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결정까지 무시하며 복직을 거부할 땐 섭섭하기고 하고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이렇게
다시 일터로 돌아오고 나니 미안한 마음도 생기네요. 대신 환자들을 위해 열심히 근무해야죠.”

꽉찬 3년만에 다시 옛 자리로 돌아왔지만 동료들도 많이 떠나고 다소 낯설기까지 한 병원을 둘러
보며 송인숙씨(38)가 던진 첫마디다. 용인정신병원 (이사장 이정환)에 10년 넘게 근무하던 송씨가
회사를 떠나게 됐던 계기는 96년 10월의 한 사건 때문.(관련기사 본지 창간준비 2호 15면)

타 부서와 차등 봉급인상에 항의해 동료 17명과 함께 결근한 것이 빌미가 됐다. 함께 행동했던
동료들은 경징계를 받거나 징계를 받지 않았는데 유독 송씨만 주임직책을 가졌다는 이유로 지휘
책임을 물어 해고당한 것.

그후 법정싸움은 3년간 지루하게 지속됐고 최종적으로 송씨에 대한 회사측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결론이 났다. 이와 함께 임금청구소송에 대해서도 해직기간 임금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회사측
도 이를 받아들였다.

끝까지 법적다툼을 벌이긴 했지만 복직한 송인숙씨에 대해 앞으로 원만하게 예전처럼 일할 수 있
도록 배려한다는 입장이다.

송씨는 회사측의 이런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마음먹고 있는 동안은 예전처럼 출근을 위해 이른 새
벽 버스에 오를 것이다. 사실 해고기간 3년동안 둘째 아이가 태어나 직장생활을 계속하기가 쉽지
는 않은 처지다. 또 밀린 임금도 지급받아 경제적 어려움이 그를 크게 압박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에겐 더 소중한 것이 있다. “3년간의 외로운 외침이 메아리쳐 돌아왔지만 당당하게 살
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죠.”

이젠 비슷한 처지에 있던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두 어깨가 무겁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상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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