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7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유치 확정이 발표된 날이다. 그로부터 3년 6개월.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해당사업이 분기점에 섰다. 몇 가지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수용재결’이다. 9월 13일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해당사업지 수용재결 신청 심의에서 재결을 결정했다. 사업시행자가 법원에 공탁을 마치면 토지소유권을 갖게 돼 사실상 토지수용을 둘러싼 공방은 마무리됐다는 의미다.전체 토지소유권을 가진 주민들 중 10% 정도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수용재결 대상자인 이들은 선택해야 하는
커먼즈필드 춘천을 ‘空間’ 이 아니라 ‘共間’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던데,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같다.“공동체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먹고 노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공간이 기능과 쓸모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 관계가 가득 차야 지역성이나 장소성을 갖는다. 공간(共間)은 공동체와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장소다.”커먼즈필드 춘천의 운영 방향과 핵심 사업은?“사회혁신은 정책의 대상이자 사용자로서 시민이 직접 참여해서 필요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는 점에서 지역의 필요에 주목하는 혁신실험의 거점이다. 시민
2016년 사회를 향한 다양성과 개방성의 가치를 실현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융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공유경제 전문회사 오픈랩이 광주에 설립됐다. 오픈랩은 메이커 스페이스 ‘팹랩 광주’를 열고 3D프린터, 레이저커터, 각종 수공구 등을 이용해 디지털 제작이 가능하도록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팹랩 광주는 교육프로그램, 메이커톤 행사 운영 등 메이커 문화 확산 거점이기도 한 민간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다.강원도 춘천시 효장동 옛 강원지방조달청 건물에 2019년 들어선 ‘커먼즈필드 춘천’은 서울혁신파크와 비슷한
오랜 아파트 생활로 이웃과 다른 사람들 삶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한 것처럼 여기던 터라 ‘마을’, ‘마을공동체’란 말을 들으면 낯설고 어렵다는 느낌이 먼저 떠오르곤 했다.그러다 퍼실리테이터 활동을 하며 여러 지역의 마을활동가들을 만날 기회가 늘었다. 마을을 위해 자신의 마음과 시간을 기꺼이 내줄 줄 아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그러한 시도와 노력이 활력이 되어 지역에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때마침 용인에서 마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책을 매개로 동네 공부 모임을 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때만 해도 코로
용인특례시는 2020년 스마트 도시계획 수립용역에 나섰다. ICT를 접목해 의료, 복지, 교통 등 도시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기 위한 것이다.그러나 많은 도시에서 시도하는 스마트 도시는 시민의 참여가 빠져 있다. 시민들이 참여해 만들어가는 스마트 도시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용인시가 안고 있는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민관협치가 중요하다는 의미다.반면 팹랩이라는 구체적인 제조 실험실인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팹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팹시티’다. 현재 재료와 제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체 활동이 제한되던 시기였다. 팬데믹은 용인시 처인구의 돌봉산 아래에 있는 한 마을 공동체에도 영향을 끼쳤다. 약 120세대가 모여 있는 더불어숲 타운하우스. 이곳에선 그동안 계절마다 마을 행사가 조직돼 왔다.더불어숲 타운하우스의 육아 공동체 ‘라이크북’과 ‘마녀회’ 회원들은 용인시 마을공동체사업 지원금을 받아 식목일엔 가로수 심기와 플리마켓, 광복절엔 물총놀이, 가을엔 할로윈 파티. 마을 주민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요가나 우크렐레, 그림 수업 등을 진행해왔다.그러나 코로나19로 모든 행사가 중지
인구 109만명의 용인시는 2022년 1월 특례시가 됐다. 용인시는 앞선 2021년 6월 ‘탄소중립 2050’ 참여를 선언했다. 용인시 민간협치위원회는 2021년 ‘쓰레기 제로 마을실험실’을 운영하며 민관 거버넌스 구축에 나섰다.이를 통해 시민들은 자원순환 사회로 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용인에서 처음 협동조합을 통해 새활용(업사이클링) 제품이 생산됐고, 민간 도서관은 제조 실험실로 불리는 메이커 스페이스(팹랩, 무한 상상실)를 만들었다. 이같은 활동은 기후 위기 대응과 자원순환, 그리고 혁신과 실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순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長村(장촌)마을은 마을이 길어서라는 설도 있고, 예전에 장씨가 많이 살아 장촌마을이라고 했다는 마을 이름의 유래가 전해진다.용인시청에서 자동차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마을이면서도 산촌에 가까운 농촌마을로 용인 속의 강원도라 할 정도로 경관이 좋은 마을이다.2017년 경기 농촌 현장 포럼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마을공동체나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하는 계기가 이때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 일에 봉사하면서 그저 묵묵히 마을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인식에서 깨어난 계기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현재, 코로나19로 이웃과 소통이 단절되고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만남의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당연한 듯 지역사회에 퍼져가고 있다.그러다 보니 사회적, 인간적 관계성이 약한 사람들은 더욱 고립된 생활로 이어지고 있으며, 고독과 우울감을 병리적으로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인간은 본래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가지고 살아갈 때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며 장수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러한 활동을 선구적으로 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지역민들은 좋은 관계망 속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지역사회를
77년 전 8월 15일 12시, 일본 천황의 항복 선언으로 이 땅에 해방과 자유가 찾아 왔다. 1894년 7월 경복궁 점령부터 일본은 50년 동안 이 땅에서 학살과 탄압, 통제와 수탈, 민족문화 말살 등을 자행했다. 그 아픔과 상처, 분노와 저항의 상흔이 아직도 용인 곳곳에 남아있다.용인의 근대사 유적은 2008년 독립기념관의 사적지 조사(15곳)를 시작으로 경기문화재단과 용인시가 설치한 표지석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후 항일의병과 독립만세운동, 민족지사의 생가와 묘소 등이 추가로 발굴돼 이중 대표적인 유적지 몇 곳을 소개
수지구 동천동은 2015년부터 단체 간 협력을 통해 마을이 변화하고 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마을 일을 처음 7개 단체가 모여 제1회 머내마을축제를 만들었다.그 성과를 이어 현재 30여개 단체들이 협력해 크고 작은 마을 일감을 생산하고 있다. 1년 단위 프로젝트로 ‘책 읽는 마을 동천동’, ‘일상속 에코벽’, ‘걸어서 15분 에코마을’이란 주제로 활동을 하기도 한다. 단체 간 협력에서 독서동아리, 단체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관계망이 만들어지면서 또 다른 일감을 생산하고 있다.바쁘게 마을 활동을 하면서 드는
세계적으로 기후 재난이 시작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2050 탄소중립’이란 용어는 각종 매스컴의 보도로 익숙해졌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는 눈에 띄는 변화를 찾기 어렵다. 여전히 지역의 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반갑다.올해 사회적협동조합 에코컨서번시Y가 참여하고 있는 PET 새활용 프로젝트는 버려지는 쓰레기를 새로운 가치를 가진 생산품으로 바꿀 수 있는 과정을 실험해 보는 프로젝트이다. 최
26년만에 80여만 명의 인구가 유입된 용인시. 행정 면적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수준일 만큼 광범위해 지역격차가 심하다. 이에 따라 지역을 아우르는 공공 영역의 정책이 절실하다. 공공플랫폼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자치단체는 각각 특수성이 있다. 용인시는 과연 어떤 특색을 살린 공공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활용하기 위한 기반 시설은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아본다.용인시 공공플랫폼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플랫폼이란 사용자 편의를 최우선 순위에 둔다. 편의는 실용적이어야 한다. 때문에 명확해야 한다. 제주도 공공플랫폼인 탐나오는 여행과 관
필자는 12년째 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용인시 작은도서관협의회(용도협)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용도협은 20곳 남짓한 도서관이 함께 작은도서관 중심의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고, 많은 작은도서관에서 자원활동가들이 자치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혹시 ‘자원활동가’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자원봉사 같긴 한데 다른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할 것 같네요. 원래 자원활동이라는 말은 사전이나 규칙 등에 나와 있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작은도서관에서 종종 쓰이는 이유는 자원봉사의 희생만을 강
지리적으로는 인천이 북서, 부산이 남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인구도 경기도와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 최다 수준이다. 반도를 서에서 동쪽으로 횡단해 400km를 오가야 하는 거리지만 이들 도시 이미지는 상당 부분 비슷하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로, 인천은 중국과 부산은 일본과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성이 있다.도시화가 이미 오래전에 완성돼 도심 곳곳은 다양한 색채를 보인다. 무엇보다 관광자원이 풍부해 관광객 역시 많이 찾는다. 그만큼 국내에서 경제 문화 교통 요충지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들 대도시 역시 지역경제 공동화 구역
용인시는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하고 있다. 문화도시 안에는 관광 역시 한 축으로 자리한다. 맞춰 용인시는 경기도내에서 가장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다. 하지만 당장 용인시를 대표할만한 관광지는 손에 꼽힐 정도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용인시는 ‘재주만 부리는 곰’ 수준이었다.각종 예산을 들여 만든 사회 기반시설을 이용해 유입된 관광객이 용인에서 소비하는 비용 대부분은 기업 주머니 흘러 들어갔다.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쉽게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에 제주도를 찾아 제주도관광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제주관광 공공플랫폼
내게 ‘마을활동가’라는 이름은 조금 부담스럽다. 뭔가 사명감도 있어야 할 것 같고, 교통법규 하나도 어기지 않는,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착한 사람들이 자원봉사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 그냥 동네 미저리(?) 오지라퍼쯤 되는 것 같다. 자발적으로 마을에서 활동하는 자원활동가 정도일 수도 있겠다.내가 사는 마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은 조금 특별한 동네다. 행정구역으로는 동천동에 속해 있지만 버젓이 고기동이란 이름도 있고, 여전히 정감 있는 ‘고기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넓디 넓은 용인특례시의 서북쪽 끝, 성남과 경계, 예전부터
용인시 등 31개 시군이 있는 경기도가 지난해 민간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배달시장에 공공배달앱 ‘배달민족’으로 경쟁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운영 1년여가 지난 공공배달앱은 새로운 시도 요구에 직면했다.이에 맞춰 각 자치단체도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접근을 이어가고 있지만 민간업체가 선점한 시장은 녹록치 않다. 이에 전국적으로 운영에 들어간 공공플랫폼 운영 방식 사례를 통해 플랫폼 운영 현실을 살펴본다.◇비대면, 배달의 민족은 더 강해졌다= 사회에서 계약을 두고 ‘갑을’관계가 성립되기도 한다. 소비자와 생
싣는 순서① 일어나면 들리는 소리 ‘공사 소음’② 인구 유입보다 많은 자동차 ‘차량 소리’③ 고층 아파트 즐비한 용인 ‘층간 소음’④ 마음을 옮기는 목소리 사라진 자리에는용인에는 110만명에 이르는 인구가 살고 있다. 행정면적으로 따지면 사람이 없는 공간이 더 많겠지만 도심지만 두고 보면 인구밀도는 그리 낮지 않다. 때문에 공간이 있으면 으레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들의 소통은 소리를 만들었다.한 두명이 나누던 대화는 서너명으로 늘었으며, 어느 순간 무리가 됐다. 그저 목소리로 소통 수준을 넘어 부가적인 소리까지 더해졌다. 그것이
올 봄에 기흥구 서농동주민자치센터에서 마을공동체 사업 ‘어쩌다 농부’의 하나로 텃밭 가꾸기 추첨이 있었다. 평소 텃밭에 관심이 있던 터라 추첨에 응모했는데, 첫 번째로 당첨이 되어 뛸 듯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농사일을 전혀 해본 적이 없어서 겁도 났다.텃밭은 집에서 10여 분 거리로 가까워서 다행이었지만, 풀을 뽑고 모종을 심을 두둑을 만드는데 몸살이 날 정도로 며칠이 걸렸다. 4월 중순 경에는 ‘무엇을 심을까?’ 생각하다가 일단 모종을 사러 성남 모란시장에 갔다.모란시장에는 여러 종류의 채소 모종이 있어서 고르기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