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 대부분 돌잡이부터 시작해 아이가 조금이라도 두각을 보이는 분야에 대해 관심이 커지게 됩니다. 마치 그것으로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 것처럼. 하지만 그런 관심과 기대는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하 하) 지금은 사라졌겠지만 학년 초 학교에 제출했던 ‘가정환경 조사서’를 기억하는 분들은 압니다. 특기와 취미라는 것은 누구나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처럼 꼭 적어서 제출해야 했던 때를 말이지요. 세상에
설핏 깬 잠결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작고 조용한 소리였다. “몇 시야?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어? 근데 왜 이렇게 어두운 거야?” 일어나 거실 커튼을 활짝 열었다. 세상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얼마 전 내렸다는 첫눈은 보지 못했으니 올해 내가 본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마음이 설렜다. 집 앞 공원에는 벌써 단단히 옷을 챙겨 입은 한 가족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심상치 않아 친구들과의 만남이 연기됐다.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린 다음날은 진짜 재밌는 숲 놀이를 많이 할 수 있는데, 만나지
중국 춘추전국시대 말기 서쪽의 진나라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동쪽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기원전 262년 진나라 군사 수십만 명을 동원해 조나라를 공격했다. 조나라의 장군 염파는 성벽에 의지해서 방어하며 시간을 끌었다. 염파의 지구전은 강력한 진나라를 방어할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소극적인 대응에 불만을 가진 조나라 국민들은 지휘관 교체를 건의했다. 결국 젊고 유능하다고 알려진 조괄이 새 총사령관으로 선발됐다.조괄은 매우 똑똑한 청년 장군이었으며, 군사이론으로 그를 당할 사람이 없었으나 실전 경험은 부족했다. 진나라 병력과 대치중인 장
며칠 전, 집에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아내와 함께 캔맥주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행복이란 게 별 게 아니야!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참 행복하네’라고 읊조리게 됐습니다. 워낙 작게 흘린 말인지라 못 들었으리라 하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받더군요. 사실 이 행복이 어디서 온 건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이런저런 세파를 헤치며 함께 살아오며 다져진 내공에서 얻은 여유가 밑받침돼 나온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예전보다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적인 모든 면이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지 못한 지 오래다. 가끔 서너 명이 모여도 마스크 너머로 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웃을 만나도 인사하기 조심스럽고, 반갑게 인사 나누기 미안하다. 답답함이 가슴을 누를 때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사람들의 소리가 줄어든 요즘, 자연의 소리가 더 선명하다. 바람 부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새 소리. 아이가 물 흐르는 소리가 좋다며 개울 옆에서 귀를 기울였다. 조용히 있으니 박새가 물가 바위에 낀 이끼를 부리로 뒤집어 가며 먹이를 찾았다. 어쩜 이끼를 뜯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끼는 요즘 가장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결국 코로나19는 멈추지 않고 추위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말마저 조용히 집에서 지내야 할 분위기이다. 살짝 우울해지는 마음 달래보려 작은 아이와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했다. 들썩들썩 신나는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았다. 아이들이 어릴 적엔 크리스마스 키트를 사서 집 안에 장식하곤 했는데, 올해는 색다르게 마당에 심은 나무에 장식을 했다. 구상나무다. 필자에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떠오르는 나무는 구상나무다. 숲 해설가 활동을 하면서 구상나무를 처음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큰 피해를 입기 시작하면서 치료 방법과 백신 개발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감기 바이러스에 불과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코로나19는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진행돼 생명을 위협했다. 사망률은 독감의 10~20배에 이르고, 전파력도 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역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기침, 몸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온 환자가 불과
유난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한 해입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가 한 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고,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이도 있습니다. 사실 이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다 같이 한마음에서 나온 소리예요. 코로나 굴레가 이렇게 질기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이 환란의 시절이 빨리 지나가기를 모두 바라고 있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으니 여간 답답하고 힘든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모두가 힘들 때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문화예술 분야가 활발히 움직여줘야 하지만, 오히려 그 분야가 더 힘든 처지에 놓여있으니 대답
프리랜서도 국민연금공단에 월평균 소득을 신고해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입니다.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만약 단시간 근로자로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입사했을 경우 고용기간이 1개월,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이면 사업장가입자 가입 대상이 됩니다. 또한 일용직 근로자일 경우 1개월 이상 근로하고 1개월간 8일 이상 또는 월 60시간 이상 근로하게 되면 가입대상이
고라니 소리를 처음 들었다. 그렇게 숲에서 수많은 고라니를 봤어도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녀석들만 봐왔기에 정작 그들이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그런데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고문영과 문강태의 달콤한 로맨스를 방해하는 슈퍼악당처럼 등장하는 것이 바로 고라니 소리였다. 송아지소리 비슷하기도 하고, 큰 개가 짓는 소리 같기도 한 “아악 아아악” 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아! 고라니는 이렇게 소리를 내는구나. 고라니 모습을 알고 있기에 그 소리가 너무 낯설었다. 우리가 보통 사슴 하면
예, 두 군데의 사업장에서 모두 가입해야 합니다.국민연금이 적용되는 사업장에서 근무할 경우, 양쪽 모두 사업장에서 받는 소득월액을 기준으로 기준소득월액을 결정하며, 각각의 사업장은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게 됩니다.다만, 기준소득월액 결정 및 보험료 납부 등은 아래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첫째, 각 사업장의 기준소득월액 합이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액(486만원, 2019.7~2020.6)에 달하지 못하는 경우, 각 사업장에서 받고 있는 소득월액을 기준으로 각각의 기준소득월액을 결정합니다. 둘째, 각 사업장의 기준소득월액
황금의 섬을 찾아 서쪽으로 향했던 콜럼버스는 보물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칠면조, 호박, 감자 등 여러 가지 농산물을 유럽에 전파했다. 콜럼버스가 가지고 온 여러 물품 중 카민이라는 빨간색 염색약이 있었다. 카민은 선인장에 기생하는 깍지벌레를 말려서 건조한 가루다. 유럽에서 옷감을 빨갛게 염색하는 재료로 사용됐다.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면 무색 투명하기 때문에 구조를 명확하게 볼 수 없다. 옷감을 염색하던 카민을 세포에 넣자 세포의 핵 부분이 빨갛게 염색돼 다른 곳과 구별이 가능해졌다. 19세기에 세포 내부의 구조를 관찰하기 위해 다
알다시피 옛날엔 먼 곳을 가거나 무거운 짐을 옮기려면 짊어지거나 등이나 어깨 위 아니면 지게, 이도 아니면 소나 말의 등을 타고 가거나 실어 옮겼다. 그러나 이제는 기차와 자동차, 비행기에 배까지 편리한 이동수단도 있다. 이만큼 혜택을 보는 대가로 제약을 받아야 한다. 이 제약이 바로 운전면허증이다. 제약이란 규정이나 조건을 붙여 내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많은 사람이 이 제약인 운전면허증을 가지게 됨으로써 주행, 이동, 운반을 하다가 크고 작은 교통사고로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이 부작용은 인명살상에 재
지난 6월부터 한동안 5월에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여파로 ‘조지 플로이드’ ‘미국’ 그리고 ‘미국 대선’ 관련 검색어가 꽤 많이 보였어요. 당시,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등에 항의하는 수많은 집회가 거의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었기에 눈과 귀는 열어두고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뭐 속 깊은 내용이야 바다 건너 이야기이다 보니 한 치 건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회 하나가 필자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Holy CalamaVote’라는 이름을 붙인 미국 대선투표 독려 콘서트였는데,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가수들은 영상으로 참여하는 방법으로
만추의 산은 걷기만 해도 행복하다. 그 행복한 숲에서 아이들과 예쁘게 물든 나뭇잎을 주제로 수업했다. 아이들이 오기 전에 숲을 한 바퀴 둘러봤다. 시간에 맞춰 내려가니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소리가 들렸다. 아이들도 나만큼 들떠 있었다. 가을 숲으로 들어가기 전 아이들에게 간단히 단풍의 원리를 설명했다. 봄·여름 초록색인 엽록소로 잎이 초록색이었는데, 이 엽록소는 추운 걸 싫어해서 조금만 추워져도 사라지고 그 뒤에 꼭꼭 숨어있던 빨간색, 노란색 색깔들이 “짠” 하고 나오는 거라고, 그 예쁜 잎들을 나무가 계속 달고 있으면 겨울에 얼
국민연금 소득총액신고란, 사업장가입자 및 사업장임의계속가입자에 대해 해당 연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적용할 기준소득월액을 결정하기 위해 가입자별 전년도의 소득 총액을 공단에 신고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신고하게 되는 소득 총액은 전년도 1개월 이상 근로한 사업장가입자의 전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기간 중 해당 사업장에서 받은 총 소득액입니다.(연도 중간에 입사한 경우 현 사업장에서 근무기간 동안 받은 소득 총액)국세청에 근로소득 지급명세서를 제출한 경우 공단이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소득결정을 하고 소득 총액 신고
강원도 산악지대에 첫눈이 내렸다는 뉴스와 함께 지난해에 비하면 보름 이상 늦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입동 즈음이니 눈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것은 언제나 신기하다. 주변에 나뭇잎이 떨어져 바스락거리고, 바람에 몰려 낙엽이 쌓인 곳은 발목이 잠긴다. 하얀 눈밭을 조심스레 밟듯이 낙엽 길을 천천히 밟으니 사각거리는 소리에 기분이 좋다. 함께 산책을 나온 아이가 낙엽이 쌓인 곳을 발로 신나게 차며 뛰어갔다. 바람이 불자 모여 있던 나뭇잎들이 넓은 곳으로 파도치며 밀려 나왔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났다. 떨
폐업(휴업)으로 소득이 없으면 납부예외를 신청해 연금보험료 납부를 일정 기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소득 활동에 종사하면 소득에 따른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사업자등록을 내서 개인 사업을 하다가 폐업 또는 휴업 신고를 해 소득이 없게 될 경우, 납부예외 신청을 해 일정 기간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납부예외 기간은 가입 기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후 연금을 받을 때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물론 연금보험료를 계속 납부
얼마 전에 용인의 작은 독립서점에서 시낭독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체 없이 좌석을 신청하고 가 봤어요. 개인적으로는 대략 30여년 만에 시를 읽고 듣고 이야기하는 자리였기에 덤덤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그 자리에 갔습니다. 그리 가깝지 않았으나 가끔은 궁금해하던 옛 친구를 가볍게 얼굴이나 한번 볼까하고 발걸음을 떼는 그런 마음 있잖아요.(하 하) 젊은 두 시인의 시를 낭독하고 이야기하는 그런 자리였어요.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단히 신선한 충격을 얻었습니다. 30여 년 전에 경험하고 느꼈던 시낭송회는 그 자리에 있었던 시낭송가나 시인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