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테이프로 일자 눈썹을 붙이고 야구 방망이를 옆에 끼고 나와
‘음메, 기죽어! 음메 기살어’를 외치던 순악질 여사, 김미화’.
어릴 때, 가족이 함께 보면서 킥킥 거렸던 기억이 또렷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개그맨 김미화를 잊었던 것 같다.
아니다. 개그우먼 김미화를 잊는 것 보다 개그가 대중들과 멀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공개 코미디의 원조라 불리는 개그콘서트를 통해 개그우먼 김미화를 다시 볼 수 있었다. 또한 대중들은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다시 웃기 시작했다.
개그가 다시 정상에 이르렀을 때, 그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단독 진행자로 섰다. 또 그의 이름을 내걸고 토크쇼도 진행한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김미화’는 벌써 가고 있다.
그와 용인에서 함께 살아가고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은 내 인생의 ‘덤’이 아닐까.

▲ 방송인 김미화
1년 전 김미화씨(43)는 기자와 만났을 때 약속했다. 용인에 오면 신문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입신고를 하겠노라고.
김씨는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1년 전보다 더욱 더 주목받는 방송인의 위치에 있었다.
결혼소식으로 한동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물론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지난 2월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합동인터뷰 ‘취임4주년,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사회를 맡아 화제가 됐다.

그를 세 번째 만난 날은 그 이야기로 인사를 나누었다.
각 언론사에서는 김씨의 원활한 진행이 눈길을 끌었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김씨는 대통령과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회를 봐달고 할 때 깜짝 놀랐다, ‘혹시 손석희씨 전화번호를 잘못 알았나, 내가 손석희씨보다 컸나’하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우스갯소리를 건네 얼었던 분위기를 녹여가며 인터뷰 내내 솔직한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최고’로 꼽혔다.

그러나 사회를 맡은 김씨는 노 대통령 인터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정말 세상 달라졌다는 걸 느꼈죠. 원래 대화는 1시간3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2시간40분 넘게 길어졌어요. 라디오 생방송 때문에 노 대통령의 마지막 마무리 발언을 할 즈음, 참모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토바이를 불러 타고 생방송 할 방송국으로 날아갔죠.”

대통령의 대화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회자인 그가 먼저 일어나 종료 멘트도 없이 대통령과의 대화는 끝났다.

“정말 과거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죠.”

방송생활 24년째를 맞은 김씨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며 오늘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봉사활동에도 빠지지 않는 방송인 김미화.

‘언행일치’하는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를 닮고 싶다고 말하지만 가까운 곳에 그가 있어 가슴은 더욱 훈훈하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퇴근길, 그의 라디오를 듣거나 TV에서 소개되는 그의 일상생활이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게 김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용인자연마을기행 책을 한권 선물했다. 그는 그 책을 보며 “지역에 사니까 꼭 봐야겠다”며 연거푸 고마움을 전했다.

어린시절부터 용인과 인연이 있었던 김씨는 지난해 원삼면에 집을 한 채 짓고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용인시민이라는 이유로 크고 작은 무대에도 선뜻 나선다.
지난해 원삼면민의 날, 이미 그는 주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오는 31일 오후 3시 용인시청 에이스홀에서 열리는 여성단체협의회(회장 한은실) 주최 ‘만남과 희망의 신춘음악회’사회도 흔쾌히 동의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신춘음악회에서 그의 시낭송도 들을 수 있게 됐다.

또 이날 음악회 1부에는 용인에 사는 바리톤 김동규씨가 ‘3월의 어느 멋진 날에, 무정한 마음’을 들려주고 반딧불이 합창단, 용인음악협회 Y.E.Semplice의 무대도 마련된다.
2부에서는 홍서범과 B.O.L.L의 열정적인 콘서트가 열린다.  7080의 선두주자인 홍서범씨와 블랙테트라, 옥슨80, 라이너스, 로커스트가 출연해 ‘불놀이야, 연, 해야, 하늘색 꿈, 대학가요 히트송 메들리’ 등을 부른다.
특히 이날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도 함께 실시돼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문의 335-6678)

김미화는 누구?

1983년 KBS 2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쇼비디오자키’의 ‘쓰리랑 부부’에서 ‘순악질 여사’로 인기를 얻었다. 현재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SBS TV ‘김미화의 U’, ‘재미있는 TV 천국’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 ‘녹색연합’, ‘나눔의 집’ 등 여러 사회단체의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최근엔 아프간·이라크 한국군 즉각 철수를 촉구하는 파병반대 서명에도 동참했다.
복잡한 일이 생기면 일기를 쓰면서 정리한다는 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성석제의 소설처럼 언어를 재치 있게 구사하는 책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남편 윤승호 교수(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와 네 아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말마다 용인시민으로서 처인구 원삼면에 소재한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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