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문화원 합창단 중국교포 양재화씨

▲ 한국에 아코디언 매력 알리고 싶어 한국에 온 용인문화원 합창단 중국교포 양재화씨.
피아노소리도 아니고 오르간 소리도 아니다.

어깨에 메고 접었다 폈다 하면 반주가 어우러진 멋진 음악이 탄생한다.

옛날식 극장에서 듣던 소리, 북한 여성들이 응원할 때 선보여 유명세를 탔던 악기… 일명 손풍금이라 불리던 아코디언은 눈으로 보나 귀로 들어도 어색하기만 하다.

우리가 그동안 다른 악기에 길들어져 있어서인가.
한국 사람도 아닌 중국 교포 양재화씨가 아코디언을 메고 연주를 시작했다.

귀한 소리다.
눈을 지그시 감고 가슴을 열면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해진다.
단지 그가 연주를 잘해서가 아니다.

중국에서 조선족으로 한국말을 하며 살았고 그의 후세가 또 살고 있으며
그가 지금은 한국, 용인에 와서아코디언을 알리고 있어서는 아닐까.

#중국 해남성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쳐

경북 안동이 고향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중국 교포 양재화(44·김량장동)씨는 중국 남쪽 지방 해남성에서 태어나 해남성대학 아코디언 강사로 학생을 가르쳤다.

개인적으로 학원을 운영해 월수입이 6000원(우리나라 돈으로 80만원 정도) 정도에 달하는 중산층이었다.

중국에서 아들 대학도 보내고 차도 굴리며 편하게 살던 양씨는 아들만 남겨 둔 채, 4개월 전 용인 땅을 밟았다.

그는 조선족 초등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조선족이 모여 살던 곳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간간히 중국말을 섞기도 하고 한자로 뜻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미 한국에는 그의 형과 형수, 부인이 이미 자리를 잡아 놓은 상태였다. 형 내외는 공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얼마 전 대한민국 용인시민이 됐다. 그의 부인 역시 2년 전, 한국에 들어와 식당에서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외삼촌 초청으로 한국에 들어온 양씨는 다른 중국교포들처럼 공장에 나가거나 공사장을 쫓아 다니지 않는다.

84년도부터 아코디언을 연주했던 양씨는 중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실력으로 아코디언을 가르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좋은 사업 파트너를 만나면 아코디언 판매 사업도 해볼 계획이다.

#레스토랑서 연주 “용인이 좋아요”

하지만 한국에는 아코디언 연주가나 악기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국, 러시아, 독일, 북한은 아코디언을 많이 쓰는데 한국은 잘 몰라요.”

그는 한국의 아코디언 연주가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으로 찾아봤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아코디언을 배워보겠다는 학생들도 거의 드물었다. 그 중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50~60대 중·장년층이었다.

“신기하다고 하면서 배우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교본이 잘 돼 있어서 쉽게 배우고 6개월 정도 배우면 노래를 연주할 수 있거든요.”

요즈음 그는 아코디언을 가르치며 용인문화원합창단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친구들도 사귀고 있다.

“처음에 음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국 음식은 대부분 찌개나 구이 종류가 많더라고요. 해남성은 섬이라 회를 자주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는 방식하고는 좀 다르지만 회를 즐겨먹죠.”

한국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그는 문화원 활동이 재미있기만 하다.

“용인이 좋습니다. 한시를 좋아하고 또 문화원에서 한국 문화를 배우고, 노래도 배우니까요.”

아코디언 연주가인 양씨는 요즈음 대중가요 중에서도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면 제 맛이 나는 ‘당신은 바보야, 똑똑한 여자’등 트로트 노래를 많이 듣는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노래를 잘 모르는데 ‘첨밀밀’은 대부분 알고 있어서 가르쳐 주고 한국 노래는 80곡 정도 연주할 수 있죠.”

그는 최근 한 레스토랑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며 한국 노래를 많이 익혔다. 노래가 서양 방식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연주하면서 느낀다는 양씨는 어디서나 한국 노래 듣는데 열심이다.

교포를 바라보는 한국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지만 양씨는 아코디언을 메고 한국사람, 용인시민을 계속해서 만날 생각이다.

“예술 하는 사람 만나면 공감대가 생긴다”며 즐거워하는 양씨의 아코디언은 그가 살아가는 ‘희망’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이다. (아코디언 배우실 분 010-3213-7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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