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감소·대출금리 상승으로 위기감 커져

환율이 급등하면서 재테크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지수는 미국경제 침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 이외에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금리상승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났고,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8.21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실질소득 감소) 및 금리상승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대부분의 외환전문가들도 “경상수지적자 지속과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으로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파른 환율상승이 추가적인 주가지수 하락 요인이면서 추가적인 금리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업체는 환차손이 증가하고, 수출업체들 중에서도 환위험 관리에 실패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이 악화되고 이는 또 다시 환율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올해 연말 원/달러 환율을 달러당 1200원으로 예상했던 한국시장경제연구소(www.kmeri.com)는 “환율 상승이 주식가격 하락 및 시장금리 상승을 초래함으로써 경영난에 직면한 건설회사와 한계기업의 부도 위기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마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연구소는 “2008년 한국경제는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부동산 가격까지 급락하면 환율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면서 “버블세븐지역에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수입업체들은 환율급등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외환선물 등 금융파생상품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 자료에 의하면 2005년 이후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입한 가계는 가처분소득 대비 평균 부채 비율이 대부분 300-500%(1-2억원 대출)이다. 따라서 9월 이후부터 주택담보대출 원금상환 거치기간이 종료되는 대출이 많기 때문에 거품이 발생한 아파트시장은 추가적인 환율상승 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현재 버블세븐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파트 가격이 20% 이상 하락하면 2005년 이후 은행차입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한 다수의 수도권 가계가 환율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및 대출금리 상승으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대출금 연체율 증가와 함께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등으로 ‘환율상승→ 실질소득감소 및 물가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연체율 증가 및 금융경색현상 심화→ 부동산 가격 하락→ 추가적인 환율상승 및 주택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
/윤채현 프리랜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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