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서강민 회장 부부

“우리 남편 자상한데 무뚝뚝하지 않아요. 화끈하게 잘해요.”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뭘 화끈하게 잘하냐며 또 한번 까르르 넘어가면서 웃었을 것이다. 여성의용소방대용인시연합회 서강민 회장(50)과 부부인 대한적십자사 용인지구협의회 모현사랑 정상화 회장(54)은 봉사 활동하는 곳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지역 사회단체 일도 많이 하고 친목도모도 빼 놓지 않는다. 모현 토박이라 모르는 사람도 없다. 아직 시골 정서가 물씬 풍기는 모현에서는 이들 부부 입김이 센 모양이다. 봉사자들간 단합도 잘 되고 누구에게나 넉넉해 인심이 후하다.

정 회장 부부가 모현에서 살아온 이력은 독특하다. 왕산리가 고향인 정 회장은 왕산초등학교 4년 후배인 서 회장과 1981년도에 부부 연을 맺었다. 딸과 아들 모두 왕산초를 졸업해 한 가족이 전부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총각시절부터 모현에서 최초로 문방구를 운영했던 정 회장은 서 회장과 결혼하면서 ‘학생백화점’을 24년 동안 함께 운영했다.

“우리가 모현에서 개척한 것이 많아요. 문방구를 가장 먼저 했고 손으로 도장 파는 일도 처음으로 시작했어요. 아마 복사기도 처음 보급했을 거예요.”

그래서 서 회장은 자녀들의 성적표, 상장을 아직도 깨끗하게 보관하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귀했던 코팅기가 있어서였다. 이 부부는 의용소방대도 조직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의소대 부회장까지 맡았던 남편 덕에 서 회장은 94년도부터 여성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해 ‘회장’을 맡고 있다. 여성소방대원 30여 명과 함께 단체 활동을 하면서 서 회장은 “조직할 때부터 시작해서 우연한 기회에 들어가게 됐다”며 “소방경연대회에도 참가해 회원을 30여 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집 냉장고 선이 합선돼 불이 붙었는데 집에 있던 소화기로 조기진압을 했지 뭐예요. 웬만한 사람 같으면 당황해서 물로 껐을 텐데 말이죠. 소방대원인 덕에 불 다 끄고 애기 아빠 깨웠죠. 하하.”

지역 사회단체에서 활동해 온 이 부부는 2년 전 모현사랑 적십자 활동을 함께 시작했다. 부부애는 봉사활동 속에 그대로 묻어난다. 지난달에는 창립 2주년을 맞아 회원들과 산행을 다녀왔다. 창립과 동시에 회장을 맡아 어려움도 있지만 부부는 묵묵히 봉사 정신을 뿌리내리고 있다. 이달 말에는 독거노인 30여 명과 가까운 해수탕에 모시고 갈 계획이 잡혀있고 며칠전에는 음식을 만들어 모현지역 어려운 이웃 50 가구에 전달했다.
“애 아빠가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같이 봉사활동을 다니니까 좋아요. 서로 각자 역할에 맡는 일을 하니까 편하죠. 일처리가 매끈해요.”

3년 전부터 모현면 왕산리에서 건강원을 시작한 이 부부에 대해 왕산초 동문회장은 “단체장 자리를 떠나 행동으로 옮겨서 일도 많이 하고 본받을 점이 많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현면에서 이 부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라는데. 이들에게 부부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서로 이해하며 인생을 함께하는 것이 부부”이면서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웃으며 사는 것도 부부”라며 환하게 웃는다. 정상화·서강민 부부는 약방의 감초처럼 지역에서 꼭 필요한 부부였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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