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중장비연합회장 배정학씨

# 3년전부터 용인 혼성 합창단원으로

“노래를 좋아한다는데 그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용인시중장비연합회 배정학(42·양지면 양지리) 회장은 ‘노래하는 중장비 회장’으로 유명하다.

“돈을 많이 벌고 부를 축적해야 사는 건 아니잖아요.”

배 회장은 3년 전부터 용인혼성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맛보게 됐다. 양지면 남곡리가 고향인 그는 7남1녀 중 6번째 아들이다. 지금도 팔순을 넘긴 노부모가 고향에 살고 있다. 양지초등학교 용동중학교 태성고등학교 용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결혼 후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았다.

“용인은 내 고향이자 부모님, 형제들의 고향이죠. 지칠 때 쉴 수 있는 나무 그늘 같은 곳이죠. 그 속에서 지금껏 편하게 자랐죠.”

그 바람에 그는 아내 편에서지 못했고 가정에 소홀했다. 게다가 일찍이 기술을 배워 자립하게 돼 결혼 초부터 거의 일에 매여 지냈다. 아이들 역시 아내에게 맡긴 채 거의 돌보지 못해 아쉬움만 남았다. 그러던 중 탁구를 배우다 혼성합창단 단부장인 이은숙씨 제안으로 용인혼성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청년 때 워낙 배짱이 없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하사교육대를 지원했는데 군대에서 목이 트이면서 자신감이 생겼지요. 지금 이 목소리가 그 때 만들어진 소리죠.”

목소리가 좋아 성당 성가대에서 활동을 했지만 전문적인 훈련을 거쳐 무대에 서는 일은 처음이었다.

“문예회관에서 열린 정기연주회가 제 첫 데뷔 무대였어요. ‘나물 캐는 처녀’를 부르는데 중간에 솔로로 ‘얼레리 꼴레리’하는 대목이 있었어요. 그 때부터 별명이 ‘얼레리 꼴레리’가 돼 버렸죠.”

지금도 합창단 단원들은 이 별명을 부르며 그 때 기억을 떠올린다.


# 생활음악 스트레스 풀리고 가정화목

아시아토목중기 대표로 생업에 종사하는 그가 올해부터 용인시중장비연합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노래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새벽에 현장으로 나가 12시간씩 일하다 보면 연습 시간 맞추기가 참 어려워요.”

그래도 배 회장은 연습에 빠지지 않는다. 다른 단원들보다 더 열정을 쏟아 붓는다. 노래가 좋아 아버지합창단에 가입해 용인에 사는 남자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저는 생활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로는 아니지만 노래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집에서 대화도 많아졌어요. 또 성격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그가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자 친구들도 만날 때 마다 노래만 시킨다고 한다.

“모임에 나가면 노래를 많이 시키는데 대부분 신청곡이라 재미는 떨어지죠. 친구들은 우스개 소리로 “모스크바 공연 갈 때 불러라”그래요. 제가 모스크바 무대에 설 수 있을까요.”

웃음소리가 화음을 탄다.

무대에서 모래시계 삽입곡 ‘백학’을 꼭 불러보고 싶다는 배 회장은 최근 곰두리자원봉사단 활동을 시작했다.

“양지로타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 있게 봉사는 못한 것 같은 마음에 몸으로 열심히 노력 봉사할 계획이예요.”

그리고 가정에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뿐 이다.

“어떤 일이든 시작을 하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건강하게 일하고 취미생활 열심히 배워서 남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건설 중장비를 대형 운동장에 모아 놓고 멋진 음악에 맞춰 ‘중장비 콘서트’를 열겠다는 그의 꿈이 가을 하늘에 펼쳐진다. 노래하는 기분은 그를 높이 날아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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