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특별권역 등 겹겹이 규제로 시름

자연휴양림· 전원주택단지 초부리 급변예고  
역사·문화·교육·생태자원 연결 컨텐츠화 절실

용인의 북쪽 끝에 위치한 모현은 마치 쌍안경처럼 생겼다. 동서로 긴데 반해 남북은 좁은 모양새다. 중간지점은 최단거리가 0.5㎞에 불과할 정도다. 따라서 모현의 동서를 잇는 도로는 광주시계를 넘나들어야 가능한 독특한 구조와 지형이다. 면적은 용인시 전체의 10.25%를 차지해 읍·면·동 가운데 6번째다. 인구는 올 6월 29일 현재 2만1941명이다.
모현의 인구추이는 처인구 권역의 여느 면단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1960년에 7156명이었던 인구는 6년 후 200여명 늘었지만 1970년에는 오히려 6363명으로 1천여 명이나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정부주도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함께 중공업 정책이 시작되면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인구가 몰리는 전국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다방면의 서울집중이 결국 포화상태에 이르러 분당 등 인근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모현 인구는 다시 증가일로에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시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10~20㎞ 정도에 불과해 개발호재와 함께 규제요인도 동시에 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먼저 지역 발전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요인은 팔당상수원 특별대책 권역(제1권역)이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에 속한다는 것이다. 취지는 서울을 비롯한 한강수계 시민들에게 맑은 물 공급과 상수원 보호다. 하지만 각종 토지이용규제와 행위제한으로 인해 모현지역 경제 부진과 주민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에서도 유일하게 1권역에 속한 관계로 공장입지와 축산시설 등의 허가는 허용되질 않고 있다.
반면 모현은 다양한 기회 요인과 강점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2007년 봄. 당시 모현은 정부가 구상중인 분당급 신도시개발 계획의 제1후보지라는 풍문이 돌면서 비상한 관심을 끈 바 있다. 최종적으론 제외됐지만, 그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수도권 남부 중심지에 위치한 관계로 주변과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도 자연환경과 관광, 위락· 휴양자원 활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 결과물이 초부리에 조성중인 용인 자연휴양림 조성이다.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 산21-1 일원에 조성되는 이 사업은 토지매입비 380여억원을 포함 총 438억원이 투자된다. 용인시가 늘어나는 산림 휴양요구를 충족시키고, 다양한 생태자연학습과 숲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 말 완공해 일반인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서울 인근 도심권에 휴양림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입지 여건이 좋아 연간 20~30만명 가량이 휴양림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3km에 이르는 휴양림 진입로를 20미터로 확장해 초부리 전원형주거단지와 연계하는 개발계획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2020년 도시기본계획의 정책기조인 서북부지역의 개발확산을 억제하고 수도권 정비계획 등에 의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부지역의 균형발전을 꾀할 목적으로 추진된다. 대한주택공사가 시행을 맡고 있는 이 사업은 95만9422㎡(약32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다. 2014년까지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약 1만1천여명(3,911세대)이 증가하게 된다.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다만 관계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과 국토해양부 등이 협의절차로 구역지정고시가 늦어짐에 따라 보상이 2010년 말로 지연될 것으로 보여 주민들 일부에서 백지화 서명을 받고 있는 것이 변수다. 이 밖에도 왕산리에 모현 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려 충신 포은 정몽주선생의 유해를 능원리에 안장한 후부터‘충신을 사모한다’는 뜻에서 모현(慕賢)으로 개칭한 지명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 모현은 충효의 본향이자, 깊은 역사적 배경을 가진 고장이기도 하다.
조선 숙종조 영의정을 지낸 약천 남구만(1629~1711)선생의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의 배경지인 갈담리 ‘장사래 고개’가 있으며 초부리서 발견된 청동세검 거푸집은 우리나라 역사 해석을 바꾼 쾌거이기도 하다. 왕산리 고인돌 (경기도 기념물 제22호)은 강화 고인돌에 비견되는 규모로 경안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세력이 특히 모현 일대에 매우 강하게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선사유물이기도 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일제가 모현 왕산일대에 1940년대 초반, 통합수도를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자료에서 알 수 있듯 풍수적으로나 자연환경이 매우 뛰어난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갈담리 갈월마을처럼 500여년 내려오는 연안이씨 종족촌이자, 종가와 한옥, 정자목, 택호(인동댁 외) 등 전통마을의 요소가 많은 자연마을이 있다는 것 역시 인간, 자연, 전통이 조화로운 아름다운 농촌공동체라 할 수 있는 ‘농촌어메니티’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모현은 교육테마파크 조성에 대한 논의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수한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공동체가 발달해 있는 미국의 여러 사례처럼 외대와 용인외고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세계민속마을(영어마을)을 하나로 묶어 교육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들어 교통의 요지로도 주목받고 있는 곳이 모현이다.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계획 중인 제2경부고속도로는 구리에서 용인을 거쳐 충남 공주시까지 잇는 6차로 (총연장 129.1km)가 모현을 관통하게 된다. 45호 국도와 접속되는 모현-포곡간 경계지역에 신설 IC를 설치하는 안이 현재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에버랜드와 한국외대를 포함해 모현과 포곡 약 10만여명 시민들의 고속도로 접근성 향상과 통행시간 단축효과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0 용인시도시기본계획」에 의하면 모현은 용인동부·포곡·양지와 함께 용인생활권으로 분류돼 있다. 이 지역은 전원복합주거와 관광·위락기능을 중심으로 32만명의 계획인구를 설정하고 있다. 비율로만 따지면 어느 권역보다 인구증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급변이 불가피하다. 이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서북부 지역의 막개발 폐해와 후유증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연착륙을 위한 지역사회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월간 특집팀 우상표 편집인 · 양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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