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원삼면 ‘홍보대사’

▲ 원삼면을 이끄는 단체장이 한 자리에 모여 잔을 높이 들며 힘을 모았다. (사진 오른쪽부터 이우현 의장 윤재룡 주민자치위원장 박한국 체육회장 오복근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목갑균 이장협의회장 이강수 조합장 송한식 면장)
“들어라~ 들어라~ 잔을 높이 원삼면을 위하여…아자!”

바쁜 사람들이 짬을 냈다. 그런데 이렇게 마주하는 횟수가 잦다. 각계 분야를 대표하는 원삼면 일꾼들이기 때문이다.

“아…원삼면을 위해서라면, 모여야죠.”

이들이 자리를 한 곳은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원삼양조장」마당.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 가득 채워 노릿노릿하게 갓 구운 두부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머리고기, 여기에 김장독에서 막 꺼낸 시원한 묵은 김치를 척~ 올려놓고.

“자, 원삼면 파이팅 한번 해보자구.” 이우현 용인시의회 의장이 구호를 외치고 단체장들은 목청껏 소리 지른다. “위하여!” 목 넘김이 좋다.

좋은 자리에 얼굴만 내밀었다면 이런 자리도 없을 터. 궂은일에 팔 걷고 나서는 이들이 바로 원삼면 홍보대사다. 홍보대사가 별건가. ‘원삼면을 최고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래서 주민들이 어려울 때 곁에서 힘이 되는 것이 이들의 몫이다.

오늘은 원삼면 최고의 맛 ‘원삼 막걸리’도 자랑하고 막걸리에 담긴 아련한 추억도 하나씩 떠올리며 잠시나마 여유를 부려본다.

윤재룡 주민자치위원장부터 자랑이 시작됐다. “이 터에서만 60년이 넘어. 우리 어릴 때부터 양조장 보고 자랐으니까. 오래됐어… 물이 좋아서 맛도 좋다니까.”

이우현 의장도 질세라 한 수 거둔다. “우리 원삼면 노인네들 향수 불러일으키고 적적한 마음 달래주는 맛이 이거야. 삶의 애환이 그대로 녹아 있어.”

막걸리 들이킬 때 마다 자랑이 쏟아진다.

“농자천하지대본의 기본이 막걸리야. 요즈음도 자주 먹고 행사 때마다 빠지지 않지.”목갑균 이장협의회장은 막걸리를 인생살이 감초로 여긴다.

“농사짓고 이거 한잔 들이 켜봐. 피곤이 싹 풀리지. 신나서 일한다니까.” 오복근 새마을협의회장도 막걸리 자랑에 술이 술~술 넘어간다.

원삼막걸리 ‘단골손님’송한식 면장도 한 잔 걸치고 추임새를 넣는다. “농사철 그 힘들 때 말이야. 아…농민들 삶이 여기에 묻어나지. 그래서 더 맛이 좋은가봐. 허허.”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막걸리죠. 원삼면이 체육대회 때 보여주는 힘도 막걸리에서 나오니까.”

박한국 체육회장은 원삼면민 단결력까지 자랑거리에 덧붙인다.

이강수 조합장은 “막걸리 한 통 받아다 하룻밤 숙성시켜서 마시면 최고야. 더 이상 할 말이 있나?”라며 원삼막걸리 자랑에 쐐기를 박는다.

막걸리 한 잔에 실린 단체장 말 한마디 속에 원삼면 사람 향기가 폴폴 피어난다.

▲ 김충원(왼쪽) 김용진 부자
#고당리서 2대 째 술 빚는 김충원 부자

김용진 바르게살기협의회장이 최고의 맛을 만들어 내는 원삼양조장 주인이다.

김충원(77) 김용진(48) 부자는 23년 째 이 자리에서 술을 빚으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금도 원삼양조장 술 익는 냄새는 사람들 발길을 잡고 시름을 달랜다.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은 이 맛을 못 잊고 꼭 찾아. 우리나라에서 최고라고 말한다니까.”이 의장은 손님 접대에 원삼막걸리를 빼 놓지 않는다.

김 사장은 “아버지가 가르쳐 주고 제가 아직도 배우고 있죠.” 어른 두세 명은 들어갈 법한 커다란 술독에서 막걸리를 퍼 올리며 막걸리 비법을 설명한다.

“내가 마시려고 정성껏 만들어요. 이게 바로 원삼막걸리 비법이죠.”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원삼에서 정성을 다해 빚으면 이 맛이 난다는 것. 원삼 주민의 장수비결도 여기에 숨어있단다. 그리고 김 사장이 정직하게 지역에 봉사하면서 일한 탓에 원삼막걸리는 전국 각지서 ‘명품 막걸리’로 꼽힌다고.

이 조합장은 “이 맛은 대대손손 오래 기억 될 거야”라며 원삼양조장이 후대에도 고스란히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친다.

“아, 그럼요. 계속 해야죠. 대물림해서 우리처럼 후손들이 막걸리 한잔 부딪혀야죠.” 김 사장도 박자를 척척 맞춘다.

이날 모인 단체장들은 막걸리 한 잔에 추위를 녹이며 2005년 새 기대도 가져본다.

▲ 김용진 사장 커다란 술독에서 막걸리를 퍼 올리며 막걸리 비법을 설명한다.
윤 위원장은 풍년이 들어 넉넉한 원삼이 되기를, 목 회장은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철탑문제가 해결되기를… 옆에서도 ‘잘 될거야’라고 빈 잔에 술을 따른다.

“아직 개발이 저조하지만 앞으로 환경을 살리면서 친환경 고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송 면장 말에 이 의장은 “축구센터 만화박물관 등 자연환경을 살린 농업관광지로 발전할 원삼면은 화합이 잘 되고 원주민이 많이 살고 있어서 조만간 ‘원삼시대’가 올거야…”라며 다시 한번 ‘쨍그랑’.

그리고 “원삼막걸리 브랜드나 멋지게 하나 만들자구. 자! 다 같이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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