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목공인 남편을 둔 덕에 집에 있는 소소한 가구들은 대부분 남편의 작품들이다. ‘뭐가 필요하다’ 운만 떼면 바로 만들 궁리부터 한다.직접 디자인하고 나무를 구하고, 시간 나는대로 틈틈이 만들다 보니 긴 시간이 걸리는 턱에 만들어 달라고 말하길 주저하고 마음 한구석에 고이 접어둘 때도 많다.그러다가 몇 년 전에 정말 마음에 드는 의자를 발견하고 넌지시 의자 만들기를 권하니 품이 너무 많이 들고, 만들고 난 이후 만족감에 대해 장담하지 못해 망설여진다는 이야길 들었다.그러고 보니 식탁은 크기만 클 뿐 들어가는 나무 조각 개수가 1
마을 길을 돌다 보니 옆에서 후두둑 후두둑 소리가 났다. 길을 따라 있는 작은 관목 사이, 관목들을 덮고 있는 환삼덩굴이나 칡의 다 낡아빠진 거친 갈색 잎 사이에서 뭔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들이 있었다. 멈춰서 보니 작은 새들이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얘기하는 참새였다.아기시절부터 아마 새 이름 중에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새가 바로 참새일 것이다. 구구단 공식처럼 ‘참새 짹짹’이 정석이다. 참새를 몰라도 이름은 알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운 새, 그 흔한 참새 얘기를 해보려 한다.참새는 우리나라 전역에 사는 대표적인
1633년 6월 22일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피고인에게 재판관은 유죄를 선고하고 선고문을 낭독하게 했다. 피고는 괴로운 표정으로 선고문을 낭독했다.“나는 이단, 즉 태양이 우주에 중심에 있고 움직일 수 없으며 지구가 그 중심에 있지 않으며 태양이 움직인다고 주장하고 믿었다는 강력하게 의심되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중략) 앞으로도 이단의 의혹을 받을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절대로 말이나 글로 주장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그래도 지구는
2014년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시를 공부하자는 의미로 시작했지만, 이 작업이 오래 유지되면서 시인들에게 중요한 블로그로 발전했습니다.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세웠던 원칙이 있다면, 내가 샀거나 선물 받았던 시집 위주로 소개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시들을 소개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시집을 구매하게 되었고, 그것이 쌓이니 꽤 많은 양이 되었습니다.사실 서재에 얼마나 많은 시집이 있는지는 모릅니다. 마음먹고 세려면 셀 수 있겠지만, 굳이 얼마나 많은지 알 필요는 없어서 대략 짐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얼마 전 내린 눈은 황사를 쓸고 내려와서 많은 차에 폭탄을 터트렸다. 다행히도 이번 눈은 보이는 데로 하얀 눈이었다. 한파가 아니라 눈은 오후 동안 많이 녹았다.숲에선 눈이 온 뒤, 녹은 눈이 비처럼 다시 한번 내렸다. 숲엔 안개가 낀 듯 눈과 비가 함께 섞였다. 아이들은 눈썰매 타기에 적당한 곳을 찾아 떠돌기도 하고,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었다. 얼마 전 유행하던 눈오리가 곳곳에 있기도 했다.필자 고향은 눈이 많이 내리는 동해안에 있다. 어린 시절 겨울에는 항상 내복, 모자, 장갑과 부츠가 빠지지 않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7년 약 7000명이었던 국내 췌장암 환자는 2019년 8000명 이상을 기록하며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미국 내 암 환자 예측에서도 췌장암은 2030년경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을 제치고 암 관련 사망 순위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되어, 서구화된 한국의 암 지표를 고려할 때 국내 췌장암 발병률 또한 상승이 예측된다.췌장암은 인슐린과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기관인 췌장에서 발생하는 암종으로 ‘신경내분비세포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은 가장 흔한 ‘췌장선암’을 가리키며 예후가 매우
“어떻게 이런 걸 차리셨어요?”위 질문은 ‘카페 드 바로크’에서 내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런 거’라고 불리는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전망이 좋다며 호기롭게 4층에 차렸지만 역시 카페는 1층이 진리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이곳에서 내가 하는 일은 음료 제조, 디저트 제조, 공연 기획, 악기 수업, 독서 모임, 피아노 연주 등이다.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지만 대부분 독서와 연습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손님이 없어서! 손님을 기다리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나의 하루 중 가장 많은
1916년 미국의 마가렛 생어는 계획되지 않은 임신으로 많은 자녀를 가진 가족들의 어려움을 목격했다. 몇몇 가족은 10명이 넘는 자녀를 돌보면서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특히 자리를 잡지 못한 이민 노동자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중세 기독교 문화로 피임과 낙태를 죄악시 여기는 문화로 가족계획 방법을 홍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마가렛 생어는 여성들을 상담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30일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그러나 생어의 투옥은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피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의료계에서 피임약을 개발하는 데
며칠 춥던 날씨가 따뜻해지고 겨울 숲에 가기 좋은 날이다. 친구들과 만날 생각에 들떠 조금 일찍 숲으로 출발했다. 도착한 숲은 조용했다.부스럭하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그러다 햇살이 비치는 숲 가장자리 다른 나무를 폭 감싸 자라면서 유독 예쁜 씨앗을 한가득 달고 겨울을 보내는 풀인 듯 나무인 나무가 보였다. 사위질빵이다.사위질빵은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식물로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마주나고 3장의 작은 잎이 나온 겹잎이며, 잎자루가 긴 잎은 볼수록 참 예쁘고 귀엽다.꽃은 7~8월에 흰색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마음이 분주하다. 마당 꽃나무들은 겨울 채비를 하지도 못한 채 추위를 맞아 맘이 바빠졌다. 급한 마음에 종이상자로 옷을 입혀준 뒤, 떨어진 낙엽을 긁어모아 임시방편으로 보온을 해주었다.조금의 수고와 노력을 보태어 동네 논에서 볏짚을 모아 잘 감싸면 되는데, 게으름에 그마저도 놓쳤으니 결국 돈을 들여 보온재를 구입했다. 주말에 다 못한 나무들 보온을 해줘야겠다.마당에선 식물들의 겨울 준비로 신경 쓰는 동안 집안에선 바닥난방과 더불어 따뜻한 불을 쬐며 본격적인 겨울 난방을 시작했다. 단독주택이라 아파트보다 추운 점
11월 말이 12월 초로 바뀌며 겨울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날씨앱에서 갑작스런 기온 하강에 어제보다 섭씨 10도가 넘게 떨어졌다고 선명한 마이너스 숫자를 전한다. 추위를 유난히 타기에 이제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진다.특히 온도 차에 민감해 따듯한 실내에 있다가 차가운 실외로 나가면 어깨가 안으로 접히고, 몸이 쪼그라들어 갈비뼈가 부러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심하게 추위를 느낀다. 그래서 따듯한 겨울나기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이름을 부를 때 볼게 생겨 봄, 열매가 열려 여름, 색을 갈아 가을이라는데,
심장을 가리키는 마음 심(心)은 과거 심장이 정신을 주관하는 장기라는 인식으로 만들어진 한자다. 고대 동양에서는 심장이 정신 상태를 주관하는 장기로 생각하였고, 뇌는 단지 심장의 열기를 발산시키는 장소로 평가했던 것이다.기억을 저장하고 주관하는 장기가 심장의 기운으로 생각했기에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심장 이상으로 생각했다. 심장에 있는 혈액이 부족해지면 어지러워지고 의식을 잃을 수 있으니 어쩌면 고대인들의 생각은 그러한 추론의 결과일 수 있다.에서도 건망을 주로 심(心)과 비(脾)의 문제라고 단정하며 심과 비를 생각하는
많은 환자가 디스크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종종 디스크를 완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옵니다. 치료 기간은 기본적으로 디스크 상태와 환자에 따라 다릅니다. 디스크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도 하고, 똑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환자마다 반응이 나타나는 시간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디스크를 치료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우선 디스크를 치료할 때 두 부분으로 나눠서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는 통증만을 고려해 치료하는 기간이고, 또 하나는 통증과 무관하게 디스크 발생 원인을 치료하고 더 좋아지게 하는
우리 동네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 아래에는 잘 정비된 공원이 있다. 여러 가지 식물이 소복소복 있고, 계절을 고려해 구성한 듯 언제나 보기 좋다. 지금도 억새와 단풍 그리고 상록수가 있어 아기자기하고 참 좋다. 아직은 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작게 느껴지지만, 식물들이 나이 들고 무성해지면 정말 멋진 공원이 될 것 같다.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숲을 찾아 들어온다. 각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혼자 열심히 걷는 사람, 반려견을 챙기며 산책하는 사람, 짝을 지어 열심히 수다를 떠는 사람, 함께 발을 맞춰 걷는 노부부, 숲을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위치하는 남성 생식 기관 중 하나로 정액을 구성하는 액체 성분의 일부를 만들어서 분비한다.전립선암은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며, 국내 남성암 중 발병률이 5번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최근 연구에서는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34년에는 국내 남성 암 중 2번째로 흔한 암이 될것으로 예상했다.국소 전립선암은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방광 출구가 좁아지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잔뇨가 남거나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가 되면 해당 부위에
파란 하늘과 그에 어울리듯 단풍이 절정이다. 공기의 느낌이 달라져 공기마저 차분해진 늦가을의 하루다. 아이들과 마지막 수업을 하러 가는 날이었다.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수업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이 많았다.이번 수업은 ‘생태계 평형’이었다. 주제가 참 어렵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생태계부터 정의해 보기로 했다. 생태계는 생물군집과 그 군집이 접한 비생물 환경(물리적, 화학적 환경)이 유기적인 집합을 이룬 것을 말한다.그럼 ‘먹이사슬’ 개념이 나온다. 먹이사슬은 생명체 내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를 일차원적으로
주변에서 부지런하고 온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인관계가 원만한 마을에서 존경받는 사람을 ‘향원(鄕愿)’이라고 불렀다. 쉽게 말하면 마을에서 인상 좋고 존경받는 어르신과 같은 분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마을 어르신들이 좋은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공자는 그런 향원들을 향해 덕을 훔치는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겉으로 후덕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사욕을 챙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에 이해할 수 없었던 이야기이지만, 맹자는 공자의 주장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비판하려고 해도 딱히 집히
한국에서 대장암이 점차 흔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99년부터 발생률이 꾸준히 상승했고 2012년, 2013년에 감소한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전 세계 185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암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한 해에만 약 3만 명의 대장암 환자가 진단되며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에 올랐다.정상이었던 대장 점막 세포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용종 또는 선종이 돼 암으로 변하는 것이 대장암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기는 대장암은 유전성 대장암이라 부르며 전체 대장암의
필자는 요즘 집에선 냥집사로, 출근하면 식물 집사로 변신한다.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고 남편 출근과 아이 등교를 마치고 나면 고양이와 개밥을 챙겨주고, 부랴부랴 강아지 산책 준비를 하며 짧고 굵은 산책을 정신없이 다녀온다.낮 동안 혼자 있을 ‘녀석’이 안쓰럽고 미안해 나름대로 정해놓은 생활 습관이다. 그렇게 집에서 정신없는 2시간을 보내고 출근해 식물 집사로 변신하는 순간, 밤사이 공간을 가득 메운 식물들의 향기가 필자를 반겨준다. 아이가 엄마의 손길을 기다리듯 식물들이 필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는 묘한 기분과 만족감을 선사
아직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눈으로만 보라고 할 수 없었다. 생태체험을 하며 직접 만져보고 느껴봐야 더 기억에 남고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낯선 인간의 손길이 좋을 리 없는, 오히려 큰 두려움을 느낄 자연의 생명들에겐 너무나 미안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자고 했다. 그래서 잘 만지는 방법으로 생명을 다치게 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덜 주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도롱뇽, 개구리, 지렁이, 달팽이는 피부로 호흡하기에 몸에서 끈적한 액체를 내뿜어 항상 촉촉하게 젖어있다. 그래야 피부세포도 보호하고 공기 중 산소가 피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