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화훼 신지식인 ‘아이비랜드’ 장말관씨

7년전 부부함께 남사서 시작

아이비에 대해서 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장말관씨(37·처인구 남사면 방아리)
2007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장씨는 전문화훼 농업인으로 아이비 생산품의 브랜드 ‘아이비랜드’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 먼저 물어봐요. 사람들이 가장 크게 실수하는 부분이 아이디어를 꽁꽁 숨겨놓고 성공을 자신하는데 그건 알 수 없는 거거든요. 사람들에게 알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면 먼저 소량으로 판매해보고 재 주문이 들어오는 등 잘 팔린다고 생각될 때 가격 낮추는 방법을 생각하는 거죠. 이번에 신지식인에 선정된 이유도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평소 농장을 갖는 게 꿈이었던 장씨와 농사지을 생각으로 함께 원예과를 전공한 부인이 남사에 농장을 꾸리게 된 것은 2000년, 농사지을 땅을 알아보던 중 남사에서 국화를 재배하고 있던 분의 초청으로 놀러왔다가 정착하게 됐다.

처음 국화를 재배한 장씨는 많은 사람들이 재배하고 있어 차별화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예전 국화를 재배할 당시에는 상인들이 가격을 책정했어요. 하지만 아이비랜드를 시작하면서 제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어 좋죠.”

아이비는 키우기도 손쉬울뿐더러 늘어지는 특성이 있어 원하는 대로 연출이 가능해 다양하게 상품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장씨를 찾은 날에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비에 ‘Merry christmas’를 장식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 아이비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똑같은 아이비라도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소비자들에게 먼저 팔리는 상품이 되죠. 아이비랜드 로고가 들어간 화분이 이쁘다며 많이들 사가세요. 또한 저희 아이비랜드는 분해되는 화분을 사용하는데다 물받이가 특이해 사람들이 좋아해요.”

천안연암대학 원예과를 전공한 장씨는 우연한 기회에 ‘아이비’를 알게 됐다.

“대학 교수님이 아이비 40여종을 갖고 계시다가 번식하고 싶다길래 제가 의뢰를 맡은 것이 아이비와의 첫 인연이죠.”

이 일을 통해 아이비의 상품성을 눈여겨 본 장씨는 교수님께 부탁해 일부 품종을 상품화하겠다는 허락을 받았다. 이후 1년 반 동안 아이비를 상품화하기 위한 장씨의 노력이 시작됐다.

▲ 아이비농장

“상품 만들면서 농장 이름도 전문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컨셉을 찾느라 시간이 좀 많이 걸렸어요. 브랜드화는 단순히 상표를 로고화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판매망, 생산시설, 사람, 마케팅, 재정 등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거든요.”

2004년에 아이비농장을 시작해 2005년 ‘아이비랜드’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브랜드 개발 이후 장씨에게는 큰 시련이 닥친다.

하천 물을 아이비 재배하는데 사용했던 장씨는 동네 이장이 하천에 축산분뇨를 방류한 사건으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아이비를 모두 다 버릴 수밖에 없었다.

▲ 신지식인상 수상뒤 부인 최미향씨와 함께

아이비협회추진 세계교류길 나서

“지속적으로 균일한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어렵게 만든 브랜드가 하루아침에 사장될 수도 있기 때문에 1년 반 동안 다른 아이비농가에서 물건을 받아다 판매했죠. 그 때 나 혼자서는 브랜드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죠.”

결국 농장 하나만 가지고는 브랜드화가 어렵다는 생각에 장씨는 새로운 결심을 했다.

현재 장씨는 자신을 포함해 마케팅 전문가, 플로리스트, 아이비 재배농민 등 7명을 창립발기인으로 1년 전부터 아이비협회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이비에 관한 자료가 전무하죠. 정보가 없다보니 농가들도 어디에 쓰이는 아이비인지, 한계온도는 몇 도인지도 모를 정도로 정립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죠. 오죽하면 TV에서 ‘아이비잎을 먹으면 죽는다’는 얼토당토않은 얘기가 나오겠어요(웃음).

전 세계적으로 아이비품종은 830가지에 달하지만 우리나라에는 10여 가지에 불과해요. 내년에 협회 등록을 하게 되면 미국, 유럽 등의 아이비협회와 교류할 생각이에요. 교류를 통해 정보나 품종공유도 가능해지거든요. 이렇게 공유된 품종들은 회원들에 한해 무료로 제공할 생각이에요.”

장씨는 1차로 외국서적을 뒤져 번역작업을 하고 있다. 아이비 전문서적을 먼저 펴낸 다음 조경용으로 심어도 되는 아이비, 노지나 추운날씨에도 견디는 아이비 등을 정리해 아이비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협회 회원은 아이비농가뿐 아니라 아이비를 좋아하는 일반인도 회원으로 받을 예정이다.

“회비로 협회를 운영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내년 인터넷에 쇼핑몰도 낼 거에요. 쇼핑몰을 통해 유통망을 구축하고 농가물건들을 수수료만 받고 팔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장씨 또한 “아직까지는 남서울, 미사리, 구파발, 서서울 등 7곳에 도매상을 두고 대량판매만 하고 있지만 쇼핑몰이 생기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계획”이라며 “도매상을 통하면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걸리는 시간을 하루 이틀로 단축시킬 수 있어 보다 싱싱한 아이비를 가정에서 빨리 받아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비랜드는 지난 1년 막대한 손해를 입고 이제 정상화에 들어섰을 뿐이지만 ‘내년에는 5억 정도의 수익을 예상한다’는 장씨의 자신만만한 주장은 결코 허튼소리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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