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는 맛의 퀄리티가 많이 부족하다 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커피의 향미를 추구하는 커피전문점이 사용하기 꺼려하는 흔히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커피였다. 하지만 무알콜 음료 및 제로 칼로리 음료 등의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처럼 임산부와 카페인에 내성이 약한 소비자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찾고 있고, 그에 따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필자들이 알던 디카페인 커피는 향미가 흐릿하고 정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멀리했다. 하지만 최근 디카페인 커피들을 접해보
1884년 갑신정변에서 큰 부상을 입었던 민영익은 미국인 선교사이자 의사였던 알렌의 치료로 생명을 구했다. 알렌의 활약으로 현대의학의 우수성에 대해서 인식한 조선 정부는 근대적 의료기관 설립에 나섰다. 1885년 1월 27일 알렌은 ‘Proposal for Founding an Hospital for the Government of His Majesty the King of Corea in Seoul’이라는 제안서를 내면서 ‘조선정부경중 병원건설절론(朝鮮政府京中病院建設節論)’으로 번역했다. 당시 조선에는 ‘의원’ 혹은 ‘~원’이라는
또다시 겨울이다. 매년 이렇게 사계절이 돌고 돈다. 계절의 반복은 자연이 변함없게 느껴지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꾸준히 성장해가는 생물들은 언제나 변화한다. 그런 자연을 오늘도 걷는다. 몇 년째 같은 숲을 가고, 나무를 본다. 올봄에도 생강나무 꽃을 보았고, 여름엔 아까시나무 꽃을 보았고, 가을엔 밤을 주웠다. 겨울이 되니 어김없이 높은 나무 위에 까치집이 보이고 날카롭게 직박구리의 떼쓰는 소리가 들린다. 벌써 짝을 찾느라, 둥지 지을 곳을 찾느라 신경전이다. 까치가 어디에서 큰 솜뭉치를 찾았는지 발로 잡고 갈무리를 한다. 산수유
추워진 날씨 덕분에 점점 게을러지고 있는 요즘이다. 매일 산책하러 나가던 좋은 시절은 가고 바깥 활동보다 따뜻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집안에서 개와 마주하는 시간도 덩달아 늘어났다. 활동량이 많은 개는 산책 가자 보채며 필자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는다. 여러 번의 파양경험이 있던 개는 우여곡절 끝에 필자 집에 정착했으며, 우리 가족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필자의 집으로 온지 3년이 넘었지만 사람에게 버려진 충격이 아직 남아있는지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유난히 크다. 그러다 보니 필자 집으로 오는 손님에게
허리 통증과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은 나이에 상관없이 흔히 생기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에서 허리디스크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데 반해, 운동하는 시간은 그에 비해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학생 때는 공부하느라 책상에 오랜 시간 앉아 있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 중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거나 걷는 자세에 비해 척추는 더 많은 하중을
‘직사광선을 피해 습하지 않은 건조한 곳에서 밀폐 보관하세요.’ 커피 원두를 구매하면 보관방법에 이같이 표기되어 있는 문구를 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커피는 지난번 로스팅 시간에 밝힌 것처럼 생두에 열을 가해 섭취가 가능하게 만든 가공식품이다. 그렇다 보니 로스팅 과정 중 고온의 열로 인해 생두가 가진 수분은 대부분 증발하게 되고, 그로 인해 유해한 균과 곰팡이의 번식에 노출되는 위험이 낮은 식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원두의 유통기한을 살펴보면 대부분 6개월에서 1년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조일로부터 유통기한에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입동을 맞았을 때도 그리 겨울을 실감하지 못했다. 아직 그리 춥지 않았고, 마당 텃밭에도 작물들이 남아 자라고 있었다. 그러다 며칠 전 소설이 지났다. 소설은 말 그대로 작은 눈, 적은 눈이 온다는 절기로 첫눈이 올 때쯤과 맞먹는다.그런데 올해 정말로 소설에 아주 작은 눈이 내렸다. 차마 눈이라고 말하기 쑥쓰러울 정도로 살짝 눈발만 날리다 말았다. 그리고 다음 날 또 다음날 삼일 연속 눈을 보았다. 하루가 지날수록 눈발이 세졌다. 결국 아침에 일어나 보니 마당에 작은 눈알갱이들이 쌓여있었다. 이렇게 스며들 듯
2020년 건강보험 통계가 11월 4일 발표되었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20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약 86조7139억원으로 2019년 86조1110억원에 비해 0.6%포인트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보장성 강화로 매년 10%씩 증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제자리 수준으로,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민의 진료 행태에 큰 영향을 준 것이 확인된다. 국민 1인당 연간 진료비는 181만원으로 2019년에 179만원과 거의 비슷했다.전국 의과 의료기관은 3만6573곳으로 2019년 3만5913곳과 비교해 660곳 증가했는데, 증가된 의
며칠 전 읽은 채근담 후집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꾀꼬리가 노래하고 꽃이 활짝 피어 온 산과 골짜기를 가득 채워도, 이 모두는 천지의 헛된 모습일 뿐이니, 계곡의 물이 마르고 나뭇잎이 떨어져 바위와 벼랑만이 앙상하게 드러나야 비로소 천지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지금의 계절은 그럼 어디쯤일까? 본 모습을 찾아가는 힘든 여정의 끝자락 어디쯤일까? 그럼 나는 어떨까? 나는 괜찮은 사람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물들었던 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 어떤 나무는 벌써 가지만
‘로스팅과 로스터기의 발전’ 편에 이어 이번엔 로스팅에 관심이 있거나 집에서 로스팅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앞서 밝혔듯이 커피의 향미를 결정짓는 것은 생두의 품질과 로스팅(Roasting)이다. 이렇듯 생두는 향미 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지만, 아무리 품질 좋은 생두를 사용한다고 해도 로스팅 기술이 부족하면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몇 해 전부터 유튜브에 있는 영상 콘텐츠 중 고기를 잘 굽는 방법과 관련된 영상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스테이크를 굽는 방법을 보면 커피 로스팅과 비슷한 부분이 너
기온은 서서히 변하는데 사람들은 언제나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고, 계절이 바뀌는지 몰랐다고 말한다. 입동 즈음해서 단풍이 마무리되었다. 며칠 지나자 겨울을 알리는 듯 첫눈이 내렸다. 서서히 또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다. 사계절을 닮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요즘 그 풍부한 감성을 문화의 힘으로 전 세계에 뽐내고 있는 것 같다.월동준비를 위해 가을옷을 정리하고 겨울옷을 내어놓았다. 어른보다 놀이터, 야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옷을 준비해 주는 것은 중요하다. 매번 작아진 옷은 헌옷 함에 넣으려고 따로 정리했다. 우리에게
영국의 윌리엄 브록케돈은 시계를 고치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15세의 나이로 가업을 이어받았다. 13살 때 아버지를 도와 번개에 맞은 교회 시계탑을 수리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재능이 많았다. 런던에서 본격적으로 기술을 배워 고향으로 돌아와서 5년간 시계 수리공으로 일하던 그는 남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의 그림을 눈여겨보던 지역 인사가 영국의 수도 런던으로 유학갈 수 있도록 후원했다. 브록케돈은 6년간 공부하면서 화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1815년 프랑스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하고 영국에서 프랑스 등 유럽으로의 여
커피 생두가 가진 향미 성분은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았지만 대략 600~800가지이며, 로스팅을 통해 원두로 될 경우 1000가지 이상의 종류로 향미가 발현된다. 향미가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두가 지닌 특성을 분석하고 열을 가해 화학 변화로 만들어지는 생두의 특징을 잘 들추어 낼 수 있어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인 커피 로스터(Coffee Roaster)는 일반적으로 생두에 열을 가해 단순히 익히는 형태의 커피 로스팅 방식이 아닌 생두가 만들어지게 된 환경적 요인과 가공방식에서 얻어지는 특징 및 특성, 그리고 가능성 등을
여름 지나면 겨울 시작인 필자가 사는 동네는 찬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지 한참이다. 기상예보상 영상 기온임에도 벌써 얼음이 얼었다. 마당의 꽃들은 하룻밤 사이에 다 시들어버려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추운 겨울이 되니 낡은 자동차에 대한 걱정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차의 주행거리가 30만km가 다 되어가다 보니 얼마 전부터 여기저기 수리해달라고 계속 이상한 소리까지 내며 아우성대고 있다.근 10년간 큰 사고 없이 잘 지내줘서 고맙긴 하다만 지속적인 수리비로 새 차에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다시 휘
시상식이 끝나고 곧바로 근처 회관에서 1~10위를 대상으로 한 사일런트 옥션(Silent Auction) 방식의 경매가 진행됐다. 정해진 시간 동안 가장 높은 금액을 입찰한 사람이 낙찰 받는 방식이었다. 15분 정도 정적이 흘렀다. 구매자들은 앞에서 서성이며 서로 입찰 가격을 저울질해 적어 냈고, 소작농들은 뒤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경매가 종료되고 입찰자와 낙찰 가격이 공개될 때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소작농들의 기쁨의 눈물이었다. 한 해 커피를 재배하기 위한 열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귓가에 속삭여 주며 다독이는
1592년 10만명이 넘는 왜군이 부산에 상륙하면서 임진왜란이 시작되었다. 왜군의 주력 무기는 여전히 칼과 활이었지만, 조총이라는 이름의 큰 소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탄환은 막을 방법이 없어 조선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군은 빠르게 총기 위주로 군 병력을 재편했다.이후 여진족이 중심이 된 후금과 청과의 전투에서 사용되었다. 1616년 만주 지역에서 활동하던 누르하치는 칸으로 자칭하며 후금을 건국했다. 명나라는 후금을 공격하기 위해 조선에 파병을 요청했다. 임진왜란 당시 큰 지원을 받았던 조선은 강홍립을 총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 찬란한 햇살이 한올한올 세어지는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어느덧 가을은 막차의 출발을 앞두고 있어 더욱 아쉽다. 구절초가 피고 지고, 국화가 피고 지고 또 피어 가을엔 역시 국화밖에 없다는 듯 이곳저곳에서 독보적으로 마당을 장악하고 있다. 마치 스페인 플라멩코 치마의 화려한 레이스를 닮은 메리골드가 마당 한곳을 당당하게 장식하고 있다. 그 메리골드 위로 갑자기 작은 새를 닮은 박각시가 들어왔다. 하던 일을 멈추고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빨강노랑 메리골드 꽃 사이로 보이지도 않는 엄청 빠른 날갯짓을
알프스에서 시작된 라인강은 스위스 경계를 지나 독일을 거쳐 북해까지 1320km에 걸쳐 흐르고 있다. 고대부터 로마제국의 경계가 되기도 했고, 물자를 운반하는 수로로 활용되기도 했다. 프랑스와 독일 경계에 위치한 스위스 도시 바젤은 라인강 상류에 발달한 도시로,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자원과 학문이 스위스로 통하는 중요한 관문이었다. 1868년 바젤 의과대학을 졸업한 프리드리히 미셔는 고민에 빠졌다. 몇 년 전 심한 장티푸스로 고열에 시달리면서 청력이 손상되었기에 대화를 많이 하는 환자 진료보다 기초의학 연구로 방향을 잡았다. 독일
2019년 5월 뉴욕 C마켓의 커피생두 가격은 파운드당 90.68센트였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커피생두의 가격은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커피가격의 폭락은 결국 농부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생계가 위협받는 환경이 초래됐다.한 예로 FNC(콜롬비아 커피생산자 연합) 홈페이지에서는 어려운 농부들의 일상과 좋지 않은 현실을 담은 사진과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 묵묵히 커피 재배를 포기하지 않던 소작농들에게 커피인들의 도움이 이어지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오로 그룹(ORO GROUP)이
여름인가 싶었던 더위가 계속되더니 요 며칠은 겨울인가 싶을 정도로 춥다. 가을이 온 걸까? 이 현상도 기후변화의 하나일까? 계절이 계절답지 못하다. 식물들도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도 나무들의 잎 색깔은 빨갛게, 노랗게 변하고 있다. 아직은 초록이 더 많이 보이지만 말이다.조금의 추위쯤은 맑고 파란 하늘 덕에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오늘도 친구들이 도착하기 한참 전에 숲에 도착했다. 아이들과 수업할 준비물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한 후 숲에 올랐다. 단풍이 주젠데, 아직 잎들은 초록이 훨씬 더 많다.하지만 열매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