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철 남해의 진주, 꿈과 낭만의 섬 소매물도로 떠나보자

첫째날

소매물도(小每勿島)는 거제도 남단 10㎞지점에 있는 섬 '매물도'에서 1Km 떨어진 섬으로 우리나라 섬들 가운데 사진작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름다운 섬이다.

그 섬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부산에서 8시 10분에 출발하는 통영행 시외버스를 탔다. 2시간 정도 지나자 통영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 날씨가 좀 흐려서 배가 안 뜰까봐 걱정했는데 통영에 도착하니 금세 화창해졌다. 나는 통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통영 여객터미널로 갔다.

통영여객터미널에 도착해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를 받았다. 그리곤 터미널 앞 마트에서 1박 2일 동안 먹을 것을 사고 인근에 있는 김밥가게에서 김밥도 샀다. 소매물도에는 식당이 없기 때문에 먹을 것을 꼭 챙겨야 하고 취사도구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나는 오전 11시에 소매물도(小每勿島)행 배를 탔다.

▲ 소매물도 선착장
ⓒ2005 조대흠

배로 약 1시간 걸려서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섬에는 벌써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소매물도에는 없는 게 많다. 전봇대, 식당, 할인마트, 우체국, 은행, 시장도 없다. 또 소매물도에는 '바퀴'가 없다. 자동차나 경운기, 리어카나 자전거도 한 대 없다. 섬이 워낙 작고 바퀴를 굴릴만한 길도 없기 때문이다.

처음엔 불편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나 모두 없는 것들뿐이라 적응되고 나면 더 편해진다. 우체국에 갈 필요도 은행에 갈 필요도 없으며 자동차를 운전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언덕에 있는 민박집에 도착한 후 짐을 풀어놓고 등대섬이 빨리 보고 싶어서 서둘러 산 넘어에 있는 등대섬으로 향했다. 소매물도는 두 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데 등대가 있는 섬으로 가려면 선착장에서 배를 타거나 산을 넘어서 건너가야 한다. 가능하면 산을 넘어서 가는 것이 더 좋다.

▲ 소매물도 가는 길
ⓒ2005 조대흠

▲ 소매물도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
ⓒ2005 조대흠

▲ 소매물도의 모세의 기적
ⓒ2005 조대흠

소매물도 등대

산 하나 넘어서
물이 길을 내주면
맨발 벗고 가는 길
엉겅퀴 민들레 진달래
모두 빠져 죽는 것들의 넋
왜 이곳에서 피느냐 했더니
'살아서 등대를 좋아한 탓'이라며
쓸쓸히 웃는다
그 '탓',
나도 그 탓 때문에 등대로 가는 거다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
(작가정신·1999)
/ 이생진
선착장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은 좀 험한 편이다. 하지만 산을 넘어가면서 볼 수 있는 푸른 숲과 환상적인 푸른바다는 마음을 맑게 해주며 눈도 즐겁게 해준다.

산을 비스듬히 돌아가면 꿈의 섬 소매물도의 등대섬이 보인다. 소매물도를 찾는 거의 대부분의 여행객이 등대섬을 보러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산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 푸른 초원이 나온다. 푸른 들판에는 염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절대로 양을 잡으려고 하지 마라. 아무리 잡으려 해도 몸만 피곤해지고 워낙 빠르고 절벽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등대섬은 소매물도 남쪽으로 1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물때를 잘 맞추면 몽돌로 된 돌길이 열려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섬 넓이는 소매물도의 4분의 1인 2000평 정도이다. 등대로 올라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섬 도처에 있는 아름다운 우리 꽃과 풀들을 볼 수 있다.

▲ 등대섬에서 바라본 전망
ⓒ2005 조대흠

등대가는 길에서 바라본 소매물도는 마치 그림 같다. 등대섬 선착장 쪽에는 자연산 해산물을 직접 잡아서 파는데 한 접시에 2만원이면 사먹을 수 있다. 소주는 1병에 3000원 정도 한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나도 해산물 한 접시랑 소주 1병을 먹었는데 그 맛을 어찌 표현할 수 있으랴….

▲ 소매물도 민박집
ⓒ2005 조대흠

저녁이 되자 민박집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녁을 드신다. 할머니는 밥그릇 가득 넘치게 밥 두 공기를 담으셨다. 힘든 일을 많이 하셔서일까? 양이 꽤 많으시다. 반찬은 찌게 하나에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 몇 가지가 전부였다. 할아버지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많이 닮으셔서 한참을 바라봤다.

할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으셔서 할머니께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할머니는 원래 한산도에 사셨다고 한다. 한산도에 사시다가 25살에 이곳 소매물도로 시집오셨다고 한다. 소매물도에 와서 처음엔 위쪽 동네에서 밭일을 하셨는데 나이가 들고 돈을 벌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져 40세가 되어서야 물질(해녀)을 하시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할머니에게서 소매물도에 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등대가 있는 쪽 섬은 국가 땅이고 나라에서 관리하고 이쪽에 섬은 개인소유라고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쪽 소매물도는 16년 전쯤(1989년도) 서울사람에게 6억원에 팔렸다고 한다. 그래서 매월 15만원씩 월세를 내며 생활하고 계신다고 한다.

뭍(통영)에는 한 달에 2번 정도 나가는데 일도 보시고 생필품이나 먹을 것 등을 사서 오신다고 한다. 해녀 일은 물때 때문에 한 달에 20일 정도를 하고 10일은 쉰다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소매물도에는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둘째날

▲ 소매물도의 아침 마을전경
ⓒ2005 조대흠

다음날 소매물도의 아침이 찾아왔다. 소매물도에는 산장 2곳과 촌집 8곳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것보단 더 되어 보인다. 마을을 돌아다녀보니 빈집도 몇 집 보인다.

마을 앞에 나지막한 언덕이 있는데 '바람의 언덕'이라 불린다. 연인들끼리 와서 선착장을 바라보며 낭만을 즐기기도 하고 가족들끼리 한가롭게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한적하게 푸른바다를 오고가는 배도 볼 수 있다.

▲ 소매물도 / 배타고 한바퀴
ⓒ2005 조대흠

소매물도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그것은 섬을 둘러싼 기암과 절벽들이다. 소매물도를 왕복하는 빠른 보트나 어선들이 있어 1인당 5000원이면 섬을 한 바퀴 구경할 수 있으며 등대섬에서 내려서 구경하고 다시 오는 배를 탈 수 있다. 소매물도에 가면 꼭 한번 타보시길 권한다.

▲ 소매물도 기암절벽
ⓒ2005 조대흠

여객선 선착장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이 섬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남매바위, 고래개, 등대섬, 글씽이굴, 상어굴 같은 독특한 지형들을 만나게 된다. 저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거나 내려오는 전설들이 있다.

선착장 오른 편 위쪽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가다 보면 갑작스레 움푹 패인 지형과 동백군락지가 나타난다. 울창한 동백 숲을 통과해 나오면 땅과 바다에 집채만 한 둥근 바위가 마주보고 있는데 이 두 바위를 남매바위라고 한다. 이 남매바위는 예전에 KBS 전설에 고향에도 나온 적이 있다.

▲ 소매물도
ⓒ2005 조대흠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12시에 통영행 배를 타고 소매물도를 빠져나왔다.

더운 여름철 휴가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세우고 계신다면 가족·연인·친구들과 함께 남해의 진주, 꿈과 낭만의 섬 소매물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남매바위와 글씽이굴의 전설

남매바위의 전설
약 200여년 전 허(許)씨 부부는 풍랑을 만나 대매물도에 정착했다. 낯선 외딴섬, 들려 오는 건 파도소리와 갈매기의 합창뿐인 이곳에서 단둘이 적막한 섬 생활을 시작했다.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활의 기반을 다진 후 아기를 낳았는데 쌍둥이 남매였다. 쌍둥이 중 한명은 죽는다는 속설 때문에 고민하던 부부는 딸을 작은 섬 소매물도에 버리고 돌아왔다.

이후 건강하게 자란 아들이 열여덟살이 되었을 때, 소매물도에서 피어나는 연기를 보고 갔다가 한 처녀를 만나 사랑을 빠지게 됐는데, 이가 곧 여동생이었다. 둘이 정을 나눈 순간 하늘이 갈라지며 번개가 내리쳤고, 두 남매는 커다란 바위(남매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글씽이굴
등대섬 아래의 글씽이굴은 중국 진시황 때 불로초를 구하러 온 서불이 해금강을 거쳐 이곳까지 왔다가 불로초는 구하지 못하고 동굴 천장에 서불과차(이곳에 다녀간다)라는 글을 남긴 곳이라 전해지는데 그것을 누가 보고와선 '글쓴거'라고 이야기 했는데 글 쓰여져 있는 곳, 글쓴데 ==> 글씬데 라는 뜻으로 글씽대 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굴을 글씽이굴 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첫째날

소매물도(小每勿島)는 거제도 남단 10㎞지점에 있는 섬 '매물도'에서 1Km 떨어진 섬으로 우리나라 섬들 가운데 사진작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름다운 섬이다.

그 섬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부산에서 8시 10분에 출발하는 통영행 시외버스를 탔다. 2시간 정도 지나자 통영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 날씨가 좀 흐려서 배가 안 뜰까봐 걱정했는데 통영에 도착하니 금세 화창해졌다. 나는 통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통영 여객터미널로 갔다.

통영여객터미널에 도착해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를 받았다. 그리곤 터미널 앞 마트에서 1박 2일 동안 먹을 것을 사고 인근에 있는 김밥가게에서 김밥도 샀다. 소매물도에는 식당이 없기 때문에 먹을 것을 꼭 챙겨야 하고 취사도구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나는 오전 11시에 소매물도(小每勿島)행 배를 탔다.

▲ 소매물도 선착장
ⓒ2005 조대흠

배로 약 1시간 걸려서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섬에는 벌써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소매물도에는 없는 게 많다. 전봇대, 식당, 할인마트, 우체국, 은행, 시장도 없다. 또 소매물도에는 '바퀴'가 없다. 자동차나 경운기, 리어카나 자전거도 한 대 없다. 섬이 워낙 작고 바퀴를 굴릴만한 길도 없기 때문이다.

처음엔 불편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나 모두 없는 것들뿐이라 적응되고 나면 더 편해진다. 우체국에 갈 필요도 은행에 갈 필요도 없으며 자동차를 운전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언덕에 있는 민박집에 도착한 후 짐을 풀어놓고 등대섬이 빨리 보고 싶어서 서둘러 산 넘어에 있는 등대섬으로 향했다. 소매물도는 두 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데 등대가 있는 섬으로 가려면 선착장에서 배를 타거나 산을 넘어서 건너가야 한다. 가능하면 산을 넘어서 가는 것이 더 좋다.

▲ 소매물도 가는 길
ⓒ2005 조대흠

▲ 소매물도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
ⓒ2005 조대흠

▲ 소매물도의 모세의 기적
ⓒ2005 조대흠

소매물도 등대

산 하나 넘어서
물이 길을 내주면
맨발 벗고 가는 길
엉겅퀴 민들레 진달래
모두 빠져 죽는 것들의 넋
왜 이곳에서 피느냐 했더니
'살아서 등대를 좋아한 탓'이라며
쓸쓸히 웃는다
그 '탓',
나도 그 탓 때문에 등대로 가는 거다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
(작가정신·1999)
/ 이생진
선착장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은 좀 험한 편이다. 하지만 산을 넘어가면서 볼 수 있는 푸른 숲과 환상적인 푸른바다는 마음을 맑게 해주며 눈도 즐겁게 해준다.

산을 비스듬히 돌아가면 꿈의 섬 소매물도의 등대섬이 보인다. 소매물도를 찾는 거의 대부분의 여행객이 등대섬을 보러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산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 푸른 초원이 나온다. 푸른 들판에는 염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절대로 양을 잡으려고 하지 마라. 아무리 잡으려 해도 몸만 피곤해지고 워낙 빠르고 절벽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등대섬은 소매물도 남쪽으로 1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물때를 잘 맞추면 몽돌로 된 돌길이 열려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섬 넓이는 소매물도의 4분의 1인 2000평 정도이다. 등대로 올라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섬 도처에 있는 아름다운 우리 꽃과 풀들을 볼 수 있다.

▲ 등대섬에서 바라본 전망
ⓒ2005 조대흠

등대가는 길에서 바라본 소매물도는 마치 그림 같다. 등대섬 선착장 쪽에는 자연산 해산물을 직접 잡아서 파는데 한 접시에 2만원이면 사먹을 수 있다. 소주는 1병에 3000원 정도 한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나도 해산물 한 접시랑 소주 1병을 먹었는데 그 맛을 어찌 표현할 수 있으랴….

▲ 소매물도 민박집
ⓒ2005 조대흠

저녁이 되자 민박집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녁을 드신다. 할머니는 밥그릇 가득 넘치게 밥 두 공기를 담으셨다. 힘든 일을 많이 하셔서일까? 양이 꽤 많으시다. 반찬은 찌게 하나에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 몇 가지가 전부였다. 할아버지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많이 닮으셔서 한참을 바라봤다.

할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으셔서 할머니께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할머니는 원래 한산도에 사셨다고 한다. 한산도에 사시다가 25살에 이곳 소매물도로 시집오셨다고 한다. 소매물도에 와서 처음엔 위쪽 동네에서 밭일을 하셨는데 나이가 들고 돈을 벌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져 40세가 되어서야 물질(해녀)을 하시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할머니에게서 소매물도에 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등대가 있는 쪽 섬은 국가 땅이고 나라에서 관리하고 이쪽에 섬은 개인소유라고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쪽 소매물도는 16년 전쯤(1989년도) 서울사람에게 6억원에 팔렸다고 한다. 그래서 매월 15만원씩 월세를 내며 생활하고 계신다고 한다.

뭍(통영)에는 한 달에 2번 정도 나가는데 일도 보시고 생필품이나 먹을 것 등을 사서 오신다고 한다. 해녀 일은 물때 때문에 한 달에 20일 정도를 하고 10일은 쉰다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소매물도에는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둘째날

▲ 소매물도의 아침 마을전경
ⓒ2005 조대흠

다음날 소매물도의 아침이 찾아왔다. 소매물도에는 산장 2곳과 촌집 8곳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것보단 더 되어 보인다. 마을을 돌아다녀보니 빈집도 몇 집 보인다.

마을 앞에 나지막한 언덕이 있는데 '바람의 언덕'이라 불린다. 연인들끼리 와서 선착장을 바라보며 낭만을 즐기기도 하고 가족들끼리 한가롭게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한적하게 푸른바다를 오고가는 배도 볼 수 있다.

▲ 소매물도 / 배타고 한바퀴
ⓒ2005 조대흠

소매물도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그것은 섬을 둘러싼 기암과 절벽들이다. 소매물도를 왕복하는 빠른 보트나 어선들이 있어 1인당 5000원이면 섬을 한 바퀴 구경할 수 있으며 등대섬에서 내려서 구경하고 다시 오는 배를 탈 수 있다. 소매물도에 가면 꼭 한번 타보시길 권한다.

▲ 소매물도 기암절벽
ⓒ2005 조대흠

여객선 선착장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이 섬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남매바위, 고래개, 등대섬, 글씽이굴, 상어굴 같은 독특한 지형들을 만나게 된다. 저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거나 내려오는 전설들이 있다.

선착장 오른 편 위쪽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가다 보면 갑작스레 움푹 패인 지형과 동백군락지가 나타난다. 울창한 동백 숲을 통과해 나오면 땅과 바다에 집채만 한 둥근 바위가 마주보고 있는데 이 두 바위를 남매바위라고 한다. 이 남매바위는 예전에 KBS 전설에 고향에도 나온 적이 있다.

▲ 소매물도
ⓒ2005 조대흠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12시에 통영행 배를 타고 소매물도를 빠져나왔다.

더운 여름철 휴가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세우고 계신다면 가족·연인·친구들과 함께 남해의 진주, 꿈과 낭만의 섬 소매물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남매바위와 글씽이굴의 전설

남매바위의 전설
약 200여년 전 허(許)씨 부부는 풍랑을 만나 대매물도에 정착했다. 낯선 외딴섬, 들려 오는 건 파도소리와 갈매기의 합창뿐인 이곳에서 단둘이 적막한 섬 생활을 시작했다.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활의 기반을 다진 후 아기를 낳았는데 쌍둥이 남매였다. 쌍둥이 중 한명은 죽는다는 속설 때문에 고민하던 부부는 딸을 작은 섬 소매물도에 버리고 돌아왔다.

이후 건강하게 자란 아들이 열여덟살이 되었을 때, 소매물도에서 피어나는 연기를 보고 갔다가 한 처녀를 만나 사랑을 빠지게 됐는데, 이가 곧 여동생이었다. 둘이 정을 나눈 순간 하늘이 갈라지며 번개가 내리쳤고, 두 남매는 커다란 바위(남매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글씽이굴
등대섬 아래의 글씽이굴은 중국 진시황 때 불로초를 구하러 온 서불이 해금강을 거쳐 이곳까지 왔다가 불로초는 구하지 못하고 동굴 천장에 서불과차(이곳에 다녀간다)라는 글을 남긴 곳이라 전해지는데 그것을 누가 보고와선 '글쓴거'라고 이야기 했는데 글 쓰여져 있는 곳, 글쓴데 ==> 글씬데 라는 뜻으로 글씽대 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굴을 글씽이굴 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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