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흔들리는 청소년들을 사회가 보호하기는커녕 타락의 벼랑끝으로 밀어내고 있어 건강한 가정과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관내 S중학교 2학년 학생인 박모양과 김모양은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집에서도 가족들과 불화를 겪다 지난달 5일 무작정 가출했다. 아는 언니와 오빠들을 찾아 흘러 들어오게 된 곳이 이동면 천리 어느 청소년들의 자취방. 여기서부터 고삐 풀린 이들의 방종은 시작된다.

PC방과 노래방 술집을 전전하며 이들은 거리낌없이 성인들처럼 먹고 마시고 보고 즐겼다. 그래도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 14세에 접어든 어린 나이지만 성인업소를 출입하는데 업소 주인은 물론이고 시비 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밖으로 떠돌다 지치면 자취방으로 돌아와 술과 담배로 위로(?)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돈이 떨어진 어느 날 지역정보지에서 노래방 보조를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 전화해서 찾아간 곳이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O상사. 노래방이 아닌 이 회사는 간판은 판촉물제작사지만 실상은 직업 소개를 미끼로 사기를 치는 박모(31)씨가 운영하는 개인 사무실이었다.

박씨는 4월17일 자신을 찾아온 박양과 김양에게 취업을 알선해 주겠다며 성상납을 요구, 동료 3명과 함께 일주일간 경기도 광주 등지의 여관을 떠돌며 박양 등을 강제로 성폭행 했다. 결국, 취업은 하지도 못한채 박양 등은 다시 천리의 더부살이 자취방으로 돌아와야 했다.

‘언니’‘오빠’들과 어울려 다시 방랑을 시작하던 이들이 발각된 것은 한 주민의 신고 덕분이었다. 고성이 터져 나오고 청소년들끼리 어울려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기던 주민이 민간기동순찰대에 신고, 그간의 행적이 드러났다.

용인민간기동순찰대연합대는 이들의 진술에 의거, 취업을 미끼로 해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박씨 등을 용인경찰서에 고발해 박씨는 현재 구속됐으며 나머지 일당도 수배중이다.

사건이 경찰에 접수됨으로 박양과 김양은 결국 지난8일 집으로 귀가, 한 달을 넘긴 이들의 방황은 일단락을 맺었다. 청소년을 올바르게 선도하지 못하는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우울한 가정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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