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인구 10만에 불과했던 용인은 1990년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1980년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아파트 200만호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태우 정부가 1989년 신도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속전속결로 진행해 1991년 완료된 1기 신도시 중 한 곳이 분당이다.용인 인근 지역의 분당신도시는 수지구와 기흥구의 토지 개발을 촉진하면서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많은 아파트가 생기면서 1995년 용인 인구는 24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군이 됐고, 1996년 3월 1일 시로
그동안 비어둔 경안천 길을 걸었더니 여기저기서 들리지 않던 원망소리가 들려왔다. 용인경전철 보평역에서 시작해 송담대역에서 유턴해 이름 모르는 나무다리를 건너 한 모텔 밑으로 거의 만보 가까이 두 시간 반 가까운 코스다. 물가에 드문드문 심은 나무들이 잘려 하얀 속살이 보이고, 톱날에서 묻어나온 톱밥가루가 바람에 날렸다. 잎 떨어진 무수한 가지들은 앙상하게 말라가고 있었다. 잘린 나무들이 큰 것 작은 것 수무 군데 넘게 쌓여있었다. 지나다가 그늘 밑에서 가끔 땀을 훔치던 지름 50센티미터는 족히 넘을 나무에 다가갔다.혼자 “왜 잘렸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김용균 청년의 어머니께서 아들의 2주기에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쓴 글이다. “어제가 용균이 얼굴을 못 본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어 달라고 농성하느라, 추모제가 열린 태안 용균이 회사에도 못 가봤습니다. 아직도 용균이가 없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용균이로 인해 만들어진 산안법으로는 계속되는 죽음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변한 게 없습니다. 매일같이 용균이처럼 끼어서 죽고, 태규처럼 떨어져 죽고, 불에 타서 수십 명씩 죽고, 질식해서 죽고, 감전돼서
1960~70년대 국가 재건 시대를 거쳐 오늘날 촘촘한 서민복지에 이르기까지 각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국민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군부정권 시대 경제성장 정책을 정부가 주도했다 해도 결국 국민 삶을 뚜렷이 개선시켰다. 민선시대 이후 기업가의 경영에 고민을 준 노동정책의 개선 또한 국민의 소득증대와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됐기에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의 성장은 일정 부분 공공정책이 주도해 온 결과라 할 수 있다.하지만 정책이 밀실에서 몰래 만들어질 때와 개방된 사회에서는 달리 볼 수밖에 없다. 과거 먹고살기 바빠 주어진
올해에는 12월 21일이 동짓날이다. 음력으로 보름 가까이 일찍 드는 셈이다. 24절기의 하나인 동지(冬至)가 들어 있는 달을 동짓달이라고 한다. 동절(冬節)·교동(交冬)·하동(賀冬)·소한절(消寒節) 등으로 불리는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혹은 ‘애기동지’라고 한다.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 불린다. 섣달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끝 달인데, ‘설’과 관련이 있는 달이다. 섣달이 지나면 바로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이 되므로 그 의미를 살려서 섣달이라고 했다. 조선 중기 황진이는 개경
2018년이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 첫발을 뗀 해라면, 2020년은 실질적인 자치분권으로 가기 위해 초석을 마련한 해라고 할 수 있다. 12월 9일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의 당위성을 강조해 온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처음 마련된 후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2년이라는 기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용인특례시’라는 명칭보다 특례시에 걸맞은 지위와 권한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한 인구 규모에도 불구하고 재정규모는 광역
십수년째 행정 기관을 취재하고 있지만 행정 용어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부서별, 기관별 업무 범위와 상호 업무 연관성을 추려내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행정용어를 이해하고 부서별 역할을 제대로 알면 기사 장악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흔히 말하는 ‘특종’도 상당수가 이 부분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용인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한창이다. 으레 지적되는 상당수 부분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중 출자·출연기관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일상적인 운영 방식에서부터 성과를 둔
지방자치란 일정한 지역의 주민이 스스로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해 그 지역의 사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제도이다. 지방자치의 요소에는 자치구역, 주민, 자치권,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지방자치의 기능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근거리 행정 실현, 수직적 권력분립 효과 달성, 효율적인 행정 실현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심화하고 전문적·효율적인 행정을 실현하며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우리나라는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하다. 주민등록상 수도권 인구가 5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청덕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윤정인이라고 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지나고 2020년에는 좋은 일, 그리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새해가 밝아옴과 동시에 코로나19라는 괴물이 찾아온 듯 하네요. 마지막 중학교 생활을 집에서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등교 개학이 자꾸 미뤄지고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처음이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적응되었지만,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져갑니다. 이렇게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 이 코로나19라는 괴물에
2020년과 함께 시작된 코로나19로 바뀐 일상 속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이제 당연하지 않게 돼 버렸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또한 외부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학대피해아동의 조기발견과 보호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초, 정부에서는 2021년까지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시군구에 단계적으로 배치할 계획을 밝혔다. 실무적 혼선을 방지하고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편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에게 매뉴얼과 교육 과정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이제 마스크는 일상용품이 된 것이다. 인류문명학적으로 보면 지금에야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던 물건들도 시작에는 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화되는 것 역시 역사적 사건이 배경이 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에야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포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음식을 먹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포크가 애초부터 음식을 먹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종교계 반대로 대중화는 애당초 쉽지 않았다. 신이 주신 손을 포크가 대신한다는 것은 종교적 관점에서는 용납하
용인시민신문 14기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김종억)는 9일 본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최근 발행한 신문에 대해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차례 연기돼 2개월 만에 열렸다. 먼저 허정회 위원은 “경기도 종합체육대회에 대한 준비과정과 기대효과, 온라인 서명운동에 대해 보도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일정정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대몽항쟁의 영웅 김윤후와 처인성 전투 기획 기사와 관련 “처인성 내부 전경이나 출토 유물 등에 대한 사진자료를 넣었으면 처인성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였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노동자들의 현실은 아직도 일하다가 죽어가고 아침에 일하러 나갔는데, 과로사로 죽어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용인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느끼거나, 제안하고 싶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하루 420개, 너무 힘들어요” 지난 10월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6세 택배 기사가 새벽 4시 동료에게 남긴 문자입니다. 택배노조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오늘 180개 들고 다 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
산악 관련 영화를 보면 ‘안자일렌’을 어렵지 않게 본다. 난이도가 높은 등산을 할 경우 안전을 위해 여럿이 서로 몸을 줄로 이을 때 사용하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성인 한명이 낙하할 경우 4~5명이 함께 이어져 있어야 낙하에너지를 안전적으로 상쇄할 정도가 된단다. 등반을 하는데 리더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은 잘 알고 있다. 길 한번 잘못 택하면 뒤 따르는 동지들은 불편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더는 그만큼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서는 생명까지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산길에 오르
이번 가을은 빨리 지나가서 찰나의 계절과 같다. 기원전 6세기 공자는 에서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라 했다. 몹시 만나고 싶은 마음에, 15분쯤 되는 한 시각이 세 번의 가을처럼 길게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삼추가 여일각이라고 해야 할 만큼 짧아진 가을이다. 가을철 석 달은 만물이 성숙해 결실을 보는 시기이다. 하늘 기운은 맑고 소슬해지고, 땅의 기운은 서늘해지며, 만물의 색이 변한다. 일찍이 공자는 에서 “하늘에는 사시가 있으니, 봄·여름·겨울·가을과 바람·비·서리·이슬이 가르침이 아닌 게 없
‘말하기 전에 듣는 사람의 주변이나 처지를 생각해 하라’는 말이 있다. ‘말은 자기가 하는 것에 남에게서 듣는 것도 있으니 어느 쪽이건 할 때엔 몇 번 생각해 하라’고 강조하던 어른들의 처세훈도 있다. 이는 듣는 사람의 입장을 두루 살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니 요즘 만나는 나이 들어 뒷전으로 물러난 지인들은 한결같이 “운전 그만 두세요” 하는 애들의 성화가 대단하고 들을 때마다 서운하더라고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말을 하지만, ‘자동차 운전’에 얽힌 말은 황혼길 인생들에겐 심각한 삶의 문제다. 필자 역시 한
지금 직업과 관련한 깊은 고민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즈음이다. 대학 입학 후 자연스럽게 찾은 곳은 학보사였다. 동아리와 달리 그곳은 학교 부설기관이라 몇 푼의 활동비를 받는다. 그런 이유는 아니겠지만 입사 시험 비슷한 절차가 있었다. 상식 중심으로 치러진 시험 결과는 ‘빵점’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면접이었다. 당시 물었던 질문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떤 대학생활을 꿈꾸냐였다. 신입생이 받아들이기에는 우문에 가까웠다. 당연히 텔레비전에 비쳐진 대학생활의 자유와 낭만을 만끽하고 싶고 답한
지난 9월 21일 밤 11시 질병관리청의 전격적인 독감 백신 접종 일정 중단 발표가 있었다. 코로나19로 독감 예방이 중요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질병관리청의 발표로 많은 국민이 혼란에 빠졌다. 독감 백신은 많은 국민이 접종해 면역력을 획득해 유행을 차단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독감 접종을 장려하고 있으며, 의료비가 천문학적인 미국의 경우에도 독감 백신 접종비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정도이다.2차 세계대전 중 미군에 의해 개발된 독감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포르말린을 이용해 불활성화시킨 것으로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 용인종합운동장을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용인시 계획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역 정치권은 물론 처인구 주민들은 두 편으로 갈라져 찬반 논쟁이 뜨겁다. 시는 공원 조성계획을 놓고 이렇게 뜨겁게 논쟁하리라고 생각했을까? 그런데 내용은 둘째 치고 전개되는 양상이나 나오는 목소리를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 아니면 ‘도’식이다. ‘공원’ 아니면 ‘터미널’ 뿐이다. 심지어 터미널이전추진위원회는 정찬민 국회의원 사무소가 있는 건물 외벽에 ‘금싸라기땅 종합운동장에 공원조성 웬말이냐! 처인구민 절대 찬성하는
시간을 제법 많이 돌려 코로나19 초기 때로 가보자. 당시만 해도 확진자가 간헐적으로 발생해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까지 올라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 종교 내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전국 확산세에 이르자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란 생소한 단어와 직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이제는 단계를 붙였다. 확진세에 따라 단계를 오가니 뭐가 뭔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거리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은 자기 방역에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만 외우면 됐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