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문’ 열어 놓은 용인시정구협회 김진희 회장

▲ 김진희 회장 ⓒ이재훈 기자
함께하면… 세상은 더 따뜻합니다

마을 입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 옆 작은 사립문이 보이는 시골집 한 채가 쉬어가라는 듯 사람들을 맞아준다. 사립문 안에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아마도 엄마 품처럼 따뜻해서가 아닐까.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그리며 모인 ‘사립문’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을 찾아 나선다. 그 출발선에는 늘 김진희씨가 서 있었다.

유림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용인시정구협회장, 사립문 용인시지역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김진희 회장(50·고림동)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간다. 누구도 시작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고 손길이 필요한 곳에 다양한 모습으로 손을 내민다.

# 회원 12명 힘모아 새터민 결혼식 마련

김 회장은 본업은 아내에게 맡기고 바깥일로 더 바쁘게 움직인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면 회원들과 함께 찾아가야 하고 이전에 먼저 찾아 나서기도 한다. 또 누구도 시작하지 못했던 일도 언제나 기운차게 맡는다.

2003년도부터 5년간 용인시정구협회를 일궈왔고 정기적으로 대회를 열어 활동하고 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종목이 아니어서 회원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지만 동호인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단체 가운데 하나다.

유림동주민자치위원회 역시 초기부터 그가 맡아 활동해왔다. 다른 자치위원회와 남다르게 ‘봇뜰’이라는 책을 발간해 주목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가게를 전폐할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어떤 사람들은 시의원 나올 거냐고 딴죽을 걸기도 했지만 그 때는 행복했어요. 집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열심히 했다는 생각에 즐겁죠….”

▲ 사립문 회원들이 새터민들의 합동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한자리에 모였다.

유림동주민자치센터위원장 임기를 마친 그는 또 다른 출발을 했다. 바로 ‘사립문’을 연 것이다. 2005년 12월 ‘유니온1206’이라는 이름으로 1년간 친목활동을 해 온 사립문은 2년째 되던 해 지역의 이웃들을 위한 후원 단체로 활동 방향을 바꾸었다. 청소년 장학사업에 주력하면서 지역의 차상위계층 등 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하고 있다.

특히 각 가정에 전달되는 후원 물품은 일일이 묻고 확인한 후 꼭 필요한 것을 지원한다.

“참 폼이 안나요. 전부 똑같은 물품이 아니라서 한 손에는 계란 한판, 한 손에는 세제…. 그래도 받으시는 분들이 좋아하시니까 뿌듯해요.”

사립문은 지난 9일 희성웨딩홀에서 새터민 3쌍의 합동결혼식을 마련했다. 6개월 동안 준비한 끝에 열린 결혼식이라 사립문 회원들에게도 남달랐다. 12명의 회원들 역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준비했다. 생명의 집으로부터 추천받은 새터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들과 마음이 통하면서 결혼식 준비는 훨씬 수월해졌다.

“특정인을 위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평범해요. 자식 결혼 시켜도 기천만원이 드는데 대충할 수 없잖아요. 자신의 일처럼 다들 열심히 하고 또 지역에서 함께 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준비한거죠.”

소리 소문 없이 봉사활동을 해온 김 회장과 회원들은 이번 결혼식을 마련하면서 축구연합회 조영희, 축구협회 조효상 회장, 궁도협회 김영웅 회장, 베드민턴 협회 황운규 회장, 이종민 문화원장 등 지역 인사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마음만 맞으면 나눌 수 있으니까 즐거워요. 사립문의 활동 역시 그 영역이 무궁무진하니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손을 잡고 더불어 살아가야죠. 그것이 행복 아닐까요?”

# 오래되고 낡은집 고쳐주기 봉사 추진

김 회장은 앞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오래되고 낡은 집을 고쳐주는 봉사를 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것은 힘들지만 저는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고 그 활동이 이 사회에 전파돼서 퍼져나갈 때 보람이 있다”며 “앞으로는 먼저 찾아가서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쉬움도 덧붙였다. “자원봉사 통합시스템이 갖춰져 혜택이 골고루 갈 수 있길 바라죠. 중복지원이 안되려면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해요.”

용인을 어머니의 품으로 여기는 김씨는 이제 사립문을 더 많이 열어 놓고 오가는 이들을 언제든지 기쁘게 맞이할 생각이다.

“사립문은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문으로 기억되고 있잖아요. 화려하지 않지만 문이 항상 열려 있어 누구나 편하게 정감을 나눌 수 있는 곳, 사립문에는 어느 누구나 들어와도 편안한 공간이 되고 저희가 그 역할을 하고 싶어요.”

김 회장의 소박한 꿈은 세상을 조금씩 따뜻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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