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시민의 날 행사를 해도 이렇게 많이 모이긴 힘들겁니다.”

늦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2일, 원삼중학교와 원삼초등학교 운동장엔 「원삼 면민의
날」행사에 참석한 주민들로 가득 했다. 각 리별 현수막이 운동장을 둘러싼 가운데 어른에
서 아이들까지 한 데 어울렸다. 마을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 선수들 챙기랴, 응원하랴, 조용
했던 면소재지가 떠나갈 듯하다.

원삼면은 관내 읍·면·동중 가장 인구가 적은 7500명선. 그러나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무
려 4000명이 넘어 절반이상의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통적으로 2년에 한번씩 치러지는 이 행사는 원삼면민들의 가장 큰 축제이자, 주민 화합의
장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당초 지난해 예정이었던 행사가 구제금융사태로 인해 올해 열
렸을 뿐, 예전이나 지금이나 주민들의 호응도는 식을 줄 모른다.

“면민의 친목화합을 다지면서 자연스레 향토애를 고취시키는 의미가 큰 행사죠. 주민들이
명절 못지않게 기다리는 주민대동의 장입니다.”이강수 농협조합장의 자랑이다.

“아마 오늘 손님(?)이 들었으면 성한 집이 없었을 겁니다. 웬만한 집들이 텅텅비어 있으니
말이죠.”이번 행사준비를 위해 공무원을 독려했던 온만표 면장의 말에 주민들은 파안대소
와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원삼중학교와 원삼초등학교로나뉘어 열린 이날 행사는 축구와 400m 이어달리기, 단축마라
톤, 줄다리기, 피구, 노인경기(공굴리기) 등 체육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이와 함께 용인
예술단의 공연과 리별 노래자랑이 문화행사로 열려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우현 시의원은 “점점 세상인심이 각박해져 가고 개인주의가 팽배해 서로 이웃을 몰라본
다고 하지만 우리고장 만큼은 다릅니다. 어렸을 때도 마치 명절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면
민의 날을 기다렸듯 우리 아이들이 커도 이웃들이 함께 어울리는 주민 큰잔치로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둑해진 무렵, 리별 노래자랑을 끝으로 공식행사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못내 아쉬
운 듯 동네별로 다시 모여 뒤풀이로 이어졌다. /우상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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