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경제침체가 계속되면서 가장들이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붕괴와 생활고를 비관, 자살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용인에서만 매달 5∼6건의 자살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두달새에만 생활고 등의 이유로 자살한 사건이 5건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용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7시 50분경 고모(60·무직·이동면)씨가 안방입구에서 뒷머리에 심한출혈과 코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5년전 회사 부도로 매일 술을 마셔 당료 및 알콜성 지방간폐혈증을 앓고 있는데다 부인과 딸마저 교통사고로 입원하게 되자 이를 더욱 비관, 식사는 하지 않고 술만 마시다 결국 폐혈증으로 사망했다”며 “직접적인 사망원인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회사 부도와 가족의 교통사고를 비관해 건강을 방치함으로써 자살로 몰고 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 밤 11시경 전모(39·석공·양지면)씨가 자신의 집 방안에서 목을 메어 숨져 있는 것을 딸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 조사결과 전씨는 4년전 부인과 이혼하고 남매를 키워왔으나 평소 자신의 생활을 비관하며 매일 술을 마셔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30∼50대 가장들의 자살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경제침체로 인한 생활고와 이에 따른 이혼 등의 가족붕괴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은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남겨진 가족에게도 큰 상실감과 정신적인 장애를 준다”며 “자살을 감행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상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등의 말을 하면서 자살의향을 주위에 알리므로 이 때 주위의 적극적인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족붕괴나 생활고로 인한 자살은 자칫 개인적인 무능력과 무기력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자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를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99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의하면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6.1명으로 90년 인구 10만명단 9.8명에 비해 64%가 증가했다. 이중 90년에는 10대 자살률이 30,40대 보다 높았으나 99년 현재에는 30,40대 자살률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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