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가득히 설움을 품고 죽어간 400여년!
그대 인품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에서
천리길 찾아와 무덤 앞에 경건히 머리 수그린
사실을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세월은 흘러도 아름다운 것은 영원히 남는 법,
인생은 짧아도 예술은 길어서 그대의 넋풀이
시들은 오늘날 미인의 심금을 울려주고 있는
사실을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비록 그대는 죽었을망정 그대가 남겨놓은
알뜰한 노래들은 길이길이 우리들
가슴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고 있다는
이 신기한 사실을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북망산 한복판 쓸쓸하게 누워 있는 매창(梅窓)의
무덤에는 녹음 짙은 6월의 장마구름만
오고 갈뿐 정작 주인공은 말없이
안타깝기만 하구나


                                                                유 성 희 (용인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 시는 소선중기 여류시인 매창을 기려 지은 것입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