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만난 건 대한민국의 고구려였지만, 타국의 그 누군가에게는 중국의 고구려가 될 수도 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우리의 후손들마저 그렇게 느껴버리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하루빨리 해결방안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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