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에 뜨끈한 손칼국수 어때요?

 


  “늦은 시간에 와서 먹고 싶을 때도 있는데 너무 일찍 문을 닫는다고 서운해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 해요”

일정분량의 재료만 준비했다가 그 만큼의 재료가 떨어지면 바로 문을 닫는 곳, ‘팥이랑밀이랑’의 대표 문정숙씨(55)의 말이다.


  가게를 시작한 지 5년째. 지난 5년간 그의 생활은 한결같았다. 아침 여섯 시 반에 나와서 육수를 끓이고, 팥을 삶아 거르고, 밀가루를 반죽해 직접 밀어서 면을 만들고……. 이 모든 작업이 아침마다 그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계를 사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맛도 영양도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 가게에서는 모든 재료 준비를 손으로 해왔어요. 그렇게 만들어지는 맛은 손님들이 더 잘 알지요.”


  일일이 손으로 준비하다보니 시간과 체력에 한계가 있어 날마다 정해진 분량밖에 준비할 수가 없다. 그리고 재료가 다 되면 문을 닫는다. 다른 곳에 비해 일찍 문을 닫기에 간혹 배부른 장사를 한다고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그에 대해 문 대표는 담담하게 말한다. “사람들을 일일이 다 이해시킬 수는 없지만 솔직하고 진솔하게 하다보면 결국에는 우리 뜻을 알게 되지 않겠느냐”고.


  요즘처럼 먹을거리에 문제가 많고 조심스러운 때에 재료는 어디서 구해오느냐는 물음에 “친정이 영월군 주천면인데 그 지역에서 농협에 야채를 대고 있다”며 “우리 가게에서도 그곳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가져다 쓰고 있다”고 한다. 팥과 밀이 국산임은 물론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 열무김치의 고향이 강원도라는 얘기다.


  특별히 보여줄 게 없다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풀어놓는 이야기에서 문 대표는 유난히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쏟아놓는다. 개인적으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힘든 시절에 어렵게 용기를 내 시작한 일이라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늘 조마조마했다는 문 대표. 그래서 지금 이만큼도 충분히 감사하고, 앞으로도 욕심내지 않고 지금처럼만 정성을 다할 생각이다.


  “식당이 좁아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하는 등 불편한 면도 있는데 그래도 먼데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셔 참 고마워요. 게다가 식사하면서 손님들끼리 음식 맛을 칭찬하고 서로 자랑해줄 때는 정말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요즘은 얼마 전 제대한 작은아들이 가게 일에 관심을 보이며 돕고 있어 잘 가르쳐 함께 꾸려갈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


  가게 입구에는 국화꽃 화분 옆에 팥죽, 팥칼국수, 팥옹심이, 해물칼국수 등 메뉴를 적어놓은 작은 칠판이 그림처럼 세워져 있다. 그렇게 소박하고 자그마한 자리에서 ‘팥이랑밀이랑’은 오늘도 여전히 이른 11시 반에 문을 열고 손으로 준비한 재료가 바닥날 때까지 손님을 맞이한다.


(팥이랑밀이랑 264-9488 수지 동천동 영풍아파트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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