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환경정의 주최, 생태적 관점에서 본 하천 살리기 심포지엄

“이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민관의 소통이 부족해서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오늘 심포지엄을 계기로 앞으로는 힘을 합쳐 좀 더 생태적인 하천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난 14일 오후 수지구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생태적 관점에서 본 하천 살리기 심포지엄’을 주최한 용인환경정의 이오이 사무국장의 말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용인관내 자연형 하천의 공사현황’에 대한 발제에 나선 이정표 용인시 하천과장은 용인시 하천의 정비 방향과 현재 진행 중인 경안천 자연형 하천 정화 사업, 금학천 및 오산천 환경개선 사업, 성복천 테마형 하천 조성공사, 정평천 생태하천 조성공사 등 용인시 5대 하천 정비 현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생태적 관점에서 본 탄천과 오산천’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생태활동가 이정현 씨(본지 시민기자)는 “탄천과 오산천의 본류 및 지천, 소하천 등을 탐사한 결과 수년 째 이어져오는 택지개발이 하수처리장 건설 및 주변 도로의 정비계획 등을 무시한 채 진행되어온 걸 확인했다”며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의 직접적인 유입, 오폐수의 무단방류, 하천 변 여유 토지를 이용한 도로 건설 등이 하천의 수질악화 및 자연생태계의 파괴뿐 아니라 하천의 자연정화 기능까지도 상실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생태적 관점에서 본 경안천’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길토래비자연학교 전은미 씨는 경안천의 개요 및 발원지에서부터 상류, 도심을 지나는 중류, 하류까지 달라지는 경안천의 모습, 하천주변 이용현황 및 오염원 등에 대해 보고하였다. 특히 “자연하천이었던 곳에 어느 날 갑자기 땅을 메우고 주유소가 들어서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사나 너무 인위적인 하천정비, 정서에 맞지 않는 하천주변 조경 등 용인시의 하천정비사업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론에 나선 김충관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처장은 “지역별로 각기 다른 하천정비방식이 적용되는 게 바람직하므로 용인시도 하천구조와 생물, 문화 등을 먼저 고찰한 다음 용인의 현재 모습을 반영해서 하천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하천정비작업을 할 때 하천에 대한 이수, 치수, 환경에 대한 목적이 분명해야하고 치수의 경우에도 현 상황에 맞게 기후변화, 재난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며, 하천과 호소의 수질개선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지역 내 시민단체와 함께 전체적인 하천 플랜을 공유하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묵 녹색자치경기연대 사무국장은 “도심하천의 경우 친수공간으로서의 역할에 치중하는 면이 있는데 둔치는 동물들의 서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시민활용시설은 둔치보다는 제방을 활용해서 사람은 제방에서 하천을 바라보는 형태로 가야 한다”며 “현재는 제방이 대개 도로로 이용되어 비점오염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또 “경기도내 자연형 하천 정비 사업이 10년째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지역은 수량 확보 또한 문제”라며, “용인지역도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된 만큼 불투수층이 많아져서 하천수위가 10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수량 확보를 위한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하천에 관심 있는 사람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모임을 만들어 지역 내 하천관리의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오이 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은 “경안천은 팔당상수원이고 진위천은 송탄상수원으로서 하천경관을 넘어서 식수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용인지역의 하천이 더욱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서 “최근에는 하수관거를 묻는 등 하천정비작업이 이루어짐에 따라 일부 하천의 경우 수질이 많이 좋아지기도 했으나 여전히 오염된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사무국장은 “수년간 하천모니터링을 해오면서도 그 결과를 관에 전달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네트워크를 결성하는 등 개선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용인시 하천은 지금도 공사 중이고 앞으로도 수년간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그 결과를 시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입장에서 토론회에 참석한 김춘식 씨(이동면)는 “동네에 흐르는 하천을 ‘진위천’이라는 이름 대신 ‘이동천’이라고 했을 때 주민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는 걸 경험한 적 있다”며 “자기고장의 이름을 따서 하천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정표 하천과장은 “수원의 경우 화성과 어울리게 하천정비를 했듯이 용인에서도 모색은 했으나 특별히 하천을 끼고 부각시킬 만한 곳이 없었다”고 밝히며 “하천정비작업을 할 때 치수 기능을 고려 않고 환경적인 측면만을 생각할 수는 없기에 가급적 치수, 이수, 환경적인 측면을 두루 살펴 작업해나가고 있으나 과거에 그렇지 못하게 공사된 구간이 있다면 앞으로 복구하고 시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하천보전이라는 면에서 시민단체와도 목적이 같으니 앞으로 같이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의 사회를 맡았던 차명제 용인환경정의 대표는 “하천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난 만큼 하천 이용 시 불편사항을 신고하고 시에서도 그에 대해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며 “이런 정책토론회가 용인뿐 아니라 수도권 하천 전체가 제대로 기능하는데 기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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