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책으로 통해요” 다섯 식구 6개월간 하루 평균 31권 대출

포곡읍 삼계리  ‘현인이네 가족’
 2008 상반기 책 읽는 가족 선정

“용인서 처음으로 ‘책 읽는 가족’탄생
학원 갈 시간에 도서관 들러 책 읽어


용인에서 처음으로 ‘책 많이 읽는 가족’이 공식 탄생했다. 처인구 포곡읍 삼계리에 살고 있는 왕성환씨 가족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도서관협회,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 후원으로 해마다 2번씩 가족독서운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상하고 있는 ‘2006년도 상반기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됐다. 이 가족은 지난 13일 포곡도서관에서 인증서와 현판을 전달받았다.

왕씨 가족은 “집과 가까이 있는 도서관은 우리 가족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며 “아이 셋 키우는 경제적 부담까지 덜어주고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왕성환씨(42)를 비롯해 부인 이정은(41), 딸 현인(12), 경민(9), 아들 현우(5) 등 가족 5명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포곡도서관에서 대출 받은 책은 무려 970여 권. 다섯 식구가 6개월간 매일 31권의 책을 읽은 셈이다.
왕씨 가족의 책 사랑은 대단하다. 현인이 3남매는 포곡도서관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러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가 다 못 읽거나 내용이 긴 책은 빌려가 집에서 읽는다. 더욱이 포곡도서관 뿐 만 아니라 용인어린이도서관까지 찾아가 책을 빌려볼 정도.

책 읽기 삼매경에 빠져 지내는 3남매 가운데 이제 아홉 살 된 둘째 경민양은 지난 1월 포곡도서관 어린이 자료실 다독자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 독서왕으로 뽑혔고 다섯 살 된 막내 현우군 역시 6월의 어린이 독서왕에 올라 도서관 이용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들 3남매가 빌려간 책만 780여 권. 현인이는 매월 40권씩, 경민이는 매월 52권씩, 현우는 매월 45권씩 빌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3남매는 어떻게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을까? 저녁시간에 집에서 TV시청을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아빠, 엄마는 아이들에게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며 시간을 보냈다.

“세 아이 모두 돌이 지나 무릎에 앉을 수 있을 때부터 매일 책을 읽어줬어요. 글을 모르지만 그림을 보고 엄마, 아빠 목소리를 들으면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기억력을 점차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빠 왕성환씨는 바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매월 24권의 책을 빌려가 6개월간 127권을 읽었다. 엄마 이정은씨 역시 한달에 10권씩은 꼭 빌려갔다. 부모가 평소 책과 가까이 하면서 3남매도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이 하게 된 것이다. 또한 3남매는 학원을 가지 않는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학원을 보내지는 않아요. 그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니까 아이들 생각이 깊어지고 자기 의사를 가질 수 있게 됐죠. 학원을 가야하겠다는 선택권도 아이에게 있죠.”

이정은씨는 “항상 6권 정도의 책을 집에 놔두고 읽게 한다”며 “이 가운데 관심 분야가 아닌 분야도 한권이상 읽게 한다”고 책 읽는 가족이 되기 위한 습관을 소개했다.

이렇게 아빠, 엄마가 책과 가까이 지내면서 큰 딸 현인이가 책 읽는 즐거움에 빠졌고 동생인 경민, 현우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됐다. 엄마와 현인이는 아직 한글을 모르는 현우에게 책을 읽어 주는 좋은 친구다. 성환씨는 한국 소설류와 전공 서적을 읽고 현인이는 최근 900페이지에 달하는 ‘제인 에어’원본 읽기에 도전 중이다. 다섯 식구는 이렇게 책과 ‘통’하며 무더위를 잊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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