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결산하는 시기가 오면 이런저런 시상식이 참 많이 열립니다. 그런 시상식에서 상을 타는 배우들은 저마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며 수상 소감을 말합니다. 하기야 그 순간이 얼마나 가슴 벅차 오르겠어요.그런 수상 소감 중에 참으로 인상 깊은 장면 하나가 1976년의 제3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의 수상 소감이었습니다. 명배우 잭 닉콜슨의 대표작인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 악명 높은 간호사역으로 열연 한 루이스 플래처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찰슨 브론슨의 수상자 호명을 받아 무대 위로 올라선 루이
그동안 모아놓았던 음반을 별생각 없이 꺼내보다가 아주 앳된 얼굴을 한 조용필 씨의 초창기 앨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 앨범 재킷 뒷면을 훑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노래제목 하나. ‘Lead Me On(A- Green)’ 조용필 씨가 3집 앨범에 다시 ‘님이여’라는 제목의 번안 곡으로 취입해서 히트를 했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우리 고유의 민요리듬을 딴 가요로 오해하고 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곡은 바비 블랜드라는 약칭으로 불렸던 바비 블루 블랜드(Bobby Blue Bland)의 곡이 원곡이에요. 이 곡은 지금의 조용필이
평소에 듣던 말 중에서 들어서 힘이 됐거나 감동을 받았던 말이 어떤 것이었는지 한번 생각해 볼까요. ‘넌 꼭 필요한 존재야. 우린 널 사랑해!’ ‘너 없으면 안 돼’ ‘수고했어!’ ‘고마워’ ‘역시 넌 최고야’ ‘괜찮아?’ ‘힘들지?’ ‘너라면 할 수 있어’ ‘잘했어’ ‘넌 정말 열심히 한 거야’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등등…. 힘과 감동이 되어 우리를 지탱시켜줬던 말은 참 많았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잖아요. 내가 누군가에게 아낌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은 정말 행복한 일이지요. 하물며 집에서 키
삶이 고단했던 두 명의 여가수 중에 빌리 할리데이를 먼저 소개했고, 오늘은 또 한명 비련의 주인공이자 위대한 가수이며 만인의 연인으로 불리는 이를 소개합니다.에디뜨 피아프(Edith Piaf). 문화예술분야 자존심 쪽으로는 세계 제일이라는 프랑스 출신의 팝 아티스트 중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입니다. ‘비련의 여가수’ ‘샹송의 여왕’ ‘프랑스의 연인’ 등으로 불리지만, 뭐 어렵게 설명할 필요 없이 몇 해 전에 티브이만 켜면 흘러나왔던 모 통신사의 광고음악, 빠름~ 빠름~ 하는 곡의 원곡이 ‘빠담 빠담’ 이거든요. 바로 그 곡
삶이 고단했던 두 명의 여가수가 있습니다. 노래를 들어보면 무언가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하고 싶어 하지만 너무나 아픈 것이 많아서 차마 내뱉지 못하는 그런 막혀 있는 목소리로 자기가 살아온 인생을 노래하는 듯한 두 여인입니다. 먼저 인생이 영화 그 자체였던 샹송의 여왕 에디뜨 삐아프(Edith Piaf)예요. 극심한 가난 속에서 폐인처럼 지내던 아버지에 이끌려 거리에서 노래 부르던 유년시절을 겪다가 우연히 카바레 주인의 눈에 띄어 직업 가수의 길로 들어선 후에 화려한 스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나 항상 응어리 진 슬픔을 머금은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보게 된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의 강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며 이유 모르게 낯빛이 어두워지던 시인의 아내가 전화를 끊고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터뜨리더랍니다. 영문을 몰랐던 시인은 아내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려 이유를 물었더니 어머니가 귀가 어두워지셔서 본인의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들으시더라는 겁니다.전화로 한 시간여 통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농담을 즐겨 하셨던 어머니와 이제는 가는귀가 먹어 상대의 농담을 제대로 알아들으실 수가 없기 때문에 평소처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가수들의 목소리를 이야기하면서 호소력이 짙다고 하면 의레 허스키한 목소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로드 스튜어트를 필두로 해서 그룹 스모키의 크리스 놀먼도 그러했고, 여가수들 중에서는 킴 칸스, 보니 타일러 등이 언뜻 생각나는 허스키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입니다.사실 일상생활에서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경우에는 의사전달이 시원스레 되지 않아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본인들의 단점을 알고서는 보다 정확히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서 또박또박 한 마디 한 마디 쥐어짜듯 이야기를 하게 되면 오히려 전달력
지난번 ‘블랙 오크 아칸사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기타 연주는 누가 제일 잘 합네 하는 그냥 흘러가는 표현을 하다 보니, 지인 몇몇이 국내에서는 김도균·함춘호·목우영씨 등을, 외국 쪽에서는 제프 백·지미 페이지·에릭 클랩튼은 기본이고 마크 노플러·스티비 레이 본 등의 기타리스트들이 실력이 좋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들을 해 오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신들린 기타의 주인공’ 로이 부캐넌(Roy Buchanan)을 소개하며, 그의 기타연주가 두드러진 곡 하나를 얹어 놓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합니다. 로이 부캐넌은 그 유명한 곡 ‘T
“니가 가라 하와이!” “니 아부지 뭐 하시노?” 등의 대사가 귀에 익은 영화 ‘친구’ 중에 어린아이들 몇이 바닷가에서 자맥질을 하며 놀다가 ‘조오련이 빠르냐! 바다거북이가 빠르냐!’에 대해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있었지요?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맞아! 나도 어렸을 때 저렇게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허풍을 섞어가며 친구들과 목소리를 높였는데’ 하며 웃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누구나 이렇게 살아가는데 그다지 큰 도움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아옹다옹 다투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는 질문
2002년.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열렬한 축구팬이 됐습니다. 어느 스포츠든 팬이 됐음을 알리는 첫 번째 표현은 ‘우리’라는 것이랍니다.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경기에서 4강에 올랐다는 표현이 아니라 ‘우리가’ 또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을 이뤄냈다라고 표현되는 것! 그것이 곧 자연스럽게 팬이 됐다는 증명이라는 것이라네요. 그 뜨거웠던 여름에 온 국민이 하나 돼 목청껏 ‘오! 필승 코리아’라고 노래 부르며 응원했던 그 분위기를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아주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그렇게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
설마 ‘엘리제를 위하여’ 라는 곡을 모르는 독자는 없으시겠지요. 피아노를 배웠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접했을 가장 대중적인 피아노 소품이기도 합니다. 클래식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 분들일지라도 핸드폰 벨 소리, 차량의 후진 경고 안내 소리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친근한 곡이기도 합니다.그런 ‘엘리제는 위하여’는 베토벤이 죽은 지 40여년이나 지나서 악보가 발견돼 출간됐답니다. 베토벤 생전 주위에는 ‘엘리제’라는 이름의 여인은 없었는데, 도대체 그 엘리제는 누구냐는 것을 우선으로 해서 베토벤이 만든 이 곡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 2008년 여름,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실황을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통해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어? 저 저 저’ 하는 소리가 입 밖으로 스르르 흘러나왔습니다.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영국에 관련한 내용들이 나오는가 싶더니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라는 곡의 전주가 흐르면서 영국의 상징인 2층 버스 위에서 흰머리를 곱게 빗어 뒤로 묶은 노인이 기타를 연주하는데… 그랬습니다. 지미 페이지. 분명, 내 마음속에 있는 지미 페이지는 곱실거리는 검은 긴 머리를 날리며 지
팝 역사상, 가수가 아님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던 여인으로 회자되는 패티 보이드(Pattie Boyd)라는 한 여성을 소개해야 하겠습니다. 이 여성 때문에 만들어진 팝음악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 중에 많이 알려진 몇 곡을 뽑으라면 비틀즈의 아름다운 러브송 ‘Something’, 록의 명곡이라 일컬어지는 ‘Layla’, 블루스 춤곡으로 너무 유명한 ‘Wonderful Tonight’ 등 이런 곡들이 다 이 여성 때문에 만들어진 곡입니다.패티 보이드는 60년대 영국의 유명 모델이었답니다. 모델이었으니까 몸매는 당연히 뛰어났을 테고
필자가 블루스 위주의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 뮤지션들만큼은 언젠가 꼭 소개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몇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이 블루스 팬이 아니라면 듣기 힘들었을 가수지만 현존하는 여성 블루스 보컬리스트 중 최고라고 불리는 베스 하트(Beth Hart)와 역시 요즘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 보나마사(Joe Bonamassa)입니다. 혹시 잘 아시는 뮤지션들이세요? (하하) 일단 두 사람 다 비교적 젊고요. 제대로 된 블루스를 들려준다는 점이 닮았습니다.일단 베스 하트를 말하자면, 기본적인 목소
편지, 언제 써 보셨어요? 요즘처럼 컴퓨터에 자판으로 쓰는 이메일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썼던 그런 편지 말입니다. 하다못해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 써본지 오래되신 분들 많으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꾹꾹 눌러 쓴 편지. 부모님이나 친구의 안부를 묻던 편지, 추운 날 전방에서 고생하던 군인에게 보냈던 위문편지. 눈물로 쓴 편지도 있고 모래 위에 쓴 편지도 있습니다. 그런 편지 중에 최고의 편지는 역시 사랑이 담긴 편지지요.러브레터. 그 네 글자만 봐도 가슴이 설렙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편지. 그 편지 내용으로 가슴이 설레고
아주 유명한 그룹 중에 ‘Ten Years After’라고 있었습니다. 주로 블루스 색채가 아주 진한 곡들을 많이 발표했던 영국 그룹이었지요. 혹시 몰라서 이 그룹을 조금 소개해 드리자면, Ten Years After의 가장 대표적인 곡은 ‘I'd Love To Change The World’ 라는 꿈을 꾸는 듯 한 그런 몽환적인 음악이에요. 다들 기억하시죠? 아마도 70년대 그 감성적인 팝음악을 많이 들으셨던 분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곡일 겁니다. 바로 이 그룹이 결성해서 그룹 이름을 지을 때,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는 세계가 깜짝 놀랐어요. 인종차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미국인데, 거기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됐다니 정말 하늘과 땅이 바뀔만한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오바마는 당선연설에서 어느 유명한 노래가사 일부를 인용해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됐음과 동시에 변화된 미국을 “It's been a long time coming, but tonight, change has come to America.”(오래 걸렸지만 오늘밤 미국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라고 세계인들에게 보고하게 됩니다
다들 알다시피 세계의 대중음악계에서 저항이라는 단어와 제일 잘 어울리는 가수는 밥 딜런(Bob Dylan)입니다. ‘밥 딜런’은 정말로 노래를 못 불렀어요. 워낙 세계적인 가수이다 보니 원래 잘 부르는 사람인데 그 사람만이 가진 개성적인 창법으로 저렇게 부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한 분들을 위해 확실히 말씀드리건 데, 그는 정말 노래를 못 부릅니다. 수수깡처럼 말라비틀어진 듯 한 목소리에 도대체 노래인지 아니면 혼자 읊조림을 하는 것인지 모르게 부르는 그의 노래는 정말 많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듣는 우리만 아는 것이 아니고 본
필자가 사는 동네에 초·중·고·대학교가 모두 있다 보니 아침저녁으로 여러 학교 신입생들이 활기찬 얼굴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무엇이든지 처음이 주는 흥분과 기대감은 대단한 것이지요. 그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행복과 자신감에 밝은 표정이 그대로 묻어있어요. 모쪼록 우리나라와 국민들이 처음 맞이하는 새바람도 새로움을 맞아 행복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학생들의 얼굴처럼 우리 모두를 신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첫 번째 바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조심히 해봅니다.그래서 이번에는 의미를 담아서 아주 신나는 올드 팝 한곡을 골랐습니다
영화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영화는 영화인데 음악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이 안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블루스마니아들에게는 알게 모르게 입 소문을 타서 꽤 유명해진 영화 ‘캐딜락레코드’입니다.영화의 흐름은 블루스레벨의 레코드사인 ‘체스 레코드’사와 밀접한 관계에 있던 윌리 딕슨이라는 작사가가 블루스가수들을 회고하는 형식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거리가 블루스 음악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기가 막히게 황홀했던 영화였지요.몇 번을 봤는지 모릅니다. 버릴 것 하나 없는 블루스 곡과 영상으로 꽉 차있던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