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본격적인 김장철이 돌아오자 담벼락에 무청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미네랄이 풍부해서 겨울철 건강에 제격인 시래기는 예로부터 겨울철 건강을 책임지는 식재료였습니다. 꼬득꼬득 잘 말린 시래기로 끓인 된장국은 생각만 해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밥도둑입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꼼꼼히 둘러보면 조금씩 변해가는 도시의 모습이 보입니다. 100만 도시의 웅장함을 처인구 용인 시내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한여름 초록색이 매년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합니다.
처인구에서 기흥구로 넘어가는 이른바 정신병원 고개, 원래는 멱조현, ‘작은메주고개’로 불리다 1971년 진짜 정신병원이 개원하면서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근 45년 동안 불리던 이름을 버리고 ‘효자고개’로 개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에게 아이를 내주고 시아버지를 살렸다는 며느리의 전설은 좀 무섭기도 합니다.
용인시 처인구 동부동에서 임꺽정의 일화가 담긴 굽이 굽은 곱든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에 이르면 보이는 너른 원삼면의 풍경입니다. 이보다 더 푸를 수 없는 초록의 넓은 전원풍경을 바라보자면 시원함을 넘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왜 용인8경 중의 하나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다 이해되는 풍경입니다. 하늘이 푸르지 않았던 걸 빼면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만합니다.
오래전 학이 많이 모인다하여 지어진 처인구 원삼면 학일리 학일마을. 학일마을에서 두루봉으로 가는 외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학일2저수지가 나옵니다. 둘레길 조성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 아기자기한 저수지를 빙 둘러 산책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특히 산에서 내려와 차갑고 푸른빛이 감도는 저수지와 맑은 산새소리는 망중한을 즐기기에 딱 좋은 명소입니다.
눈길 돌리는 곳마다 연잎이 가득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내동마을. 크기도 크기지만 바람에 살랑거리며 초록물결을 뽐내는 연잎에 마음까지 차분해 지는 듯합니다. 꽃이 개화하지 않아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연잎 사이로 봉긋 올라와 있는 꽃봉오리가 다시 한 번 내동마을을 찾게 할 것 같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흔들리는 연잎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시간이 가는 줄 모릅니다.
처인구 고림동의 한 전원주택단지.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전원주택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니 마치 외국에 와있는 듯 색다른 풍경입니다. 빽빽하게 줄서있는 아파트 단지보다 몇 백배는 더 환경적입니다. 그나마 아직 자연이 살아있는 처인구에는 무분별한 아파트보다 전원주택만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봄이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휴가 계획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여름이 가까워옵니다. 처인구 원삼면의 농촌테마파크도 이미 여름이라는 듯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고 형형색색의 꽃들이 강한 햇살에 자태를 자랑합니다.
강한 햇살과 여름 같은 기온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봄. 여름을 시샘하듯 장난을 치는 봄바람에 현수막이 다 찢어져 바람에 날립니다.맑은 날을 보기 힘들 정도로 뿌연 황사와 매일 점점 나빠지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바람은 사람들 힘든 줄 모르고 연신 장난을 칩니다. 이제 적당히 할 때도 된 것 같은데도 아직 바람이 거셉니다.
흐드러지게 핀 가실벚꽃이 상춘객을 반깁니다.호암지 주변으로 산 능선을 따라 활짝 핀 벚꽃이 왜 이곳이 용인팔경중 하나인지 증명이라도 하는 듯합니다.봄비 한 번에 초록 잎으로 새 옷을 갈아입기 전 화려한 벚꽃과 의미 있는 만남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지만 외출하기가 쉽지 않은 날씨입니다.여기 저기 봉오리를 틔우며 봄소식을 전하기 바쁜 들풀들도 흐린 하늘에 숨이 가쁜 듯 더디어 보입니다.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노고봉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은 파란 물감에 하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뿌옇고 시청도 보일 듯, 안보일 듯 봄을 시샘합니다.
굽이굽이 돌고 도는 도로가 인상적인 신갈JC 모습을 하늘에서 바라봅니다.신갈JC는 빙글빙글 돌다보면 강원도 원주에서 인천까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못가는 곳이 없는 그야말로 교통의 요지입니다.명절이나 연휴 때면 갑갑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도로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돌고 돌아 제 갈길 가는 차들을 보니 시원스럽기도 합니다.
만골근린공원에서 바라 본 기흥구 신갈동 풍경입니다. 막상 하늘에서 바라보니 기흥도서관과 빼곡한 아파트 풍경이 복잡한 도심을 연상케 합니다. 약간은 흐린 날씨지만 멀리 수원도 보이고 한산한 영동고속도로도 눈에 들어옵니다.
처인구 동부동과 원삼면을 이어주는 곱든고개를 하늘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차로 다닐 땐 참 굽이굽이 비틀비틀한데 막상 하늘에서 바라보니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정말 오래전엔 호랑이도 있었다고 하는데 도로만 없다면 지금도 호랑이가 나올만 합니다.
용인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연습실 앞은 아이들의 소원이 적힌 메모지로 가득합니다. 원칙도 절차도 중요하겠지만 정작 중요한건 아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을 시위로 내모는 원칙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다시금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알록달록한 단풍이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라면, 풍요로운 분양시장의 전령사는 단풍보다 더 알록달록한 현수막이 아닐까요? 하루가 멀다 하고 걸리고 수거되는 현수막 풍년입니다. 과태료 각오하고 걸어놓는 현수막이라서 그런지 장소 불문하고 풍년도 대풍입니다.
양 옆으론 빼곡한 아파트 단지, 바로 뒤엔 발파작업이 한창인 공사장이, 또 바로 앞엔 흉물스런 민둥산이. 기흥구에 있는 청곡초등학교 풍경입니다. 미래를 이어갈 아이들이 등교하는 학교 풍경이기도 합니다. 개발 논리에 우리의 미래가 캄캄합니다.
지난달 25일 처인구 마평동 마평사거리. 대낮부터 거하게 취하신 한 어르신이 교차로를 침대삼아 누워 계십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지나가는 차량 한대도 정차하는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신기할 뿐, 그냥 상관안하는 게 상책이라는 듯 한참동안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잠시 후 경찰차 한대가 오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아무도 상
넓게 펼쳐진 황금 들녘에 아이들이 잠자리를 잡으러 동분서주합니다. 하지만 재빠르게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7살 어린아이가 낚아채기는 쉽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만들어진 허수아비가 농촌 들녘을 지키는 아이러니 속에서도 동심은 밝기만 합니다. 이제 추수가 끝나면 벌판만 남겠지만 아이들 가슴에 추억으로 오래 간직될 겁니다.
처인구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고림동, 온통 초록으로 물든 논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정말 아무것도 볼 것 없는 풍경이지만 하늘에서 바라보니 이보다 멋질 수 없는 그럴싸한 풍경을 선물합니다. 이제 곧 황금빛으로 물들어 우리들의 밥상으로 올라올 벼를 보니 벌써 배가 불러오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