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4월 8일 새벽 5시 12분,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뒤틀렸다. 25초의 흔들림 이후 40초가량 큰 진동이 발생했다. 전통적인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건물들은 무너졌고, 거리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도시는 불탔다. 3000여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었다. 16세의 제이 매클레인의 가족도 모든 재산을 잃었다. 어려운 가운데도 열심히 공부했던 제이 매클레인은 1914년 버클리대학을 졸업했다.당시 미국은 서부 개
“음 향이 좋네요. 이 나물 이름이 뭐에요?”“파드득이요”“네? 뭐요?”“파드득이요. 파드득나물입니다” 나물 이름을 알려주면 별 이상한 이름이 다 있다는 듯이 꼭 되물어 오는 나물이 있다. 이름 하여 파드득나물. ‘파드득’ 하면 마치 새가 깜짝 놀라 갑자기 날아오를 때 나는 소리를 연상하게 하지만, 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듯하다. 도대체 왜 파드득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때, 군락을 이뤄 여럿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유난히 싱그럽게 푸르른 모습을 보며 파드득이란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두 달은 아마 4월과 5월일 것이다. 지난주에는 솜털이 보송하던 잎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 반질반질 윤이 나면서 보드랍고, 산벚나무가 꽃잎을 흩날리며 떨어지면 철쭉이 꽃을 피운다. 그 다음을 기다리듯 때죽나무도 덜꿩나무도 팥배나무도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다. 숲은 매일 싱그럽고 설레게 변하고 있다. 요즘 숲은 실크처럼 가볍고 경쾌하다.숲이 우리를 부른다. 요즘 숲을 아이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었다. 웅덩이의 봄도 하루가 다르다. 지난달에는 산개구리와 도롱뇽, 두꺼비 알들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 달은 올챙이로
번화가를 걷다 보면 많은 커피 전문점과 카페를 만날 수 있다. 한 블록 안에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점포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커피는 우리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고, 각각 매장에서는 다른 특징과 가격을 가진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본다. 커피의 맛과 가격은 판매하는 곳마다 왜 다르며, 어떤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지에 대한 궁금증 말이다.지난 호 커피의 품종과 가공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다. 커피의 품종과 가공은 대체적으로 커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재배환경과 생
먼저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미래의 직업은 어떤 것이었나요? 부모님이 원하셨던 직업은요? 아마도 저학년 때는 부모님이 원하거나 남들이 하고 싶어 하는 직업이 곧 내가 원하는 직업일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까 요즘은 부모님과 학생이 선호하는 미래의 직업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더군요. 1위는 공무원, 2위는 교사, 3위는 의사와 약사래요. 아주 예전에는 대통령, 군인, 판·검사 등이 상위권이었던 적도 있었는데, 요즘 그 직업군은 하위권이거나 아예 보이지도 않는 시절이 됐다는 것이 재미있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나 싶으면 여기저기에서 또 다른 시작이 생긴다.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적군을 상대하는 전쟁터 군인이 이렇게 무섭고, 답답할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2020년과 다르게 올해는 그 두려움이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 아이를 둔 엄마로서 학교에서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고, 급식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너무도 다행이다.용인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필자의 아이는 선생님과 1대 1, 또는 반 전체가 마을 나들이를 자주 나간다. 교실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교내를 산책하며 학교 숲
1804년 12월 나폴레옹은 프랑스 황제가 됐다. 유럽을 뒤흔들었던 나폴레옹은 독일지역의 신성로마제국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신성로마제국 황제는 유력 가문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됐다. 15세기 후반부터 강력한 합스부르크 가문이 황제를 세습했으나 그 과정은 여전히 투표에 의한 것이었다.합스부르크 가문은 독일지역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당시 유럽 일대 최대 가문이었다. 혁명으로 전통질서를 파괴한 프랑스를 원상복귀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유럽 왕실들은 나폴레옹과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천재라고 불리던 나폴레옹을 상대할
파란 하늘 아래 따사로운 햇살이 산 중턱에 내려앉으면 빨갛고 노란 커피 열매들이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민다.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나무 사이로 여러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필자들이 봄에 방문했던 한 커피농장 모습이다. 나무 사이를 비집고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잘 익은 커피체리를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손으로 따 바구니에 넣으며 미소와 함께 바구니를 보여줬다. 그렇게 수확한 커피체리(Coffee Cherry)는 과육을 제거하는 가공을 거쳐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 생두로 옷을 벗는다. 필자들이 앞서
꽃이 져서 아쉽다는 사연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산골인 우리 동네는 요즘 꽃잔치가 벌어졌다. 마당 벚나무는 작년엔 몸살을 앓아 꽃이 볼품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기운을 차렸는지 흐드러지게 피었다. 날이 좋다. 공사하기 좋은(?) 계절이다. 미루고 미뤘던 차고를 짓고 있다. 재정 사정이 변변치 않으니 건축업자에게 모두 맡기지 못하고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손수 하려고 노력 중인데, 그중 하나가 목재에 오일스테인을 바르는 일이다. 필자 남편은 취미가 목공이다. 집안의 웬만한 가구는 직접 만들었으니 그 덕분에 필자도 목재를 접하
1270년 7월 17일 프랑스 왕 루이 9세는 1만여 명의 병사를 이끌고 북아프리카 튀니스 근처에 상륙했다. 8번째 십자군을 지휘한 루이 9세의 목적지는 이스라엘 지역이 아닌 북아프리카였다. 1248년 7번째 십자군을 이끌었던 루이 9세는 중동지역까지 장거리 원정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으며 본인마저 포로가 되는 큰 실패를 경험했다.비교적 가까운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세력을 정복해 점차 넓혀가겠다는 생각이었다. 이탈리아 남쪽 시칠리아에는 루이 9세의 동생 샤를 1세가 시칠리아 왕으로 있으면서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영국 왕 에드워드도 병력
최근 들어, 우리나라 감독이나 배우 이름이 보이는 영화들이 세계적인 호평을 계속 받다 보니 자연스레 영화에 관한 관심과 이야기가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TV나 신문, 인터넷 등에서 다루는 영화 관련 정보도 예전보다 더 다양하고 튼실한 취재를 통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지요. 필자가 얻어 들은 정보 중 하나가 지금까지 세계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흥행배우는 ‘존 웨인’이었다는 겁니다. 1930년부터 최근까지 해마다 최고의 흥행배우 10명씩을 통계 내봤더니 단연 존 웨인이 최고였다는군요. 그 뒤를 이어 클린트 이스트우드, 톰 크루즈, 멜 깁
봄엔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다. 뾰족이 새싹이 내미는 것을 봤는데 뒤돌아 잠시 딴 짓하다 다시 돌아보니 어느새 잎이 나와 있다. 또 하루가 지나면 어느새 키를 키워 한 뼘 넘게 자라있다. 봄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새 무르익어 버린다.얼마 전 개망초와 망초의 잎들을 뜯어 나물을 무쳐먹었는데,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하고 마당 텃밭에 나갔다. 나같이 할 일없이 바쁘고 게으른 사람은 현관을 나가 마당에 바로 텃밭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매일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돌아볼 수 있는 짬을 낼 수 있다. 차를
‘커피의 맛’에 이어 이번에는 커피가 가진 향미 중 ‘향’에 대해 얘기 하고자 한다. 커피의 맛을 얘기할 때 한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표현하는 맛의 분류는 향에 의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커피가 입안으로 들어오면 혀로 감지하는 맛은 기본적으로 신맛, 단맛, 짠맛, 쓴맛으로 알려진 네 가지와 감칠맛(우마미)에 불과하다. 커피 용액의 향기화합물이 후각세포로 올라가 향을 느꼈을 때, 커피의 풍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식품마다 매력적이고 다양한 향을 지니고 있지만, 그 중 커피만큼 복잡한 향을 지니고
척추분리증은 척추 뼈의 앞과 뒤를 연결하는 협부라는 부위가 분리된 상태로, 엑스레이 영상에서 금이 가거나 깨진 상태로 보여 환자들이 골절된 것으로 간주해 겁먹는 일이 종종 있다. 원인으로는 선천적으로 척추 관절에 결함이 있는 경우, 과격한 운동에 의해 척추 관절에 과부하가 발생하면서 피로 골절이 된 경우, 발육기(10세 이상 청소년) 과정에서 결손된 경우가 있다. 척추분리증은 전 국민의 5% 이상이 가지고 있는 의외로 흔한 질병이다. 평소 바른 자세나 생활습관을 가져 허리통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평생을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
며칠 전 약속이 있어 잠시 외출했다.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고 내가 사는 동네를 산책했다. 친구는 “와, 진짜 예쁘다! 이 꽃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었다. 봄이 오면 지천에 피는 하늘을 닮은 파란색 꽃잎이 너무나도 예쁜 큰개불알풀이었다. 날씨가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면 키 작은 봄꽃들이 앞 다퉈 핀다. 그냥 지나치면 잘 보이지 않는다.자세히 소중하게 들여다봐야 보인다. 꽃다지도 노란 꽃을 피워내고, 냉이는 하얀 꽃을 피웠다. 그 추운 2월에도 양지바른 곳에서 별꽃은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민들레도 꽃대를 높이지 못한 채 노란 꽃을
사상 유래 없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용인시도 1년 동안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집단 발생이 지속되면서 3월 7일까지 1765명이 용인시에서 확진되고, 다른 지역에서 180명이 발견됐다. 더구나 17명이 회복되지 못했고, 아직도 투병중인 사람이 211명에 이른다.2020년은 한국사회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방역이라는 것을 시도하고 실천하는 한해였다. 전염병을 예방하고 감염 관리의 영역이 그동안 의료기관에만 국한됐던 것이 병원을 넘어 식당, 가게, 가정까지 확산된 것이다. 전 국민이 마
그래미상이라는 이름은 대중음악에 무관심한 사람들일지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아카데미(영화), 에미(텔레비전), 토니(극장 및 브로드웨이)와 함께 미국의 대중예술을 대표하는 4대 상입니다. 미국의 범위를 떠나 세계 최고 권위로 자주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고 있기에 아주 익숙한 이름이지요. 그 그래미 시상식 공연무대에서 우리나라 BTS가 단독공연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세상에나. 그 무대는 해마다 세계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사람들만 선택돼 오를 수 있기에 그 의미는 빌보드차트 1위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이거든요. 이런
아직 일교차가 많이 나는 시기이다. 아침에는 두꺼운 외투를 준비해야 하지만, 낮에는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는 날이 많아졌다. 봄이 온 것이 어느 때보다 더 기쁘다. 올해 안에 우리 삶이 몇 년 전으로 돌아갈 것 같은 희망이 느껴지는 봄이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하지만 지난 겨울은 거의 감금생활에 가깝지 않았던가.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서 아랫집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신경 꽤나 썼던 기간이기도 했다. 이제 두려움을 조금 내려놓고 햇볕이 드는 베란다에서, 꽃이 피기 시작하는 숲길에서 봄을 만끽해도 될
코로나19 여파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졸업, 입학 시즌이 한창이었을 2~3월이면 꽃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곤 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덤덤한 듯하다. 작년보다 ‘코로나블루’ 증상이 덜하긴 하지만, 추운 날 집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는 나를 위해 스스로 꽃다발 한 아름을 선물했다.식탁에 올린 꽃을 보며, 거실에 놓여 있는 꽃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꽃이 배부르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오래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금방 시들어버리는, 혹자들이 말하는 아무짝에도
커피를 연상할 때 대부분 검은색을 띤 진갈색 이미지와 씁쓸한 쓴맛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미지를 제외하고 커피를 단지 쓴맛만을 지닌 음료로 단정 지어 버린다면 실제 커피가 가진 다채롭고 황홀한 향미를 놓치게 될 수 있다. 커피의 향미는 대체적으로 품종에 의한 유전적 특성과 재배 환경 그리고 수확 뒤 가공 및 관리에 따라 커피가 지닌 특징이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를 어떻게 로스팅하고 추출하느냐에 따라 다른 여러 향미를 지닌 커피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요즘 커피를 즐기는 애호가들이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