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방아머리 갯벌 기행 (上)
3월 16일 대법원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새만금 끝물막이 공사가 시작되었다. 현지 어민들과 환경단체의 물리력 동원을 불사한 반발에도 당장에 공사를 막을 방도는 막막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까?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는 과거를 돌아보라고 했다. 답답한 마음을 안고 과거의 새만금이자 새만금의 미래라 할 시화호에 다녀왔다. 대부도 방아머리 갯벌 일대를 중심으로 한 답사 내용을 두 번에 나누어 싣는다.
1994년 1월 끝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자마자 여의도 면적의 80배에 이르는 호수가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담수화를 사실상 포기한 것은 그로부터 불과 4년 후인 1998년 11월이었으며, 공식 선언은 2001년 2월에 있었다. 이때까지 장장 14년 동안 1조 이상의 혈세가 낭비되었다. 그 후 5년, 시화호는 되살아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갯벌로 나가본다. 아직도 이런저런 공사와 개발이 끝나지 않은 탓에 막아놓은 곳도 많다. 기자가 대부도를 찾은 날은 다행히도 정오 무렵이 간조였다. 환경문화관 대신 간조 때의 갯벌을 실컷 구경했으니 전화위복이었던 셈이다(간조 시간은 매일 40여 분씩 뒤로 늦춰지므로 갯벌체험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물때를 알아보아야 한다).
그에 비해 검은머리물떼새는 훨씬 더 귀하신 몸이다. 국제적 희귀종이며 천연기념물 제326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이다(천연기념물은 문화재청이, 멸종위기종은 환경부가 각각 지정·관리하고 있다). 갯벌이나 해안에서 서식하며 긴 부리를 이용해 어패류를 즐겨 찾아 먹는 탓에 영어 이름도 'oystercathcer'다. 검은색, 흰색, 붉은색이 멋진 조화를 이뤄 '갯벌의 신사'로 불린다. 한반도에서는 금강 하구에 국제적 수준의 대집단이 서식하는데, 그곳조차도 요즘 갯벌 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이들이 갈 곳은 어디인지 걱정이 앞선다. 시화호 일대에도 소수가 산다더니만 과연 1~2쌍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제방 주변을 맴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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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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