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서 머디 워터스를 한 번 더 다룹니다. 그를 그냥 훑고 지나기에는 너무 소홀한 감이 생길 정도로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기에 그렇습니다.블루스는 흔히 흑인 노예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1600년대부터 시작한다고 했으니까, 머디 워터스가 무대 위에 서기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왜 머디 워터스가 블루스를 이야기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주목받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미 많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의 생애가 소개될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중음악사에서 절대
지중해 시칠리아 남쪽 지중해 한가운데 위치한 몰타라는 작은 섬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이었다. 페니키아와 로마, 카르타고 등 해양 국가들의 각축장이기도 하고, 10세기 이슬람 세력이 유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 십자군전쟁 시기에는 몰타 기사단이 활약하면서 해적들을 소탕하기도 했다. 지리적 중요성으로 강대국들의 관심을 받았던 몰타는 1798년 이집트 원정에 나선 나폴레옹이 점령했다. 그러나 영국은 바로 해군 제독 넬슨을 보내 몰타를 정복하고 영토로 삼았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지브롤터 해협과 몰타 섬을 경유해서 홍해로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인 오늘(20일)은 절기상 ‘대한’이다. 명절도 아니고 그깟 절기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슬기로운 생활의 지침서가 바로 절기 같다. 옛날 대다수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던 시절 날씨와 자연의 변화는 아주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어쩔 수 없는 신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신들 세상의 법칙을 관찰하고 읽어내어 함께 쌓아온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 바로 절기다. 절기에 따라 날씨가 어떨 것이다 예측이 되고, 자연의 모습이 어떨 것이다 짐작이 갔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 필자(김유완)는 용인 외곽에 위치한 중학교를 다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내게 용인이라는 지역은 그때 세상에 전부였었던 것 같다. 형은 용인 시내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었던 것 같다.왜냐하면 그 덕분에 형 손에 이끌려 그 시절 유명했던 월미도라는 곳을 처음 가보게 됐으니말이다. 형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철이라는 것도 타보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게 아주 신기하면서도 유쾌한 여행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형 손에 이끌려 도착한 월미도는 마치 외국과
겨울이 되어 잎이 떨어진 나무는 나뭇잎에 가려 꼭꼭 숨어 있던 비밀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산책 다니느라 그렇게 많이 오간 높은 참나무 꼭대기에 말벌이 아주 커다란 집을 지어 놓았다. 가는 나뭇가지 사이로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가 꼭꼭 숨어 있었다. 조금 더 높은 가지에는 비둘기가 얼기설기 지어 놓은 둥지도 보였다. 비닐과 노끈으로 된 집은 누구 둥지일까? 박샐까? 잠시 고민해봤다. 가장 잘 보이는 둥지는 까치둥지였다.까치는 큰 나무 위에 마른 가지를 모아 집을 짓는다. 해마다 같은 둥지를 수리해서 쓰기 때문에 점점 커진다. 우리 눈에
인류는 집단생활을 하면서 아픈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치료가 시도됐다. 주변 식물과 흙을 개어서 환부에 바르기도 했고, 여러 신에게 병이 났기를 기도하기도 했다. 의사의 종교적 성격이 구분되지 않았던 이유는 치료 효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프랑스 파리 서남쪽 한 마을에서 기원전 5000년경 매장된 유골이 발견됐다. 유골의 왼쪽 팔이 팔꿈치 아래로 일직선으로 절단돼 있는 상태였다. 엑스선 촬영 결과 절단된 뼈 내부로 회복되면서 뼈가 재생된 것이 관찰됐다. 무덤의 주인은 팔을 절단한 뒤에도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생존한 것이
며칠 전 유튜브로 음악을 검색하다가 머디 워터스(Muddy Waters)가 세상을 떠나기 이태 전에 있었던 재미있는 라이브 영상을 하나 찾았습니다. 머디 워터스는 물론,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의 전 멤버와 하모니카 연주자 주니어 웰스(Junior Wells), 블루스 기타리스트 레프티 디즈(Lefty Dizz) 그리고 그 유명한 버디 가이(Buddy Guy)가 조그만 무대에서 어우러져서 즉흥연주를 하는 모습이 담긴 거였어요.이 모습은 1981년 롤링 스톤즈가 미국 순회공연 기간 중에 다음 연주장소로 이동하다가 블루
1월의 겨울, 소한을 지나 대한으로 가는 길목이다.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니 상하수도가 어는 것이 문제가 될 때이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야외수도가 얼지 않게 단열스티로폼을 감아놓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얼어버린 수도꼭지는 헛돌기를 하고, 수도꼭지에는 조금씩 물이 새어 고드름을 달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나야 평화로운 일 년을 보낼 수 있으니 좋고 편한 것만 방법이 아님을 자연은 가르쳐준다.삶이 멈춰진 듯한 요즘에도 시간은 간다. 주말에 아이들과 집에만 있는 것은 서로에게 예의가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코로나로 집콕하던 일상이 추운 날씨 덕분에 더 자연스러워졌다. 가끔씩 하는 동네 산책이 문밖을 나서는 유일한 일이 되고 있다. 다른 계절과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뒤늦게 싹을 틔운 풀들은 땅바닥에 붙어 초록색 명맥을 근근이 유지하고, 간당간당 붙어있던 갈색 나뭇잎마저 떨어진 나무들은 을씨년스러움에 절정을 찍는다. 황량한 숲에서 울리는 딱따구리 소리는 가뜩이나 추운 산책길을 쓸쓸함으로 가득 채워준다. 벌거벗은 숲이라 나뭇잎에 한창이었을 땐 보이지 않던 작은 새둥지가 보였다. 부드러운 풀잎을 모아 지은 작은 둥지
필자에게 겨울은 파란 하늘에 높이 뜬 독수리를 본 순간부터 시작된다. 양 날개를 활짝 편 채 날개 끝 깃털들이 하나하나 뻗어있는 검은 독수리의 그 우아하면서도 위엄 있는 비행을 봐야만 비로소 겨울이 왔음을 실감한다. 그렇게 독수리는 찬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겨울철새이다. 용인시 처인구 남동쪽은 산과 강, 그리고 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태적으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그러니 먹이사슬계의 상위층인 새들도 많고, 그 중 가장 으뜸인 수리과의 수리들과 매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들을 우리는 맹금류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24종의 맹금류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 대부분 돌잡이부터 시작해 아이가 조금이라도 두각을 보이는 분야에 대해 관심이 커지게 됩니다. 마치 그것으로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 것처럼. 하지만 그런 관심과 기대는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하 하) 지금은 사라졌겠지만 학년 초 학교에 제출했던 ‘가정환경 조사서’를 기억하는 분들은 압니다. 특기와 취미라는 것은 누구나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처럼 꼭 적어서 제출해야 했던 때를 말이지요. 세상에
설핏 깬 잠결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작고 조용한 소리였다. “몇 시야?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어? 근데 왜 이렇게 어두운 거야?” 일어나 거실 커튼을 활짝 열었다. 세상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얼마 전 내렸다는 첫눈은 보지 못했으니 올해 내가 본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마음이 설렜다. 집 앞 공원에는 벌써 단단히 옷을 챙겨 입은 한 가족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심상치 않아 친구들과의 만남이 연기됐다.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린 다음날은 진짜 재밌는 숲 놀이를 많이 할 수 있는데, 만나지
중국 춘추전국시대 말기 서쪽의 진나라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동쪽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기원전 262년 진나라 군사 수십만 명을 동원해 조나라를 공격했다. 조나라의 장군 염파는 성벽에 의지해서 방어하며 시간을 끌었다. 염파의 지구전은 강력한 진나라를 방어할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소극적인 대응에 불만을 가진 조나라 국민들은 지휘관 교체를 건의했다. 결국 젊고 유능하다고 알려진 조괄이 새 총사령관으로 선발됐다.조괄은 매우 똑똑한 청년 장군이었으며, 군사이론으로 그를 당할 사람이 없었으나 실전 경험은 부족했다. 진나라 병력과 대치중인 장
며칠 전, 집에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아내와 함께 캔맥주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행복이란 게 별 게 아니야!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참 행복하네’라고 읊조리게 됐습니다. 워낙 작게 흘린 말인지라 못 들었으리라 하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받더군요. 사실 이 행복이 어디서 온 건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이런저런 세파를 헤치며 함께 살아오며 다져진 내공에서 얻은 여유가 밑받침돼 나온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예전보다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적인 모든 면이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지 못한 지 오래다. 가끔 서너 명이 모여도 마스크 너머로 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웃을 만나도 인사하기 조심스럽고, 반갑게 인사 나누기 미안하다. 답답함이 가슴을 누를 때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사람들의 소리가 줄어든 요즘, 자연의 소리가 더 선명하다. 바람 부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새 소리. 아이가 물 흐르는 소리가 좋다며 개울 옆에서 귀를 기울였다. 조용히 있으니 박새가 물가 바위에 낀 이끼를 부리로 뒤집어 가며 먹이를 찾았다. 어쩜 이끼를 뜯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끼는 요즘 가장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결국 코로나19는 멈추지 않고 추위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말마저 조용히 집에서 지내야 할 분위기이다. 살짝 우울해지는 마음 달래보려 작은 아이와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했다. 들썩들썩 신나는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았다. 아이들이 어릴 적엔 크리스마스 키트를 사서 집 안에 장식하곤 했는데, 올해는 색다르게 마당에 심은 나무에 장식을 했다. 구상나무다. 필자에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떠오르는 나무는 구상나무다. 숲 해설가 활동을 하면서 구상나무를 처음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큰 피해를 입기 시작하면서 치료 방법과 백신 개발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감기 바이러스에 불과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코로나19는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진행돼 생명을 위협했다. 사망률은 독감의 10~20배에 이르고, 전파력도 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역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기침, 몸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온 환자가 불과
유난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한 해입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가 한 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고,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습니다. 사실 이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다 같이 한마음에서 나온 소리예요. 코로나 굴레가 이렇게 질기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이 환란의 시절이 빨리 지나가기를 모두 바라고 있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으니 여간 답답하고 힘든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모두가 힘들 때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문화예술 분야가 활발히 움직여줘야 하지만, 오히려 그 분야가 더 힘든 처지에 놓여있으니 대답
프리랜서도 국민연금공단에 월평균 소득을 신고해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입니다.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만약 단시간 근로자로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입사했을 경우 고용기간이 1개월,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이면 사업장가입자 가입 대상이 됩니다. 또한 일용직 근로자일 경우 1개월 이상 근로하고 1개월간 8일 이상 또는 월 60시간 이상 근로하게 되면 가입대상이
고라니 소리를 처음 들었다. 그렇게 숲에서 수많은 고라니를 봤어도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녀석들만 봐왔기에 정작 그들이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그런데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고문영과 문강태의 달콤한 로맨스를 방해하는 슈퍼악당처럼 등장하는 것이 바로 고라니 소리였다. 송아지소리 비슷하기도 하고, 큰 개가 짓는 소리 같기도 한 “아악 아아악” 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아! 고라니는 이렇게 소리를 내는구나. 고라니 모습을 알고 있기에 그 소리가 너무 낯설었다. 우리가 보통 사슴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