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삽니다. 지난해부터 유난히 비염 중이염 폐렴으로 입원하는 원생들이 속출해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건강문제가 가장 염려스럽습니다”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죽전리 건설현장 한가운데 들어앉은 충성교회 부설 충성어린이집. 녹지였던 주변 야산이 파헤쳐지고 지난해 4월부터 270여세대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기 시작해 한때 160명까지 모집됐던 원생이 올 들어 절반도 안되는 60명으로 줄었다.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길목을 사이에 두고 공사가 진행돼 어린이집은 건물에 금이 가고 소음과 분진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

이 어린이집은 창문을 열지 않아도 공사장 먼지가 날아들고 소음이 심각해 수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물이 발목까지 잠길 정도로 침수돼 감전사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

길목 위로는 수시로 타워크레인이 철근을 운반하고 있어 한시도 안전사고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어린이집은 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상대 건설사인 케이일산업과 한솔건설에 항의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이마저 기각됐다.

이제환 원감은 “재판부에서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분진 같은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터파기 공사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의 균열이 없다는 것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피해를 호소해도 업체나 관청 모두가 외면해 11월 마감되는 공사가 끝나기만을 그저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원생 감소로 어린이집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교사들의 임금이 3∼6개월씩 체불되고 시설융자금 이자 상환일을 넘겨 빚이 불어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어린이들이 입는 피해. 용인YMCA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측정한 바에 의하면 죽전지구에서 발생하는 미세분진 가운데는 납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는 것.

납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뇌발달 장애를 일으키고 급성빈혈, 신장 기능 저하, 결핵 등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어린이들이 유해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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