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 즈음 시골에 갔다가 어느 집 텃밭에서 노란 꽃과 열매가 달려있는 수세미를 보았다. 수세미를 왜 심었을까? 하다가 얼마 전 수세미를 검색해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요즘 가정집 주방에는 아크릴 실로 만든 수세미가 일반적이다. 그 모양과 색깔이 다양해서 수세미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수세미들이 많다. 게다가 그런 수세미는 거품이 잘 생겨 세제를 많이 쓰지 않아도 되고, 그릇에 흠집도 생기지 않는다. 또 직접 만들어서 쓸 수 있으니 친환경적이면서 생산적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섬유유연제에 쓰이는 미세플라스틱이 향기
물음]남편이 공무원연금을 내고 있는데, 제가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받을 수 있나요?답변]배우자가 공무원연금을 내고 있더라도 국민연금에 가입해 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면 이후 국민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일반 사업장과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노후 소득보장제도입니다. 반면,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노후에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그 성격은 유사하지만 적용 대상이 다릅니다. 이 외에 군인에게는 군인연금이, 사립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이, 별정우체국 직원들에게는 별정우체국
무채색의 겨울이 말을 한다. 때로는 침묵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음을 이틀 동안의 여행을 통해 또 깨닫는다. 강릉 만항재 태백 삼척, 그리고 긴 동강을 드라이브하면서 수많은 잎을 떨군 빈 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강의 언어, 바람의 언어, 시린 강물의 언어를 듣는다. 심지어 빈가지가 품고 있는 봄을 본다. 겨울을 싫어했었다. 무채색이고 춥고 움추러들게 해서. 이제 조금씩 겨울의 깊은 속내를 깨닫게 됐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보여도 땅속 깊이 속마음을 감춰두고 햇살 좋은 어느 봄날 팡팡팡 향기로운 꽃으로 터뜨리리란 것도.동강
국민연금은 가족 단위가 아니라 개개인에 대한 연금제도이므로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했다면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에 따라 당연히 두 사람 모두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남편이 30년을 가입해 매월 150만원의 연금을, 부인이 20년을 가입해 100만원의 노령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면 두 분 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각자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모두 노령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중에 한 사람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에게 돌아가신 분의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때 두 가지 급여를 모두
십수 년 전만 해도 꿈에서나 이룰 수 있는 여행이라고만 여겨왔던 크루즈 여행을 스무 번 경험하다 보니 필자에게는 여러 가지 기억에 남을만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배의 크기가 22만 톤급인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의 크루즈 안에서 열린 뮤지컬공연을 보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일행 중 한분이 공연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항상 내 주변에서 머무르고 있던 음악을 한데 모아 이렇게 공연으로 만들어져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설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보름도 지났다. 이 칼럼의 주제가 ‘자연산책’이지만 사라져 가는 우리 세시풍속을 기억하고자 정월대보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로, 우리나라에서 설날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명절 중 하나였다. 한자로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은 도교에서 유래된 단어로 ‘천관의 복이 내리는 날’이라는 의미가 있다. 1월 보름의 상원 외에도 7월 보름 중원(中元, 백중날)과 10월 보름 하원(下元) 등 보름달과 관련한 명절이 있다. 설날과 더불
국민연금 급여는 크게 연금급여와 일시금급여로 구분됩니다. 연금급여는 가입자 또는 그 유족의 생활안정을 위해 지급하는 것으로써 노령연금(분할연금 포함), 장애연금, 유족연금이 있습니다. 일시금급여는 연금급여의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부수적인 급여로서 반환일시금, 사망일시금이 있습니다.노령연금은 최소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일 때 62세(1953년생 이후부터 출생연도별로 61~65세부터 수령)부터 본인의 가입기간과 기간 중 소득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연금액을 매월 지급해 주는 급여입니다.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고 소
지인의 SNS에 봄 소식이 떴다.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아직 1월, 달력 첫 장의 날짜이건만 벌써 용인의 숲에서 도롱뇽 알을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도롱뇽은 어미가 알을 물속에 낳으면 깨고 나와 올챙이로 자라 어른이 되면 뭍으로 올라가 생활하는 양서류에 속하는 손바닥 길이도 채 안 되는 크기의 귀여운 동물이다. 제주에서도 10년 전에는 2월 하순에야 산란하던 제주도롱뇽과 북방산개구리들이 요즘엔 1월 중순에 산란하는 경우가 생겨 우려스럽다는 기사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용인에서 1월 하순에 산란한 알을 보다니 이건 많이 심
몇 년 동안, 특히 겨울이 되면 항상 생각하는 화두가 있다. 사용한 지 10년 되는 거위털 이불을 교체하는데 어떤 이불로 바꿀 것인지, 겨울 패딩을 장만해야 하는데 어떤 것으로 사야 하는지, 가방은 또 어떤 것으로 준비해야 할지다. 필자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나 더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을 문제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정도로 우리 것이 아닌 동물의 것을 이용하는데 아주 익숙해져 있었다. 더위는 참아도 추위에 약한 체질을 가지고 태어난 필자는 겨울철에 동물털 패딩을 입지 않을 순 없었다. 불편
요즘 들어 ‘베이비부머’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요? 베이비부머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군역을 마친 미국의 많은 청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높아져 그때 출생한 이들을 일컬어 불렀던 말이랍니다. 그 미국의 베이비부머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소비력이 큰 사람들이 됐습니다. 반면,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 땅의 베이비부머들은 미국과 달리 가장 암울한 미래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어야 하니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필자도 베이비부머 안에 속해 있는지라 주변인들과
서기 192년 중국 후한 남부지역의 장사 태수 손견은 군사를 이끌고 형주의 유표와 충돌했다. 당시 중국은 ‘황건적의 난’ 이후 동탁의 국정농단으로 중앙정부가 혼란에 빠지면서 지방은 군사 집단에 의한 무단 점거와 다툼이 벌어지면서 군웅할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다. 손견은 유표를 공격해 승리하고 양양성을 포위했다. 유표는 곤경에 빠지게 됐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별동대를 내보내서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성에서 빠져나간 별동대를 추격하던 손견은 매복에 걸려 그만 전사하고 말았다. 손견이 전사한 곳은 양자강 근처였는데, 후에 무창과 한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은 납부한 금액보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는 액수가 훨씬 많습니다.국민연금은 현재 소득의 9%를 납부하고 2028년 이후부터 소득대체율 40%(가입기간 중 평균소득이 가입자 전체 평균 소득과 같은 경우 기준)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 시작 연령인 62세(1953년생 이후부터 출생연도별로 61~65세)가 되어 받는 연금액을 계산할 때, 가입기간 중 소득은 연금 수급시점의 가치로 다시 평가해 물가와 소득상승분을 반영합니다. 또한 연금을 받는 중에도 통계청에서 고시한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만큼 매
요즘 어느 영상 광고에서 2020년이라는 숫자에 선을 살짝 긋고 ‘go go’ 라는 영어단어로 바꿔 표현하는 것을 봤다. 참 기발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래, 새해인데 힘차게 다시 시작해야지’ 하는 다짐을 품어본다.처음 에 연재를 시작하며 쓴 글이 있다. ‘사람들이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서나 누구와도 쉽게 스스럼없이 하기를 바란다. 어젯밤 드라마에서 본 남자주인공의 얼굴을 떠올리며 열열이 이야기를 하듯, 사고 싶은 가방 디자인을 이야기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듯, 날 닮아 똑똑하고 착한 아들 이야기를 자랑 아니게 은근슬
추운 겨울날 따뜻한 손칼국수를 먹으려고 동네 유명한 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언제나 줄을 서서 먹는 이 집은 오늘도 어김없다. 추운 날이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렸다가 먹을 때 더 맛있다는 것을 아는가 보다. 계산대 너머로 보이는 주방에서는 젊은 아저씨가 연신 반죽을 치댄다. 저 정도로 쳐야 쫄깃쫄깃 맛있는 국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릴 적 필자의 할머니도 칼국수를 참 많이 해주셨다. 지금도 그 모습이 생생하다. 할머니는 큰 나무로 만든 안반에 어린아이만큼 긴 홍두깨를 가지고, 큰 대접 크기의 반죽덩어리를 가장자리부터 밀기 시작하셨
2019년을 이틀 남겨놓고 올해의 마지막 신문이 발행된다. 2014년부터 6년에 걸쳐 ‘숲과들의 나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용인이 위치한 중부지방에서 볼 수 있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고, 떠오르지 않는 생각과 사진의 부족함에 머리를 쥐어짜고 컴퓨터를 헤매다녔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무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이 배우고 감동받았다. 나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머릿속에선 숲의 모습이 자라락 펼쳐졌고, 푸르름 속에 들어가 있는 필자를 상상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숲의 기억은
해마다 일정한 시기가 되면 문화예술분야에서는 한해를 결산하는 의미로 각종 시상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대중음악을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명예의 전당’이 언급되곤 하지요. ‘블루스 명예의 전당’ ‘로큰롤 명예의 전당’ ‘컨츄리뮤직 명예의 전당’ 등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는 이야기를 필자도 연주자나 가수를 소개할 때 가끔 거론하곤 했지만,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작심하고 그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대부분의 명예의 전당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는데,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수의
보랏빛 달콤한 향기를 내는 라일락은 동양에서 정향(丁香)이라 불리었는데, 향을 내는 목적이나 위장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됐다. 고대 중국에서는 황제를 만나기 전 입 냄새를 없애기 위해 미리 정향을 입에 물었는데, 요즘으로 말하면 구강청결제나 은단과 같이 사용된 것이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정향은 비나 위가 차서 기가 조화롭지 못할 때, 즉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 사용했다.서양에서도 라일락은 고대부터 오심, 구역감, 만성 피로, 위장 질환, 소변을 많이 보는 경우, 상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다. 기원전 1500년경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요즘 인도의 보도블록을 다시 까는 공사가 한창이다. 으레 하는 연말 행사로 치부하는 것은 필자의 삐딱한 시선일까? 오늘은 동네의 학교 앞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울타리를 세우는 작업을 보았다.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결정된 사안일 것이다. 하지만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거의 막다른 도로에 굳이 안전울타리 설치가 필요할까? 가로수와 또 학교 옆에 바로 연결되는 숲과도 너무 동떨어져 보이는 그 장치는 어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낮은 산울타리로 가장 많
직업상 숲에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사람들이 묻는다. 겨울에도 숲에 가느냐고. 물론이다. 겨울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것을 찾아 간다. 그동안 울창한 나무숲에 가려져 있던 울퉁불퉁한 산 표면의 모양이 드러난다. 어디가 움푹 들어간 골짜기이고, 볼록 솟아난 능선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나무들 사이로 저 멀리까지 산의 속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거진 풀숲에 가려져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다. 숲 이곳저곳을 직접 보며, 산의 살 내음을 맡으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좋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겨울이 되어 잎들
1942년에 로시니 탄생 15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면 똑같은 해에 베일 서거 추모 100주년이 있었는데, 이 두 개의 기념일은 서로 자연스럽게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로시니에 관한 책과 기사와 수 없는 책들을 읽어보시라. 그 많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아무 느낌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면 아리고 베일(Arrigo Beyle, 스탕달로 불린다)이 쓴 로시니의 생애를 다룬 ‘로시니의 삶’이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언제나 작품 안에 에너지가 가득했으며 특이한 아이디어가 넘쳐났다. 그것도 모자라 로시니를 칭하기를 ‘음악의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