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형문 시민기자(중앙대 음대 강사)
얼마 전 지인과 함께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지면을 통해 매주 마다 필자를 만나고 있어 좋다며 음악은 잘 모르지만 궁금하고 의문이 생긴 것들을 산책사를 통해 알아갈 수 있어 유익하다는 말이 머리에 남는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글을 쓴다는 것이 나름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려드린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코너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연말이고 한 해를 뒤돌아보며 2008년을 정리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음악은 단순히 즐기는 문화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모 유명 연주자가 연주자로서 탄탄대로를 가다가 느닷없이 철학과로 전공을 바꿔 입학했다는 소식을 접했던 일이 문득 생각이 난다.

이번 음악 산책은 조금은 철학적인 부분을 다루며 가고자한다. 독일이 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 갔던 이유도 철학적 배경에 있음을 우리가 이해한다면 무엇을 하려는 것보다 근본을 만드는 사상적 배경을 이해하고 채워 나갈 수 있을 때 기초를 튼튼히 잡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은 정신대상이며 동시에 물질 대상이다. 정신대상으로서의 음악은 음악이 정신적 활동임을 의미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함께 이상적인 음악, 음악의 가치, 음악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물음을 하게 하였다.

그 결과 음악의 근거에 관한 이론은 이미 고대로부터 음악을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유와 관련짓게 하고 음악을 실제로서의 음악과 이론으로서의 음악을 가능하게 하였다. 인간은 음악의 철학적 사유를 통하여 음악의 존재가치를 탐구하게 됨으로써 ‘관습적으로 사용되던 음악적 전통’으로부터 인간과 우주를 생각하게 하였고, 여기에 철학적 반성과 함께 윤리적 측면이 개입되면서 음악이론은 의식적으로 형상화된 예술을 만들고자 하였다.

음악철학은 음악의 본질을 철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영역이다. 반면에 음악미학은 음악의 아름다움의 형상, 형식 등을 다루는 보편적인 음악철학의 한 분야이다. 그래서 음악미학이 음악실제와 관련한 철학적 탐색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음악철학은 음악과 관련한 사상 또는 정신의 탐구를 통하여 그 필연적 존재 가능성을 철학적 사유 속에서 근거 지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음악철학은 두 가지 방식 중의 하나로 서술될 수 있는데 하나는 그 사람이 무엇을 말했고 누구에게서 영향을 받았는가를 해설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철학적 토론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논의의 전개과정을 분석과 함께 서술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는 역사적 과정의 이해를 요구한다. 철학은 일반적으로 모든 학문을 체계화하고 종합하는 ‘통합학문’임과 동시에 ‘학문의 학문’ 또는 ‘과학의 과학’으로 말해진다.

과학은 조직적이고 사회적이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지식을 발견하려고 한다. 그래서 과학을 특수학(scientia particularis)이라 한다면 철학은 모든 현상을 전체적으로 체계화하는 통일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학(scientia univer- salis)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에 관한 의식내용을 포함하는 의식일반으로서의 본질은 음악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고, 음악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음악본질을 추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대나 개인 또는 지역에 따라 다른 음악 철학적 관점을 형성하면서 전개되어 왔으며 그래야 할 것이다.
/시민기자(중앙대 음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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