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주제 ‘구조장비’ 대표 연작 전시회장 바닥에는 심한 악취가 나는 비료가 깔리고 그 위에 어른 키보다 훨씬 큰 녹슨 포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 작품은 자유로운 순수미술가 최미아의 1999년 작품 ‘구조장비’. 대중에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늘 충격적이면서 신선했다. 그의 자유분방한 표현력은 초기 판화작품을 통해 구현됐다. 대학 시절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던 그는 이후 판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상욱, 하동철 등 국내 유명 판화 작가들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최미아 작가의 판화 작품은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상반된 두 가지 특징
‘Korea, 옛날 옛날에’ 한지조명 연작 유명 전창호 작가는 단순히 ‘그린다’라는 일반적인 개념의 미술을 넘어 다양한 방법을 추구하는 작가다. 그는 섬유와 한지가 지닌 물질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이용한 예술로 그만의 영역을 넓혀왔다. 그의 작품은 일반 회화와 선을 분명히 한다. 과거 유화로 작업하며 느꼈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섬유와 한지를 택했고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유화는 바탕이 되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덧대는 식으로 작품을 그리는데, 그러면 본질이 사라지죠. 섬유에 아무리 색을 입히고
“폐품 예술로 인간의 상처 치유하고 싶어” 수프캔, 코카콜라 병, 유명인의 초상화 등을 실크스크린이라는 판화기법으로 찍어 예술로 승화시켰던 앤디워홀. 1960년대 그의 작품들에 영감을 받아 다양한 실험 예술을 이어오고 있는 이가 있다. 이은정 작가는 앤디워홀이 추구했던 예술의 대중화를 넘어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전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팝아트를 선사한다. 이 작가는 젊은 시절 다양한 소재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예술가로 통했다. 다 쓴 물감상자를 수집해 손가락과
겹해바라기 연작 호평 빈센트 반 고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노란 해바라기 연작이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특유의 붓 터치와 화려한 색의 조화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해바라기 꽃이 바라보는 방향이나 크기 등 그림의 구성도 완벽에 가깝다. ‘고흐는 무슨 생각으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용인 화가 이수정이 그의 대표 연작 ‘내안의 꿈’을 그리며 끊임없이 되물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이수정 작가에게도 해바라기는 특별한 모티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길에 핀 겹해바라기 노란빛이 그날따라 햇빛을 받고 정말
색에 대한 천부적 감각 눈길 서양화가 고효순 작가가 그림을 시작한 때는 나이 50이 넘어서다.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으로 정신없이 걸어왔지만 문득 잠시 접어뒀던 ‘고효순’ 자신을 다시 찾고 싶었다. 당시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그림을 시작한 지 5년 쯤 됐을 때였어요. 수채화 강사가 제 작품을 보고는 ‘이 분은 전업 화가가 되셔야할 분’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한 마디에 용기를 얻고 달리기 시작했어요.”늦깎이 화가였지만 열정만은 남달랐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화려한 서예퍼포먼스로 각인 한국미술협회 용인시지부 지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예가 김주익은 예술혼을 담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몇 안 되는 작가다. 김 작가는 2005년 용인시청 문화복지행정타운 개청 기념식에서 서예퍼포먼스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망언을 일삼는 일본에게 독도는 우리 땅임을 알리는 작품을 20여분에 걸쳐 완성해낸 것이다. 이후 김 작가는 전쟁기념관 호국미술대전 개막식 등 굵직한 행사에서 용인과 경기도, 전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혼신을 다하는 서예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모먼스를 하는 순간 모
글씨로 다양한 감정 표현 다양한 브랜드 작품 완성 “밟히고 잘리어도 끝끝내 꽃 피울 테다. 부푼 꿈 영글면 가뿐히 세상의 강을 건너 저 들판을 노랗게 물들일 테다.”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순박한 자태를 뽐내는 민들레 두 송이가 클로즈업된 사진에 만년필 글씨가 새겨졌다. 어떤 시련도 견뎌내겠다는 민들레의 독백은 작지만 강한 필체로 하늘에 박혔다. 일상에서는 그저 스쳐지나갔을 꽃 이야기를 캘리그래피를 통해 전한 이는 작가 김진봉이다. 김진봉 작가는 ‘플라워레터’로 더 친숙하다. 직접 사진을 찍은 꽃과 어울리는 글귀, 김 작
사실적 묘사에 작가 해석 더해 파격적, 획기적인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이 대세인 시대다. 단순화해서 추상적 느낌을 살리거나 누구도 쓰지 않았던 재료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작가도 있다. 대중은 이런 작품 앞에서 각자의 해석이 가능하다. 한 작품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고전적 순수미술은 사실 이러한 ‘새로움’ ‘다양함’ 보다는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사물을 꿰뚫는 세밀한 묘사에 평범한 어떤 소재도 아름다움은 극대화된다. 서양화가 예미숙 작품이 바로 그 느낌이다. 그의 작
민화·오방색서 영감…‘축제’ 연작 선보여 조선시대 화가들의 단골 소재는 나비였다. 나비는 종류나 위치, 함께 그린 사물에 따라 무병장수, 사랑, 영원한 행복, 부귀 등 좋은 의미의 상징물로 통했다. ‘고양이와 나비’를 함께 그려 장수를 빌었고 득남을 기원하는 가지와 호랑나비를 함께 그려 아들을 많이 낳기를 바랐다. 서양화가 지용윤은 우리 조상들이 가장 사랑했던 ‘나비’라는 소재에 아크릴물감으로 오방색을 입혀 가장 한국적이면서 강렬한 느낌의 작품을 창조해왔다. 그가 10여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현장 감동 그대로 표현한 ‘일출’ 대표작 허만갑 작가는 풍경화만 40년 넘게 그려온 작가다. 전국을 돌며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화폭에 담아왔다. 어린 시절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준 스승을 만나며 작가 인생은 시작됐다. “고등학교 때 서울로 떠났어요. 학교 은사님으로 변시지 작가를 만났죠. 그림에 소질이 있던 저를 수업만 끝나면 매일 데리고 나와 여기저기 그림을 그리러 다니셨어요.” 고 변시지 작가는 제주 출신으로 고향의 자연과 풍물을 그린 풍경화가로 유명하다. 특유의 거침없고 대담한 필치로 국내에서도
조각과 회화 접목한 대표작 “볼륨이라고 하면 보통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들어간 것도 볼륨이 될 수 있죠.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니까요.”조각가 김동호는 그의 모든 작품에 철학적 고민과 생각을 담는 작가다.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상식을 부정하고 의문을 갖는데서 예술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의문은 끝없는 고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표출되는 것이 작품인 것이다. 그렇기에 김동호 작가에게는 예술이 ‘자기와의 고뇌’이며 예술가는 ‘자기 작품세계와 싸우는 외로운 사람’이다. 대학 졸업 작품을 준
산수화에 풍수지리 담아 유튜브 ‘노재화’ 채널 속 작가의 막힘없는 붓놀림에 국화 몇 송이가 금세 피어났다. 화폭 위에서 그의 붓은 춤을 추듯 움직인다. 그 모습에 넋을 놓고 보는 사이 그림 한 점이 완성됐다. 작가 노재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한 장면이다. 20년 전 태교로 그림을 시작했다가 전업 작가가 된 노재화 작가는 그때도 지금도 그림을 ‘인생을 살아가는 힘’으로 여긴다. “셋째 임신하고 둘째는 등에 업고 그림을 그렸어요. 정말 힘든 시기였는데 그림이 제게 큰 위로가 됐죠. 시작할 때 그렇게 시작해서인지 그림은
수묵화 그림기행집 눈길 ‘누각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전주천과 한벽교.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주천과 어우러진 주변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아름다운 절경을 방해하는 것이 있었으니 누각 옆으로 가로질러 뻗어있는 전주천의 교각이다. 쓱싹쓱싹 다리를 지울 수도 없고 아쉽다.’‘향교 한쪽에서는 어르신들이 모여앉아 사물놀이 공연 준비를 하시는지, 아니면 유교 교육을 받고 계시는지 모여서 연습을 하고 계셨다. 그 모습이 여유롭게 한가로워 보는 마음이 편안해진다.’ 공간에는 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사연이 있는 장
양귀비 모티브…옻칠로 작품 깊이 더해 서양화가 윤정녀의 작품은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 보는 순간 작품에 눈을 뗄 수 없다. 그가 만들어낸 자신만의 기법은 탄탄한 기본기와 섬세함까지 더해져 그만이 낼 수 있는 깊이를 담아낸다. 그런 그의 작품은 작가 인생 동안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윤정녀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는다’는 나름의 방식을 설명했다. 선이 잘못 그어져도 지우거나 포장하지 않고 그 자체를 인정해버린다. 실패조차도 자기 자신이니 감추고 없앤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새 연작 ‘흔적’으로 인간사 표현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의 푸른색은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샤갈은 뮤즈인 벨라를 잃고 가슴을 짓누르는 슬픔을 모든 빛을 감춘 낮은 채도의 푸른색으로 표현했다. 그의 화폭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정제된 푸른색은 슬픔을 넘어 환상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가 얼마나 고뇌하며 그 푸른색을 만들어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샤갈의 푸른색에서 볼 수 있듯 색은 화가에게 언어이고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색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작가의 역량을 판단할 수
‘합’ 시리즈 선보여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겨내는 작업이 회화라면 이를 실존하는 사물의 형태로 재현하는 것이 바로 조각 분야다. 3차원 공간 속에 구체적인 물질로 형상화된 입체는 강하고 견고한 다양한 재료의 양감을 통해 특유의 매력을 지닌다. 하지만 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조각가 최정태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한 사물을 원하는 두께로 절단해 이를 재배치 하는 방식의 작업을 주로 한다. 그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수많은 시행착오는 작가의 몫이다. 관람객들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탄생한
도자기 표면 균열 기법 눈길 도예가 현정숙은 의도적으로 도자기 표면에 균열을 만들어 여러 가지 색을 입히는 과정을 반복하는 기법을 생활자기에 도입한 작가다. 그의 작품을 만나면 전통 찻잔과 주전자 표면이 매끈하고 광이 날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편견은 사라진다. 유약을 바르고 초벌한 후 스펀지를 이용해 여러 번 닦아내고 마르길 반복하면 표면이 갈라지는데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색의 안료(도자기용 물감)를 바르고 닦아내는 과정을 또 여러 차례 반복해 작품을 완성한다. 온도와 수분의 정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연 닮은 한지공예 작품 매력” ‘수천 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종이’ 세계가 한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보존성 때문이다. 200년이 지나면 변성되는 서양 종이와 달리 오랜 세월에도 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한지의 경쟁력은 원료인 닥나무 껍질에 있다. 닥나무 껍질에서 뽑아낸 인피섬유는 서양 종이의 원료인 펄프보다 훨씬 두껍고 질기다. 용인에 몇 안 되는 한지공예가 중 이영희 작가는 한지의 이런 긴 생명력에 매력을 느껴 섬유공예에서 한지공예로 주재료를 바꾼 경우다.“결혼 후 한동안 작품에 손을 놓고 있었던
의자·사각패턴 시리즈 대표작 서양화가 박유경 작가 옆에는 ‘코드’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그의 작품의 주요 모티브인 의자나 사각 패턴은 마치 어떤 의미를 숨기고 있는 ‘부호’ 같다. 비밀스럽고 신비해 작품이 의미하는 뭔가를 그 패턴의 규칙 속에서 찾아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박유경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삶을 이해해야 한다. 그는 순간의 느낌이나 감성으로 그리는 작가라기보다 수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붓을 드는 작가다. 내성적이고 열정적이며 늘 완벽을 추구한다.박유경 작가는 특히
다양한 변신 추구하는 70세 노년 작가 인물화부터 서예, 문인화, 한국화까지 화가 인생 40년차인 이정숙은 탄탄한 기본기로 정형화된 틀에서 탈피해 다양한 변신을 추구하는 작가로 통한다. 올해 70세를 넘긴 노년 작가지만 먹과 붓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그림을 그릴 정도로 열정적이다.그의 작품은 솔직하고 대담하다. 붓의 놀림에는 주저함이 없고 자유롭다. 수십 년 미술 인생을 겪으며 붓과 먹, 그의 생각이 혼연일체가 되는 궁극의 수준에 다다랐음이리라. 정해진 틀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은 이정숙 작가를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