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옥 작가도 새 책 펴내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이처럼 부엌에서 평온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대답은 간단하다. 이곳에선 내가 어느 누구의 지시나 명령 혹은 감시나 질책, 더 나아가 평가나 비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내가 하고 싶은 짓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다. 내가 놓아두고 싶은 곳에 그릇을 둘 수 있고, 내가 만들고 싶은 음식을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자유. 나는 그것을 제일 첫째로 꼽고 싶다. 아마도 부엌이야말로 이 지구상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공간이 아닐까 싶다.”

최일옥 작가가 이 시대의 웰빙을 ‘부엌’으로 압축해 책으로 펴냈다. 최 작가는 지난해 말 ‘부엌의 여왕’을 펴내고 부엌을 향한 무한 사랑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최 작가가 직접 요리를 만들고 생활하는 부엌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삶의 지혜를 조목조목 가르쳐 준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요즘 가족들의 건강을 지켜줄 사명감, 좋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시간에 대한 소중함도 얹어준다. ‘우리는 왜 부엌과 친해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

외식 산업이 성행함에 따라 엄마가 만든 음식을 놓고 가족이 둘러 앉아 식사하는 시간이 갈수록 적어지고 있는 풍조가 안타깝고, 나이 들어가면 갈수록 식구가 단출해지고 자녀들로부터 소외되는 기분을 감출 수 없는 사실 등이 책 속에서 부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남편에게 앞치마를 입히는 센스까지 곁들여진다.

“제가 남편에게 앞치마를 입히는 이유는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하고, 나아가 하루라도 빨리 자신만의 요리를 갖게 하고 싶기 때문이죠.”

그리고 책 사이사이 소개되는 음식 만들기 레시피는 흔한 여성잡지와 분명 다르다. 정성과 사랑이 컵, 접시, 숟가락에도 담겨있다.

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밖에서 안으로, 식당에서 부엌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싶다. 웰빙이 별거냐, 부엌으로 돌아가자”고.
<부엌의 여왕/ 최일옥 지금/랜덤하우스/ 값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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