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1지구 토월초등학교 6학년2·3·4반은 항상 같은 시간에 음악수업을 한다. 각자 자기 반
교실에 앉아 하는 수업이지만 꼭 시간을 맞추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옆 교실의 소리가 너무나
또렷이 들리는 까닭이다. 본래는 강당으로 만들어진 공간을 조립식 판넬로 막아 세칸으로 나누
어 한 학급씩 차지하다 보니 방음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 음악수업이라도 한 번 할라치면 옆
반 수업은 엉망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3년전에 비하면 이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시는
접이식칸막이(자바라)를 쳐놓아 옆 교실의 기침소리 연필 굴러 가는 소리도 들릴 정도였다.

수지지역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학교시설은 그에 미치지 못해 교육환경이 날로 열악
해지고 있다.

토월초등학교의 경우 64학급에 전교생 2천9백여명이지만 학교는 겨우 교실과 운동장 과학실
정도의 기본시설만 갖추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교실을
늘여 보았으나 과포화상태다. 전에는 특별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혀 꿈
조차 꿀 수 없다. 300만원을 들여 만들어 놓았던 예절실도 올해 교실로 개조했다. 예절실에 비
치했던 값비싼 물품은 모두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이 학교 2학년 7반 교실. 뒷 벽면이 접이식칸막이로 되어 있다. 칸막이를 살짝 밀어내면 교감
선생님의 자리가 정면에 보이면서 교무실이 나온다.

교무실 크기는 21평 정도. 69명의 교사들이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협소하다. 이 학교 교
사들은 특별한 볼 일이 없는한 비좁은 교무실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교무실에 걸려오는 전화 소리, 칸막이 너머 학급에서 들려오는 노래소리 등 잡다한 소음들이
뒤얽혀 교무업무와 수업이 모두 지장을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조용형교무부장은 "한 학년에 한 개 정도 특별교실을 두어 아이들의 인성과 취미도 살려주고
놀이공간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비좁은 교실에서 50명에 가까운 인원을 겨우 수용하다보니
학생들 스스로도 무척 갑갑해 한다"고 말했다.

2학년 7반의 한 학부모는 "작년에도 교실이 모자라 평수를 줄여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교무실
에 칸막이를 치고 수업해야 하는 지경이니 도대체 당국에서는 뭘하는지 모르겠다"며 "인근 아
파트의 입주가 계속되고 있어 아이들은 더욱 늘어날텐데 교육여건이 따라가지 못해 안타깝다"
고 토로했다.

토월초등학교의 경우는 더욱이 4차선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학구가 달라져 도로 건너의 주민
들이 원거리에 있는 수지초등학교에 보내기를 꺼려하고 위장전입 등을 통해 자녀들을 가까운
토월로 보내고 있어 학구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정은 인근 풍덕초등학교도 마찬가지. 이 학교도 64학급의 교실이 모자라 교무실이 작은 공
간으로 밀려나고 특별활동실은 모두 일반 교실로 개조됐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지2지구에만 올 5월과 9월에 각각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나 워낙 유입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 교육기반시설이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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