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괭이눈
아무리 어두워도 빛으로 살아야지 어둠이 빛의 그림자라 해도 빛으로 살아야지 빛으로 살아야지 숲길 찾아 돌고 또 돌아오는 봄바람 길 잃어버릴까 밤새도록 괭이눈으로 숲 속을 밝히고 작은 등불이 되어 봄바람 맞이하는 괭/이/눈 - 자작시 : 괭이눈
오늘의 주인공인 괭이눈을 위시하여 괭이밥, 노루귀, 개구리발톱, 노루발, 개불알꽃, 매발톱, 토끼풀, 꿩의바람꽃, 쥐오줌풀 등 다양합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이파리가 닮았고, 어떤 것은 꽃이 닮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것은 씨앗이 닮기도 했고, 어떤 것은 냄새가 비슷합니다. 정겨운 우리 꽃 이름은 한번 귀 기울여 들으면 쏙 들어오는데 외래종 꽃들의 현란한 이름들은 자꾸만 잊어버립니다. 익숙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 심성에는 어쩌면 우리 산하에 피어나는 꽃들을 본능처럼 좋아하게 되는 유전인자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마치 숨겨진 매력을 찾은 기분이랄까요? 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매력이 보인다는 이야기와도 통하는 말이지요.
주인공 곁에는 애기괭이눈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얼레지에 비하면 작고 못생긴 꽃, 그런데 그 꽃이 내겐 너무 예뻤습니다. 왜냐구요? '애기괭이눈'을 처음으로 만난 순간이었거든요.
대체로 '애기'자가 들어간 꽃들은 작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것에도 온 우주의 법칙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 아름답습니다. 그것이 작은 꽃들의 매력이죠. 이 역시 콩깍지 낀 일이겠지만요.
작은 종기그릇 같은 곳에는 깨알 같은 씨앗들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작은 씨앗들을 가득 담고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소낙비 같은 굵은 빗방울입니다.
비오는 날 숲 속에 우산을 쓰고 앉아 괭이눈의 씨앗이 얼마나 튀는지 보는 것도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모릅니다. 보통 사람들은 여간해서 경험하기 힘든 신비한 광경을 봅니다. 콩깍지 끼어 우리 꽃 사랑에 눈먼 사람들 중에는 나 말고도 가끔 그런 사람이 있지요. 그런 사람 만나면 잘 아는 친구를 만난 듯 기분이 좋습니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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