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용인축산농협 동백동지점 정대희 지점잠


경기 침체로 저소득층과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더욱 깊어가는 때이지만 어려울수록 나누며 기쁨을 두 배로 받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용인축산농협 동백동지점 정대희 지점장(39·사진).

지난 22일 “누구보다 어른을 공경하고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쁜 사람이 있다”는 한 할머니의 ‘제보’로 정대희 지점장을 만났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를 가진 정대희 지점장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일인데 알려지게 돼 오히려 부끄럽네요. 작은 마음도 크게 받아주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칭찬받는 다 생각하겠습니다.”

정 지점장은 2006년 6월 용인축산농협 동백동지점장으로 부임하여 업무를 보던 중 70대 한 노인을 만났다.

“할머니는 구리에서 용인으로 이사와 그동안 받았던 지원금이 끊겼다며 큰 걱정을 하셨어요. 당장에 쌀 한 톨 없다며 돌아서는 할머니의 뒷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의 만남을 인연으로 정 지점장은 동백동주민센터를 통해 동백동에 거주하고 있는 홀몸노인 명단을 확보했다. 주민센터는 왜 축산농협에서 홀몸노인명단을 요청하는지 의아해 했지만 그는 계획이 있었다.

“홀몸노인 50여 명 중 어렵게 사는 노인 20명과 경로당 10군데를 선정해 봄, 가을 마다 50여포씩의 쌀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한 일이 아닙니다. 용인축산농협에서 지역의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연간 판공비를 조금씩 줄여 함께 도우려는 직원들과의 뜻이 깊었죠. 이런 작은 일들을 어르신들께서 의외로 좋아하시네요.(허허)”

정 지점장은 쌀 나누기 봉사를 시작으로 아파트 도서문고 지원, 노인 미술공부방에 스케치북 등을 사비로 지원하며 그렇게‘아들’처럼 홀몸노인들과 정을 나누고 있다. 스케치북, 얼마 안돼는 값이라도 틈나는대로 노인들을 찾아가며 말 한마디를 건네는 정 지점장의 아들, 손자 같은 모습에 노인들을 눈시울을 붉힌다.

이쌍금(81·동백동) 씨는 “농협을 찾아와 지점장님을 뵙겠다고 하면 두말 않고 지점장실로 안내를 해줘. 다른 금융업체에서는 웬 이상한 노인이 왔나 하곤 있는 사람도 없다며 돌려보내는데 여긴 달라. 직원들도 지점장님하고 똑같이 너무 예뻐. 비록 노인네라도 귀빈대우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지”라며 정 지점장의 얼굴만 봐도 훈훈하다고 말한다.

어떠한 고객이 와도 종이컵이 아닌 커피 잔에 정성스레 차를 내오는 동백동 축산농협에서는 사람에 대한 진실함이 느껴진다.

“직원들에게 농협을 ‘우리집’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집에 오는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올수 있게, 미소를 머금고 돌아가게 만들자고 말하지요. 요즘 농협이 좋지 않은 일로 있지만 전체 농협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용인축협이 많이 알려져 관심 갖길 바랄뿐이지요.”

정 지점장은 다른 지점을 가더라도 동백동 노인들과 인연을 이어가며, 동백동 축산농협에 새 지점장이 와도 좋은 일인 만큼 끊이지 않게 할 것이라고 한다.

“비록 쌀 몇 포씩이지만 전달할 때 마음이 너무 큽니다. 어떻게 이 마음이 끊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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