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유럽 선진국 중에서 한국과 가장 비슷한 지역 불균형 양상을 보이는 나라이다. 수도인 런던에 정치권력과 경제자본이 집중되어 있고, 언어나 문화 측면에서도 런던은 일류, 지방은 이류라는 차별의식이 강하다. 자연 런던으로 사람과 돈이 몰리고, 그로 인해 런던은 심각한 주택난과 교통난을 겪고 있다. 반면 지방도시와 농·어촌 지역은 인구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언론 분야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영국의 유력 언론사들은 모두 수도 런던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1100여 개의 지역신문이 전국 각지에서 발행되지만 런던에서 발행되는 10여
지난 달 별세한 영화배우 신성일의 소식은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자신이 젊은 시절 사모하고 동경했던 대중 스타들이 늙어가고 세상을 떠나면서, 현대인들은 삶의 유한함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신성일은 완벽한 외모를 갖췄지만 삶은 그만큼 완벽하지 못했기에 더욱 공감과 연민을 갖게 한 스타였다. 영화배우 생활을 청산하고 정계에 진출했지만 뇌물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하는 굴곡진 삶을 살았다. 그러나 노년에도 청춘배우처럼 당당하게 살았고, 암 선고를 받고서도 의연한 투병생활로 유종의 미가 무엇인지 보여준 마지막 여생을 보냈다.신성
올해는 풀뿌리 지역신문, 즉 지역주간신문의 역사가 30년째 되는 해이다. 1987년 6월 항쟁 민주화의 물결이 지역신문 발행으로 이어져, 1988년 충남 홍성의 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지역주간신문이 창간되기 시작했다. 지난 30년 동안 그 숫자는 크게 늘어 지역신문이 없는 지역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언론으로서의 영향력이나 언론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역주간신문 연평균 매출액은 1억3800만원, 평균 고용인원은 5명 내외였다. 신문사 규모의 영세
11월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를 다녀왔다. 필자의 수업 을 수강하는 학생들도 동행했다. 올해가 11년째인 는 지역신문발전위가 주최하는 행사로 전국의 지역신문 종사자들이 한 곳에 모이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발위의 지원사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축소되고 있고, 올해 컨퍼런스도 예년에 비해 규모나 참가 인원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단체로 컨퍼런스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필자의 학생들이 전부였다. 지방분권이 대선 공약이 되고 개헌안까지 나왔지만, 언론의
요리사 백종원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 나가는 사람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백종원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 사람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친근한 사람이 드물다.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어디선가 그의 화면이 나타난다. 지난 10월 12일에는 국회 산업통상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외식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 언론은 그를 “국정감사 스타가 된 프랜차이즈 대부”라고 추켜세웠다. 그가 운영하는 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30여
한 제과점이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쿠키를 유기농 수제쿠키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충북 음성에 소재한 작은 제과점이었지만 SNS를 통해 전국에 제품을 홍보하고 인터넷 판매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짜 과자를 판매한다는 의심이 소비자에 의해 제기됐고, 제과점은 문을 닫았으며 점주는 사법처리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지금까지 가짜 음식 피해는 주로 원산지를 속이는, 즉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가짜가 많았다. 수입산과 국내산의 가격차이가 큰 탓이었다. 명절 즈음에는 수입산 소고기를 국내산 한우로 포장해 판매한 사람들이,
문화라는 말은 그 의미가 매우 광범위하다. 보통은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을 말한다. 사전적으로는 한 사회나 집단의 주요 행동 양식이나 상징체계로 정의된다. 따라서 문화는 지역과 국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고, 그 사이에는 경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로 구분이 가능하고,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도 한국문화와 일본문화와 같이 지역 간 차이가 발생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문화적 차이는 상존한다. 김치문화는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이지만, 지역에 따라 김치를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그래서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 유례가 드물게 국민 대다수가 아파트라는 대단위 초밀집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나라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나 모나코 같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아파트 거주자 비율이 높은 나라가 없다. 도시를 비교해도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세계 대도시 중에서 서울과 수도권처럼 고층아파트 단지가 많은 나라는 드물다. 말 그대로 ‘아파트 공화국’이라 할 수 있다. ‘아파트 공화국’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제 한 세대에 불과하다. 19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13.5%에
태풍 솔릭의 경로에 대한 기상예보가 크게 빗나가자, 기상청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했다. 차라리 옛날 속담이 더 잘 맞는다는 한탄도 나왔다. 과거 조상들은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거나 “서쪽에서 무지개가 뜨면 비가 온다”는 등의 속담으로 기상예보를 대신했다. 인공위성이나 컴퓨터와 같은 과학기술 대신 자신들이 관찰한 자연현상 속에서 이치와 법칙을 찾아내어 생활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던 시절, 속담은 자연법칙과 더불어 인간과 사회의 원리도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바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모이면 으레 시작하는 얘기가 더워서 못살겠다는 말이다. 워낙 폭염이 길어지다 보니 24시간 내내 에어컨 틀어 놓고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피서 방법도 없다. 오죽하면 태풍이 오기를 기다릴까. 언제 폭염이 그칠지, 기대를 걸고 날씨뉴스에 주목하지만 시원한 날씨 소식은 요원하다.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요즘 날씨뉴스와 정치뉴스는 매우 비슷하다. 그 외에도 날씨뉴스와 정치뉴스에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1)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다.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진 날이나, 대형 사건사고가 없는
시대가 바뀌면서 여름휴가 문화도 바뀌고 있다.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피서여행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다.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친구나 동료들과 함께 도시를 떠나 시원한 자연을 찾아가는 것이 여름휴가였다. 그러나 요즘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생업과 직장으로 인해 소원해진 가족들과 다시 가까워지는 기회이다. 그러나 가족과의 여름휴가가 늘 단란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의견이나 취향의 차이로 인해 가족 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휴가 중 가정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평함이다. 부부가 서로 평등하게 임
많은 사람들이 피서지로 떠나는 여름 휴가철이다. 전국 어디나 무덥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집안에 에어컨 켜놓고 낮잠 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피서법이지만, 귀중한 여름휴가를 집안에서 보내는 사람들은 드물다. 집을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덕분에 여름 휴가철은 대한민국의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이 잠시나마 교정되는 시기이다. 도시의 거리는 한산해지고, 농어촌 지역은 관광객으로 활기를 찾는다.그런데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고통을 겪는 지역도 있다. 소위 과잉관광지로 전락한 곳이다. 서울의 북촌, 전주의 한옥마을,
6·13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한 발짝 뒤로 물린 안타까운 선거였다. 필자가 그런 평가를 하게 만든 요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정당이고 또 하나는 언론이다. 그렇지만 정당과 언론의 향후 입지는 전혀 다르다. 정당은 그래도 살 길을 찾았고, 언론은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6·13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를 정당정치의 영역에 복속시킨 안타까운 선거였다. 지방자치를 통해 중앙정치를 개혁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꿈은 일장춘몽이 되었다. 물론 선거결과에 따라 정당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6·13 지방선거는 대한민국의 정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국회의원 재보선과 시·도지사, 시·군·구 단체장과 의원 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압승한 결과이다. 야당을 지휘했던 정당 대표들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고 있다. 지방자치의 주도권이 여당에 넘어가면서, 기존의 지방행정과 다른 새로운 양상의 자치분권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자치와 분권이라는 원심력보다 대통령과 여당이라는 구심력이 더 크게 작용한 선거이다. 기존과 다름없이 중앙이 지방을 지휘 통제하는 양상으로 치러졌기 때문이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 다수의 판단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다수의 선택이 소수의 선택보다 타당하고 합리적이라는 믿음이 그 기반이다. 소수자의 선택권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권리도 국민 다수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존중받는다. 그러나 다수결 제도가 무조건 타당한 것은 아니다. 다수와 소수에게 모두 선택에 필요한 정보와 기회를 1)충분히 그리고 2)동등하게 주어졌을 때에만 다수결 제도의 정당성이 성립된다. 다수결 원칙은 선거를 통해서 실현된다. 민주국가는 다수결 원칙의 정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선거과정을 엄격히 규율한다. 한국의 경우,
디지털 기술 덕분에 누구나 쉽게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되면서 바야흐로 여론의 시대가 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정유라 사건이나 최근의 대한항공 조씨 일가 사건 등이 그러한 사례이다. 권력과 자본이라 하더라도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세상이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는 그렇지 않았다. 권력이 언론을 통제하고 자본이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론조작의 검은 유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소위 드루킹 사건은 조직적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음모들이 여전함을 보여준다.디지털 시대에도 여론조작의 유
최근 미국의 주요 도시들 사이에서는 대기업 유치를 위해 유례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 경쟁 이상으로 그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미국의 대도시들이 열렬히 구애하고 있는 대기업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회사인 아마존이다. 1994년에 설립된 아마존은 2017년 매출액이 무려 1778억6천만 달러에 달하며, 미국 내 고용직원만 50만 명에 이른다. 그 중 본사 직원 4만5000명은 미국 북서부 시애틀의 중심가 30개 건물에 분산돼 일하고 있다.기업 규모가 성장하면서 아마존 경영진은 미국 중부
의식주.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물질적 조건이라고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다. 과거 어렵던 시절에는 인생 자체가 의식주를 해결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풍요한 선진국가가 되면서 적어도 의와 식, 즉 입고 먹는 것이 결핍해 고통 받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많은 옷 중에서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고, 맛난 음식들을 어떻게 적게 먹을까 걱정한다. 모자라서 걱정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걱정인 것이다.그러나 주는 대한민국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생존조건이다. 물론 과거 초가집, 판자집 자리에 고층아파트가 즐비하게 들어섰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도입한 것 중 하나가 ‘국민청원’ 제도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들이 신청한 청원이 30일 동안 20만명 이상 추천을 받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한다는 제도이다. 2017년 8월에 시작해서 올해 2월말까지 12만5000여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하루 평균 650건에 달한다.국민청원 주제를 보면 낙태죄 폐지, 암호화폐 규제, 성범죄자 처벌 강화 등 국가적 영향력과 관심이 큰 문제들이 있었다. 그러나 특정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 국회의원 최저임금제 실시, 한국식 나이 폐지, 성추행 연예인
지난 3월 20일부터 청와대가 대통령 개헌안을 전문과 기본권, 지방분권, 대통령 연임제 등 3일에 걸쳐 발표하면서 바야흐로 개헌정국으로 접어들었다. 헌법 조항 하나하나 막중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3일 동안 나누어 발표했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꼼꼼히 읽고 평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분량이었다.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2/3의 찬성과,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개정안 발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대통령이나 국회가(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 발의할 수 있다. 국회에서 개헌 의결 정족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여