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한 컷… 자연을 담고 사람을 기억하는 공간

이름 모를 버섯, 들꽃, 폭포…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추억들이 행복한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8년 동안 행복한 마당에 들렀던 사람들의 모습은 벽면에 빼곡히 내걸려있다.
음식을 먹으며 살아있는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공간.
그의 유쾌한 사진 찍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양지면에서 음식점 행복한 마당을 운영하는 지동하 사장은 8년 전 용인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에서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다 IMF 직후 사업을 접고 양지로 내려온 것이다. 20여 년 전부터 스키를 즐겨 용인, 특히 양지는 낯설지 않았다.

“없는 돈에 그 때 당시 싼 땅을 구입했죠. 장사가 안 되던 곳으로…. 내가 하면 그 가게를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했어요.”

그의 자신감은 행복의 꽃을 피우게 한 씨앗이었다. 옛 물건으로 분위기를 내고 손수 음식까지 만들며 음식점을 운영해 나갔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빈 공간은 그를 허전하게 했다.
청년 때부터 풍경 사진을 찍었던 그는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의 얼굴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결혼을 앞둔 집안의 상견례, 첫 아이 돌, 부모님의 회갑…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가 이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처음엔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러웠어요.”

사진 찍던 기억을 좇으며 시작된 지 사장의 작업은 그렇게 시작돼 그동안 렌즈에 찍힌 사람만 수천명에 달한다. 그 사람들이 행복한 마당을 채우고 있었다.

“젊었을 때부터 사진을 좋아해서 장비가 있었어요. 있는 장비로 찍는데 어렵지 않죠. 사진이 많아서 메일로 보내주거나 직접 인화해서 주기도 해요.”

지 사장은 행복한 마당 10주년 때 사진 속 주인공들이 찾아오면 무료로 식사 대접을 할 계획이다.
사진을 향한 그의 열정은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자연에 대한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 자신과 잘 맞는다고 말하는 지 사장은 남들보다 부지런히 움직인다.

“사진은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좋은 것 같아요. 백두산 산행을 앞두고 두 달 전부터 열심히 운동도 하고 가족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습니다. 두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12년이 걸리긴 했지만.”

지 사장은 멋쩍은 듯이 웃어보였다.

그의 가족들도 평소 관심이 없다 어느 순간 자신이 찍은 사진에 매력을 느껴 그가 물려주거나 새로 사준 덕에 가족 모두 카메라 1~2대를 갖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큰 딸은 쉽게 지나치는 일상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서였는지 얼마 전, 서울 YMCA에서 주최하는 전국청소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음식점이 바빠서 시상식에 가보지 못했는데 후배들이 보내준 그림을 보니까 사진의 역광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수시로 사진을 찍으러 떠나고 집, 음식점에서도 소중함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는 지 사장은 개인 홈페이지에 그의 경험과 추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취미 생활이 많지만 사진은 여러 가지로 참 좋은 것 같아요. 사진 때문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됐고 낯선 용인에 와서도 사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계기가 됐죠. 또 그냥 산행만 하는 것보다 사진을 찍으면 3배는 즐겁고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배우게 되요.”

무엇보다 지 사장은 야생화 등 쉽게 볼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학교에 기증하면서 정말 보람을 느꼈다. 그는 백두산 천지 사진으로 음식점의 한쪽 벽면도 장식할 계획이다.

“여행을 가도 눈감고 있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예요. 두근거리는 설렘은 사진 찍는 사람의 특권이죠.” 

그는 용인의 사진 촬영 장소로 이동면 저수지, 와우정사의 가을, 용인-mbc드라미아 내부 세트장과 산에서 바라보는 세트장, 양지향교, 세중옛돌박물관, 한택식물원, 호암미술관 저수지 주변 벚꽃과 가을 낙엽 등을 추천하며 환상적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봄에 영동-경부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점 오른쪽에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한꺼번에 피는 풍경은 장관을 이루는 용인의 명소로 꼽았다.

“꽃을 가까이하면 화려하게 피었을 때가 연상돼 마른 꽃도 예쁘죠.”

봄부터 가을까지 270여 종의 야생화로 뒤덮이는 행복한 마당에서 그는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진으로 관계를 맺으며 아주 특별한 사진 사랑을 폴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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