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몫이지요"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 주부(또는 여성 농업인)들 스스로 지위와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생산자단체인 사단법인 농가주부모임 용인시연합회(약칭 농주모). 지난 96년 농촌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부녀회원을 중심으로 여성농업인의 지위와 농가주부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결성된 용인 농주모가 오는 11월이면 10주년을 맞는다.

▲ (위)농협용인시지부 김규식 지부장(사진 앞줄 가운데)과 농가주부모임 회원들. 아래사진은 농주모 회원들의 활동 모습.


10년의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농주모를 아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여성농업경영인 용인시연합회와 더불어 여성농업인들의 조직인 농주모. 여성농업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결성됐지만 영농기 바쁜 농사일에 힘쓰다보니 사회활동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 심순애 회장

그런 농주모가 지난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 가입하면서 활동폭을 넓힌데 이어, 올해 1월 제5대 심순애(47·백암면 백도농원 경영)을 비롯한 회장단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모습을 꾀하고 있다.

농협 내 소비자단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고향주부모임(약칭 고주모)과 함께 농협 양대 여성 민간단체로 성장해 온 농주모는 고주모보다 3년 늦은 지난 96년 11월 결성됐다.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것은 그 이듬해였다.

농주모는 법인 등록 이후 영농 정보화 교육과 여성지도자 양성교육, 교양교육 등 여성농업인으로서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뿐 아니라 휴경지 공동경작 등 공동소득사업을 추진해 왔다. 더욱이 소년소녀가장이나 무의탁노인 돕기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부터 환경캠페인, 음식점 원산지 자율표시 운동 등을 벌여왔다.

하지만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여성농업인 단체로서, 또 생산자 단체로서 농업정보화 교육과 정보교류, 농촌복지와 농가 주부들의 지위향상, 농촌생활개선을 위한 사업에는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농촌사회, 여성농업인 비중 커져

농협 소속에 따른 자생력의 한계와 농업경영에 할애해야 하는 어려움, 시민들을 만나 농업의 현실을 알리고 왜 지역농산물을 사용해야 하는 지, 농주모가 어떤 단체인지 등 홍보활동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농업경영에 따른 어려움은 역설적으로 여성농업인이 농촌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기능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활동에 여러 제약을 받다보니 연합회 활동보다 지역단위 활동이 더욱 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심순애 회장은 “농가에서 여성은 주부로서뿐 아니라 농업인으로서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농주모가 결성돼 7개 지역 회장단과 임원들이 모여 분기별 회의를 갖고 농업관련 정보교환이나 교류활동을 하고 있고, 회원농가 일손돕기, 이웃돕기, 환경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회원 다수의 참여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여성 농업인 스스로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회원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판매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기울여 지역사회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봉사활동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농협도 농주모 활성화와 여성농업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간 남성중심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여성리더교육을 비롯한 교육사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들과 좀더 가까워지기 위해 공익활동 차원에서 고주모 회원들과 함께 용인농촌사랑 자원봉사단을 구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1월 3년 임기의 회장에 취임한 심순애 회장도 생산자단체 이익에 앞서 지역사회의 어려운 현실을 돌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공익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떡 판매 등 공동소득사업을 통한 수익금 일부를 이웃돕기에 사용하거나, 이달 7월부터 시작한 재가노인 밑반찬배달 사업 등은 심회장이 역점을 두고 벌이는 사업이다.

농주모를 지원 관리하고 있는 농협시지부 유명화 대리는 “농가주부들의 사회참여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며 “생활협동조합과 같은 사업을 농주모와 같은 생산자단체에서 나서면 안전한 먹을거리와 지역사회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판로를 조금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농주모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성을 밝혔다.

농가주부모임 용인시연합회는 그동안 환경개선활동, 꽃 축제 참가를 통한 소득사업, PC경진대회 참가, 김장김치담그기 등 이웃돕기봉사, 농촌일손돕기, 여성리더십교육 등 사업영역이나 활동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심 회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10주년을 기점으로 회원들에게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 신기술 습득을 통한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 공동사업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 등을 펼쳐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심 회장은 “농촌주부들의 역할이 커질수록 사회참여를 통한 소비자와 만남의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생산자 단체로서 자부심을 갖고 안전하고 질높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며 “농업은 시대가 변해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양분과 같아 힘들어도 농촌과 농업을 지켜야 하는 것이며 이것이 우리 농업인들이 농촌을 지키는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농주모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앞으로 계획을 물을 즈음, 심 회장은 행정지원을 받고 있는 농협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도시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농협이 신용사업 비중을 늘리는데 힘을 쏟기보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에 판매할 수 있도록 유통과 판매에 좀 더 힘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며 “농협이 농업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산자들이 직거래장터 개설을 요구하거나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농협이 농민과 조합원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농협이 시와 함께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농협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농가주무모임 용인시연합회는

현재 수지와 남사를 제외하고 7개 지역에서 읍면 농가주부모임이 구성돼 있으며 35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농주모는 1993년 농촌에서 영농에 종사하는 젊은 부녀회원을 중심으로 여성농업인의 지위를 향상하고 권익을 신장해 농가주부의 복지증진을 이루기 위해 결성됐다.

3년 뒤인 96년 7월 농가주부모임 전국연합회가 창립했으며 지난 98년 11월 농가주부모임 용인시연합회가 결성됐다. 이듬해 11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2006년 12월 용인시여성단체협의회에 가입했으며, 올해 1월 제5대 회장단이 출범하고 직거래장터 개설, 이웃돕기 봉사활동, 재가노인 밑반찬 지원, 환경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