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이 면 단위까지 파고들어 기존에 상권을 선점하고 있던 농협 하나로마트와 각축전을 벌이면서 면지역 상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주민들에게 소비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지역 농산물에 대한 판로가 줄어드는 등 지역경제에 역효과도 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농협매장과 대형 할인점의 상권 다툼은 용인시내를 중심으로 포곡 양지 모현 등 면지역에 까지 파급된 가운데 인구 1만400여명인 백암면에도 오는 9월 대형 슈퍼 체인점 한세유통이 들어서게 돼 농협 유통점에 비상이 걸렸다.

신갈에 본사를 두고 전국 12개 지역에 체인점을 갖고 있는 한세유통은 백암면에 300평 규모의 대형 할인점을 완공, 오는 9월1일 개장 예정에 있다. 이 할인점은 셔틀버스를 운행, 백암시내를 중심으로 원삼면까지 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매장은 하나로마트와 불과 500m이내 거리에 있어 백암농협은 매장 운영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 대안마련에 들어 갔다.

백암농협은 일단 내년 5월중 완공을 목표로 신축사를 개축, 현재 70평 규모인 하나로마트매장을 300평 규모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암농협 측은 “유통점이 대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생존 위협에 직면한 농협 유통점을 살리겠다는 각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 배달체제를 갖추는 한편 생산 농가와의 약정을 통해 지역 농산물 우선 판매정책을 고수, 농업민들이 대다수인 지역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 방침. 그러나 이미 할인점들과 판매전이 불붙은 다른 면 단위 유통점의 경우 전문성 부족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포곡 둔전 하나로마트는 마주 보고 문을 연 한국유통과 전면전에 들어 갔으나 매출액이 크게 감소, 폐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우선 8월부터 규모를 축소해 운영하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포곡 농협의 한 관계자는 “가격 면에서는 오히려 하나로마트가 저렴한데 유통점으로서의 전문성과 서비스에 대한 대안이 부족해 대형 할인점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대형 할인점에 맞선 하나로마트의 대형화 추세에 대해 농협이 갖는 고민도 크다. 예산 배정 문제와 함께 대형 매장들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되는 중소상점들을 도의적으로 외면할 수가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용인시지회 방두환 과장은 “생산농민과 소비자 지역상인들의 입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할인점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면서 “지역 농산물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는 다른 유통점들에 비해 마진 폭이 작아 지역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수익을 줄 수 있는 농협 유통점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대안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읍·면·동 단위로 이동식 직거래 장터를 개설, 틈새시장을 파고 드는 전략을 통해 우선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 지회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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