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로 양 옆에 심은 가로수나 조경수는 계속 새 옷으로 갈아 입는다. 그래서인지 벚꽃 개나리 피는 봄에도, 빨간 단풍으로 물든 가을에도 호암미술관을 찾는 이들로 북적인다. 울긋불긋 단풍을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길지 않아서인지 평일 낮임에도 호암미술관에는 제법 사람들이 있었다.평소 같으면 미술관을 향해 걷기 바빴을 텐데, 그날엔 저수지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음걸이를 옮겼다. 그리고 주변을 여유 있게 둘러봤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너무 오랜만의 방
‘시간창고로 가는 길’ 연재를 시작한 첫 회, 유년시절 지금의 처인구 남동 동진마을로 이어진 아리랑고개의 무서웠던 추억을 언급한 적이 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고개를 넘을 때면 짐승들 울음소리에 머리카락이 곤두섰을 만큼 무서움에 고개를 뛰어서 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땐 짐승 울음소리도 무서웠지만, 더욱 오싹하게 만들었던 건 지금의 용인문예회관 근처쯤에 있었던 허름한 작은 집(창고)이었다. 상여와 각종 제구를 넣어두었던 상엿집이었기 때문이다.당시에는 한낮에도 감히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정도였으니 기자에게 상엿집은 꽤나 강렬
“삼월은 늦봄이라 청명, 곡우 절기로다. 봄 날씨 따뜻해져 만물이 화창하니 온갖 꽃이 만개하고 새 소리 각색이라.” - 농가월령가 3월령가 중에서“사월은 초여름이라 입하, 소만 절기로다. 비 온 끝에 햇볕이 나니 날씨도 화창하다.” - 농가월령가 4월령가 중에서“구월이라 늦가을이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언제 왔느냐.” - 농가월령가 9월령가 중에서“시월은 초겨울이니 입동, 소설 절기로다.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 끝났구나, 남의 일 생각하여 집안 일 먼저하세.” - 농가월령가 10월령가 중에서용인이 도시화
용인시박물관에 대한 단상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언제인지 가물가물하지만 거의 15년 전쯤으로 기억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당시 용인시에는 택지개발과 아파트 건설 등 각종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당시 연평균 인구증가율이 10%를 넘었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많은 땅이 개발되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용인에서 ‘난개발’ ‘막개발’이라는 말이 그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지역언론에 몸담은 기자의 관심은 난개발과 그로 인해 파생하는 문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 공간에 박물관이나 미술관(미술관도 넓은 의미의 박물관이지만) 등 역사문화공간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굳이 날을 잡거나 큰 마음을 먹지 않아도 언제라도 역사와 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인에도 경기도의 고대 역사부터 근대 생활사까지 선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1996년 6월 기흥구 상갈동에 문을 연 경기도박물관이다.필자가 경기도박물관을 처음 방문한 때는 박물관이 개관한 지 1년 즈음 됐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 몇 년간은 한 달에도 몇 번씩 도박물관을 드나
이번 호부터 한 달에 한 번 용인지역 내 박물관 나들이를 하며 듣고 보고 느꼈던 이야기, 박물관과 얽힌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처인구 모현읍 능원리 한국등잔박물관입니다. 신세계상업사박물관, 세중옛돌박물관, 만화박물관 등 지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박물관이 하나둘 용인을 떠나 아쉽지만, 박물관에 대한 가치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편집자 심지를 조금 내려야겠다내가 밝힐 수 있는 만큼의 빛이 있는데심지만 뽑아 올려 등잔불 더 밝히려 하다그을음만 내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잠깐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