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 딛고 대학 졸업
혼자 기차여행하며 자립심 키워
유럽여행 꿈꾸며 운전면허 준비

▲ 김시내 씨
김시내(27·기흥구 신갈동)씨는 뇌병변 장애인이다. 뇌병변은 뇌 신경계의 손상으로 운동이나 언어에 장애가 생기는 증상으로 흔히 뇌성마비라고 불린다. 행동과 언어가 불편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불편한 중증장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의지는 보는 사람을 새삼 놀라게 한다.

사회복지를 전공(복수)한 뒤 용인베데스다선교회에서 홍보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위풍당당 여장부의 모습이었다. 장애는 다소 불편할 뿐 편견과 냉소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김시내’씨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신생아 때 흔히 나타나는 황달로 시작된 김신애씨의 장애는 그가 살아가는데 조금 불편할 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고향 전주에서 부모님과 살다 2002년 나사렛대학교 재활학부에 입학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 그녀의 도전기는 주변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김씨가 다니던 학교에서 그를 모른다면 ‘간첩(?)’이라 불릴 정도였다 한다. 사교성이 뛰어나 누구와도 잘 어울린다. 더욱이 학기말 시험에서는 7과목 중 무려 5과목이나 에이플러스 학점을 받아 4년 동안 네차례나 장학금을 받았을 정도.

언어 장애로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야만 장시간 대화가 가능한 김씨가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부모님은 제가 상처받을까봐 고등학교 때까지 특수학교에 보냈어요. 대학에 입학해서는 참 후회했죠.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인들과 지냈었다면 대학교 가서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1년 동안 적응하고 나선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이런 성격 탓일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장애인은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그는 50여 곳의 회사에 입사원서를 넣었다.

“저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에요. 존경하고 좋아하는 교수님을 통해 용인 베데스다선교회에 오게 됐어요. 이곳 목사님과 가족들은 저에게 일할 기회를 준 것이죠.”

남들보다 2배, 3배의 노력을 더 들인 결과였다. 그래서 그는 용인베데스다선교회 가족들을 무척 좋아한다.
김씨는 평소에 글쓰기와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즐긴다. 무언가를 혼자 할 수 있다는 기쁨은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아파 회사를 쉬는 사이 혼자서 2주일 동안 배낭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세상이 무섭지 않다”며 새로운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과 공부를 하기에도 하루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는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 중이다. 일단 필기시험을 치르고 면허를 따면 유럽으로 떠나기 위한 짐을 꾸릴 생각이다.

이렇게 김씨가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공주 소망공동체(중증 장애인 생활관)의 정상용 원장을 인생의 모델로 삼았기에 가능했다. 휠체어에 몸을 맡겨 부자유스러운 몸으로 소망공동체를 이끌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정 원장의 모습을 닮아가고 싶다는 김씨는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세상 밖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시내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아~ 그 사람’하면서 무릎을 탁 치며 떠오르는 사람,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는 사회복지와 장애인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녀의 책상에는 ‘인터넷 마케팅을 활용한 후원자 개발에 관한 연구, 장애인 인식 개선 프로그램이 비장애아동의 장애수용에 미치는 효과’등 대학 교수 등을 통해 받은 자료와 인터넷 자료가 한 가득이다. 

“재정적 확보만 되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대학원에도 가고 싶어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 꿈을 포기하는 어려움은 없었으면 해요.”

더 강해지고 단단해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한 김씨의 ‘무한도전기’는 오늘도 쉬지 않고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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