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하늘이 좋은 날이다. 체육시간인지 아이들이 학교에서 뛰놀고 응원하고 웃는 소리가 집안까지 들려오니 기분이 좋다. 동네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는 우리 동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같지 않을까? 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파란 하늘을 보며 잠시 산책을 한다. 대추나무 잎은 어쩜 그렇게 후두둑 떨어지는 걸까? 잎은 늦게 나지만 낙엽은 또 이렇게 일찍 떨어진다. 대추나무는 1년을 짧고 굵게 사는 나무인가 보다. 계수나무에서 시작한 노란색 단풍을 보며, 올해도 단풍 절정기는 10월 25일쯤이라는 뉴스기사가 떠오른다.올해에는 단풍구경을
지난 여름부터 산책으로 하루를 열기 시작했다. 따가운 햇빛을 피해 이른 새벽으로 산책시간을 바꿨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된 지금도 여전히 새벽 산책을 하니 이제는 습관이 되었나 보다. 날이 제법 선선해졌어도 이른 아침 강아지와 산책은 여전히 즐겁다. ‘가을 뱀 조심하라’는 남편의 잔소리는 늘 한결같은 레퍼토리다.요즘은 산책 후 집에 돌아와 동행한 강아지의 발을 씻기는 일 외에 최근엔 털에 붙어있는 씨를 떼어내는 일이 더 추가되었다. 산책 코스에 따라 씨 종류도 달라지는데, 어느 날은 짚신나물 씨들이 주를 이루고 또 어떤 날은 주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으로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출·퇴근으로 인한 시간 소모를 줄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는 재택근무입니다. 하지만 활동량이 줄어들고 집안 한정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운동부족과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앉는 자세유지 등으로 목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이러한 척추부위 통증을 고치지 않고 계속 유지한다면 단순 근육통을 넘어 ‘일자목증후군’이나 목디스크, 허리디스크와 같은
높은 산들 사이로 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나라 콜롬비아는 필자들이 커피 생산국 중 처음 방문했던 국가이자 많은 추억이 떠오르는 나라이다. 대략 20년 전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처음 접했을 때 콜롬비아 커피는 생산 규모도 규모지만, 커피 블랜딩의 베이스로서 높은 활용도와 사람들의 선호도에서도 큰 존재감을 과시하던 나라였다.콜롬비아는 세계에서 표고가 높은 나라로 손꼽힌다. 수도인 보고타가 해발 2601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으며, 콜롬비아의 가장 높은 산인 크리스토발콜론봉(Pico Cristóbal Colón) 또한 가장 높은
1960년 체코 프라하에서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었다. 발표 준비를 하던 한 젊은 과학자가 식당 냅킨에 무엇인가를 진지한 표정으로 그리고 있었다. 식사 전에 생각난 아이디어를 잊어버리기 전에 정리한 것이다. 흡족한 표정의 젊은 과학자는 냅킨을 들고 발표장으로 들어갔다.이날 열린 심포지엄 주제는 세포막의 이동이었다. 세포들이 영양분을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설하는 과정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전 세계 많은 과학자 앞에 젊은 과학자는 냅킨에 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세포는 얇은 기름과 같은 막으로 덮여 보호되고 있기에 물질이
생태강사를 하며 곤충을 좋아하게 되어 각종 나비와 나방, 그리고 풀잠자리까지 키워보았다. 그러면서 여러 애벌레나 곤충을 만질 수도 있게 되고 그들을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쉽게 친해지지 않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거미였다. 거미는 곤충도 아니지만 마치 외계생물체나 괴물 같은 기괴함이 느껴지는 이질적인 생물이었다.그래서 평생 친해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젠 눈앞에서 자세히 보며 그 살아가는 모습을 궁금해 할 정도로 거미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생겼다.물론 아직 ‘아이, 예뻐라’ 하며 손에 담을 정도는 아니다.
9월, 아직 짧은 옷을 입고 다니니 여름의 끝쯤일까? 아니면 맑고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니 가을의 시작일까? 9월이 오면 계절이 변하고 있음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더 짙어진 하늘의 푸른빛에서, 피부에 와닿는 공기의 가벼움과 청량함에서, 그리고 밤에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에서…가을 풀숲은 다양한 소리로 가득하다. 더듬이가 가늘고 길며 초록빛이 예쁜 베짱이는 쓰익~쩍 쓰익~쩍 베 짜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베짱이, 철 철 철 운다고 해서 철써기, 쌕새긱기 하고 운다고 해서 쌕쌔기, 귀뚜라미는 귀뚤귀뚤 울어서 귀뚜라미란다.소리를 내는 원리도
커피는 사람의 입을 통해 마시는 음료이자 기호식품이다. 그렇다 보니 일반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뿐만 아니라 홈카페에서도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속적인 커피 도구들의 관리가 필요하다. 집에서 혼자 가볍게 내려 마시는 커피인데 굳이 청소와 관리가 필요한지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위생을 위해서도 도구들의 청소와 관리가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커피의 맛을 변질시킬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매일 같은 향미의 커피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위생적으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결과물인 커피의 향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커피를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것이 백로가 지나서 그런가 보다. 아침 일찍 가족과 산책을 나갔다. 얇은 긴팔을 입고 걸으니 따뜻하면서도 상쾌했다. 인적이 없는 뒷산 길에서 마스크를 잠시 턱밑으로 내리니 숲 내음이 좋았다. 이슬비가 내려 빗물과 어우러진 그 냄새가 싱그러웠다.토란잎 위로 빗물이 고여 있었다. 손가락을 튕겨 빗물을 털어내니 또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신기하다며 아이가 재밌어했다. 추석에 토란대로 육개장도 해먹고, 토란탕도 끓여 먹을 수 있겠다.필자는 고향에서 추석에 토란탕을 끓여 먹은 기억이 없다. 토란은 물이 많은 땅에서 잘
약 35억년 전에 지구에 식물이 생겨나 생명의 기초를 마련해준 이후 한참만인 20만년 전에서야 호모사피엔스가 출연하였다. 호모사피엔스는 10만년이 지나 언어를 사용하게 되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현재까지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40억년의 진화과정에서 지구에 있는 생물 중 인간이 유일하게 받은 선물은 마음, 감정, 느낌과 같은 자아의식이라고 한다. 인간이 시간에 대한 개념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된 반면, 자연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되어 그로 인해 불안이라는 저주도
‘정재근이 들려주는 블루스 이야기’ 이름 석 자를 붙인 연재를 약 4년 6개월 동안 이어오다 100회를 채우고 끝내게 되었습니다. 짧게 심정을 표현하자면 서운함보다 시원함이 앞섭니다. 왜 그런 마음이 드느냐고 묻지는 마세요~(하 하)음악을 한 가지 장르만 외곬으로 듣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 성격이라 처음 연재를 준비하면서 어떤 대중음악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고민을 했더랍니다. 가만히 보니 일반 팝이나 재즈 쪽은 이미 많은 분이 글과 자료를 내놓고 있으니 굳이 숟가락을 더 얹을 필요까지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왕이면 남들이 잘 다루지
요즘 들어 커피 원두를 구매하러 오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짐작하게 된다. 맛있는 커피 한잔을 위해 본인 취향에 맞는 원두 선택도 중요하지만, 앞서 밝혔듯이 기구 및 추출방법도 향미에 큰 영향을 끼친다.커피를 좀 더 색다르게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아마도 커피 외에 다른 재료를 혼합 또는 변형시켜 새로운 음료를 만들어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번에는 홈바리스타라는 주제의 마지막 시간으로 커피를 가지고 만드는 다양한 음료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여러 가지 변화는 가족의 생활 모습도 바꾸어 놓았다. 학교를 가지 못하는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가 많아지자 소리와 화면이 방해받지 않는 공간으로 각자 컴퓨터, 노트북, 패드와 휴대폰을 들고 들어가 버렸다. 분명 한 집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시간표대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따로 가졌고, 그나마 저녁이 돼서야 식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감옥도 아닌데 각자 독방에 갇혀 생활하는 신세가 되었다. 아이들이 커지니 이러한 경향은 더 커졌다. 주말이 돼서야 서로 비는 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되었고, 그 때가
기독교의 성경 처음에는 천지창조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성서에 의하면 세계를 창조한 하나님은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과라고 불리는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였으나 뱀의 유혹에 넘어가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어떤 과일인지 나오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이 과일을 사과로 생각했다.사과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전 2000년 이전부터 재배되었던 것이 서쪽으로 전파되어 그리스, 유럽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신맛이 나면서 아삭한 식감을 가진 사과는 과일뿐 아니라 잼이나 주스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식재료로 활용되었다. 그리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장기화하다 보니 세상에 활기가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고단한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힘들고 고단할 때 내 주변에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야기나 가르침으로 위안을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어떨까요?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이자 백만장자 타이 로페즈는 돈 없이 성공할 수 있는 7가지 비법을 말했는데, 맨 마지막으로 꼽은 게 멘토를 찾으라는 것이었어요.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좋은 멘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곁들여서 말이지요. 만약 스티브 잡스가 내 멘토가
7월의 더위는 사람의 기를 다 빼앗아가는 더위였다. 덥고 습한 날씨에 햇살마저 강렬했다. 하지만 하늘은 짙은 파란색과 흰 구름이 어우러져 여름 내내 아름다웠다. 계절이란 참 어김이 없다. 계속될 것만 같던 7월 더위는 8월 들어 견딜만하게 되었다.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었던 더위가 에어컨을 끄고 이불을 덮고 잘 만큼 선선함으로 변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말이다.7월과 8월은 계곡 주변을 찾게 된다.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계곡이지만 여름이 되어서야 눈에 띈다. 근데 더 재미있는 점은 계곡마다 식생이 다르다는 것이다. 식생이
무더운 여름철은 복통과 설사 질환이 잘 발생하는 계절이다. 인류가 정착해서 식량을 저장하기 시작하면서 고온 다습한 환경은 음식이 부패하거나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었다. 특히 남쪽 적도 근처에는 고온 다습한 환경이 조성되어 전염병이 자주 발생해 사람들이 거주하기 쉽지 않았다.동양권에서도 중국 양쯔강을 중심으로 한 남쪽 지역은 전염병 발생이 빈번했는데, 춘추전국시대 이 지역에서 성립된 초나라는 황하강 지역으로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황하강 중류에 있던 중국인들은 남쪽 이민족을 방어하기 위한 연합 과정에서 결국 초나라와 타협
홈바리스타 첫 번째 글에서 했던 커피머신의 선택에 이어 이번에는 머신을 이용한 추출 방식이 아닌 직접 사람의 손과 커피 추출 도구를 이용한 브루잉 기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요즘은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하지만 본인 스타일과 맞지 않는 추출 기구를 이용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무관심해지고, 결국 많이 사용하지 않은 기구들을 중고로 내놓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서 홈카페에 필요한 브루잉 기구는 어떤 것이 있고, 나에게 맞는 추출 기구는
풀벌레소리가 숲을 울린다. 치르르르, 찌~딱 찌~딱, 맴~맴~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큰 동물들은 대부분 입을 통해 소리를 내지만, 곤충들은 날개나 다리를 비벼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높낮이 없이 단순하면서 경쾌한 그들의 소리로 여름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여름 더위는 사람의 본능인 식욕도 가져간다. 아이들 몸무게는 유지만 되어도 다행이다. 이런 한여름의 먹거리라면 시원한 수박, 참외 등 과일이 먼저 떠오르고, 다음으로 생각나는 것이 옥수수와 감자다. 특히 옥수수와 감자는 쌀이 부족할 때 주식을 대
사람들은 대부분 소비재를 접할 때, ‘가업’이나 ‘전통’ ‘계승’ 같은 단어가 붙어있으면 다른 것들보다 훨씬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고 합니다. 필자 지인들도 대를 이어서 가업을 잇고 있다거나 부모와 자식이 함께 물건을 만들었다고 하면 왠지 더 믿음이 간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연결고리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 아니겠어요? 기업인들이나 정치인들은 부정적일 수도 있을 테니 일단 제쳐두고라도 우리에게 긍정적 효과를 주는 잘 알려진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먼저 대중 스포츠 쪽에서는 축구의 차범근·차두리. 야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